<부처님 생애(28) - 바보 주리반특 존자 교화 이야기>
1. 주리반특의 출가
부처님께서 왕사성 죽림정사에 계실 때였습니다.
왕사성에 사는 한 부유한 은행가에게는 손자 둘이 있었습니다.
큰손자의 이름은 마하반특이었고,
막내 손자 이름은 주리반특이었습니다.
마하반특은 할아버지를 따라 죽림정사에 가서
부처님의 설법 듣는 것을 매우 즐겨했습니다.
그리하여 얼마 지나지 않아서
마하반특은 가정을 떠나 스님이 되었습니다.
스님이 된 마하반특은 열심히 수행했고,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예리하게 관찰한 결과
깨달음을 성취하여 아라한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동생인 주리반특은 매우 둔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전생에 과거불(過去佛)인
카사파 부처님의 교단에 출가한 스님이었는데,
어떤 둔한 스님을 가리켜 ‘바보’라고 자주 놀려대곤 했기 때문에
그 과보로 현생에 둔한 사람으로 태어난 것이었습니다.
주리반특도 형이 출가한 것을 보고
스님 생활을 동경하여 마침내 가정을 떠나 스님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머리가 둔했던 탓으로 스님이 된지 넉 달이 되도록
부처님의 게송 한 편도 제대로 외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실망하여 큰 고뇌에 빠졌습니다.
그런 동생을 본 마하반특은 동생이
스님으로서 수행을 할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신자들의 존경을 받을 수도 없으리라 판단하여,
차라리 가정으로 돌아가는 게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2. 공양에 초대받지 못한 주리반특
그럴 즈음 당시 유명한 의사였던 지바카가
부처님과 스님들은 자기 집으로 초청하여 공양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이 행사에는 마하반특은 여러 가지 진행 실무를 맡아보았는데,
그는 신자들의 공양을 받을 비구 명단에서 동생인 주리반특을 제외시켜 버렸다.
동생이 신자들의 공양을 받을 만한
수행력과 덕행이 없다고 생각했던 것이었습니다.
이런 형의 행동은 주리반특에게는
매우 심각한 타격이었습니다.
그는 분한 마음에 이제 비구 생활을 그만두고
집으로 돌아가리라 결심했습니다.
이때 부처님께서는 그들 두 스님 형제의
사정을 살펴 아시고 주리반특을 부르셨습니다.
3. 더러운 것을 닦아낸다
부처님은 주리반특을 마루에 앉게 하신 다음에
깨끗하고 부드러운 수건을 주시면서 이렇게 이르셨습니다.
“주리반특아.
너는 지금부터 동쪽으로 앉아서
이 수건으로 마루를 닦아라.
그러면서 수건을 밀고 당길 적마다
‘라조하라낭(더러운 것을 닦아낸다.)’라고 외우도록 하여라.”
이렇게 이르신 다음 부처님께서는
다른 비구들과 함께 공양을 받으시기 위해
의사 지바카의 집으로 가셨습니다.
주리반특은 부처님의 배려에 용기백배하여
열심히 걸레로 마루를 닦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열심히 마루를 문지르면서
'라조하라낭(더러운 것을 닦아낸다)'을 외었습니다.
그러다 얼마 후에 보니 마루의 때가 묻어
수건이 뻣뻣해져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 같은 수건의 변화는 그에게 모든 조건 지어진 것은
변한다는 진리를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그는 마음속으로 매우 신기하게 생각하며
부처님께 감사드렸습니다.
이때 부처님께서는 공양을 받으시면서
천안(天眼)으로 이 같은 사실을 살펴 아셨습니다.
4. 마음의 때
부처님께서는 지바카의 집에 계시면서 광명을 놓아
주리반특 앞에 모습을 나투시어 이렇게 설법하시었습니다.
“주리반특아!
천이 더러워진 것은 그 천 조각 혼자 그렇게 된 것이 아니란다.
때가 묻어서 더러워진 것이다.
마찬가지로 사람의 마음에도 역시 때가 있다.
그 때가 무엇인가?
욕망, 갈망, 탐심, 증오,
악심, 분노, 무지, 어두움이 그것이다.
그것들이 가득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성스러운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인 사성제를 바로 보지 못하게 되고,
그러한 무지의 때가 낌으로 해서 사람들의 마음에도
때가 낀 걸레처럼 뻣뻣해지며 사악해지는 것이란다.
주리반특아! 이러한 때를 완전히 제거하면
수행의 목표는 달성된단다.
그때 그는 아라한이 될 수 있다.”
주리반특은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나서
용기를 얻어 더욱 현상 관찰에 마음을 집중시켰습니다.
그리하여 오래지 않아서
아라한과를 성취하였을 뿐만 아니라
동시에 둔한 상태가 사라져
아주 지혜롭고 분석력도 뛰어난 사람이 되었습니다.
5. 지혜를 증득한 주리반특
한편 지바카의 집에서는 공양이 끝나서
공양 공덕수(水)를 땅에 부으려 하는데 부처님께서 그것을 제지하셨습니다.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비구들에게
지금 죽림정사에 누가 남아있지 않은지 물으셨습니다.
그러자 아무도 없다는 대답이었습니다.
이에 부처님께서는 다음과 같이 이르셨습니다.
“그렇지 않을 것이니라.
지금 수도원에 스님 한 사람이 있을테니
가서 데리고 오도록 하여라.”
심부름꾼이 죽림정사로 파견되어 살펴보자
홀로 남아 있는 주리반특을 발견하고 데려왔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주리반특에게
공양 공덕을 찬탄하는 설법을 하라고 이르셨습니다.
그러자 주리반특은 부처님으로부터 들었던 법문을
다시 되풀이함으로써 당당히 설법을 마쳤습니다.
그런 일이 있은지 얼마 후에 스님들이 법당에 모여서
여러 가지 토론을 하다가 주리반특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한 비구가 말했습니다.
“형제들, 주리반특 비구는 비구가 된 지
넉 달이 되도록 게송 한 편도 제대로 외지 못했었소.
그런데, 그는 자신을 방일하지 않고
부지런히 노력하여 마침내 아라한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지혜로운 사람이 되었으니, 그는 이제 더 이상 바보가 아닌 것이오.”
6. 주리반특의 덕성
이때 부처님께서 들어오시어 말씀하셨습니다.
“수행자들이여,
수행자가 자신의 모든 힘과 의지력을 다해
스승의 가르침을 따라 실천 노력하면 목표 달성에 실패하지 않느니라.
그런 수행자는 마침내 자기 자신을
세상에서 으뜸가는 지혜의 보고(寶庫)로 만드느니라.
으뜸가는 노력과 주의력으로 마음 집중을 수행하여
잘 억제하고 단련된 자기 자신을 의지처로 삼는다면
어떤 홍수도 그를 휩쓸어 가지 못하리라.”
주리반특은 머리는 둔했지만,
스승의 가르침을 따르는 순종과 성실함의 덕성이 있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이러한 주리반특에 맞는 수행의 방편을 제시하셨습니다.
주리반특은 걸레에 끼는 때를 통해 마음의 때를
없애야 한다는 지성적 이해와 납득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전생의 죄업으로 인한 장애에서 풀려나
수행의 본질을 이해하고 납득하며 수행할 수 있게 되어
모든 번뇌에서 벗어난 아라한이 되었습니다.
부처님은 이처럼 수많은 중생들의 근기를 보시고,
그 근기에 맞는 방편을 통해 구제해주시는 자비로운 스승이십니다.
바보 주리반특을 교화한 부처님의 대기설법을 통해
부처님의 한량없는 지혜와 자비의 광대함을 다시 한번 통찰할 수 있습니다.
나무 석가모니불!!!
<유튜브 극락회상 - 부처님 생애(28) 바보 주리반특의 교화>
https://youtu.be/BiEvJHP65F4?si=yjw_pnbcbo0X5-V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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