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관동 지방 여행(23) - 국립 도쿄 박물관 특별전(진고지 밀교)>

도교 국립 박물관 상설관 관람을 마치고
특별전 관람을 하는 신관인
헤이세이 관(平成館)으로 이동했습니다.

2. 교토 진고지(神護寺) 창건 1200주년 기념 특별전
교토에 있는 진고지(神護寺) 창건
1200주년 기념 특별전을 합니다.
제목은 "쿠카이와 진언 밀교의 시작"입니다.
진고지는 교토 북서쪽 다카오(高雄) 산에 있습니다.
우리가 처음 일본 피스 투어 갔을 때
교토 국립 박물관에서 고산사 특별전을 본 적이 있습니다.
고산사는 일본 화엄종 총본산으로
묘에 스님이 우리나라 화엄의 조사인
원효와 의상 대사를 깊이 존경하여
두 분의 생애를 그린 그림이 남아 있는 절입니다.
그래서, 고산사 특별전을 통해 일본에서 원효, 의상 두 분 그림도 보고,
여러 동물 그림을 해학적으로 나타낸 조수 그림전도 보았던 즐거운 추억이 있습니다.

진고지는 일본 화엄종 총본산인 고산사와 함께
교토 북서쪽 다카오 산에 있는 절입니다.
교토에서는 400 계단과 가을 단풍으로 유명하다고 합니다.
진언종 밀교 사찰로
일본 진언종의 개조 쿠카이가 주석하며
밀교의 가르침을 펼친 일본 밀교의 발상지입니다.
일본 진언 밀교 홍법 대사 쿠카이가
중국 혜과 화상으로부터 밀교를 전수받아 일본에 돌아왔습니다.
그러나, 당시 자신을 후원해주는 사람도 없고,
밀교가 일본에 알려져 있지도 않은 시절이었기 때문에
3년은 교토에 들어오지 못하고 고향 시코쿠 등을 전전했다고 합니다.
그러다 당시 일본 천황의 귀의를 받고
중국 유학시절 최신 불교인 밀교를 습득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던
일본 천태종의 개조 히에이산 사이초가 일본 천황에게 쿠카이를 소개했습니다.
그래서, 교토에 입성한 쿠카이 스님은
일본 천황과 귀족, 승려들을 중심으로
당시 신불교인 밀교의 가르침을 펼쳤던 곳이 바로 진고지(神護寺)입니다.
쿠카이는 교토에 들어와 14년간 진고지에 머물렀고,
쿠카이의 전법을 통해 천황과 귀족들이 귀의하게 되자
도지와 고야산을 만들게 된 것입니다.
진고지는 '신(神)에게 국가를 진호하는 작법을 하던 절'이라는 뜻입니다.
쿠카이가 진고지에서 불법으로 국가를 진호하는 밀교 작법을 했다고 합니다.
아무튼 쿠카이가 일본에 들어와
수도 교토에서 밀교의 가르침을 펼쳤던
일본 밀교의 출발이 되는 도량이 진고지입니다.
교토에서 멀리 떨어져 있고,
진고지와 고산사는 가보지 못했는데,
이번에 인연이 되었으니 다음에는 꼭 가보고 싶습니다.

3. 모리 오가이
헤이세이관 입구에는 '모리 오가이'라는 분이
도쿄 어느 대학 총장 시절 집무실 터라는 푯말이 있습니다.
모리 오가이는 일본에서 독일에 유학한 유명한 의사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문학에도 조예가 깊어 독일 유학 당시
의술 외에도 <파우스트>를 지은 괴테를 동경하여
괴테의 철학과 문학을 공부해서 의사 겸 문학인으로 활동했습니다.
독일을 얼마나 좋아했는지
아들 이름을 '오토',
딸 이름을 '마리'라고 지을 정도였습니다.
메이지 일본 군국주의 시대
자신이 하고 싶은 문학인의 삶 보다는
군의관의 삶을 살면서도 문학에 대한 열정으로
<무희> 등의 여러 소설을 발표한 사람이라고 합니다.
사람 칭찬에 인색한 도올 김용옥 선생이
일본 소설 중에서 그나마 읽어볼 만한
소설가라고 했다고 하니 다음에 기회되면 <무희>라도 읽어보고 싶습니다.

3. 일본 진언 밀교와 쿠카이 스님
진고지 특별전에 들어갔습니다.
평일인데도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특히, 일본 노인들이 많이 와서 꼼꼼히 살펴봅니다.
쿠카이 스님에 대한 일본인들의 사랑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입니다.
사진 촬영 금지라서 인터넷에서 사진을 가져 왔습니다.
쿠카이(空海) 스님이 중국에서 혜과 화상을 통해 전수받아
일본에 돌아와 조성한 불교 관련
불상, 불구, 불화, 서예 등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특별전을 보니 밀교에 대한 관심이 생겨
밀교 공부를 한번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원래 교토는 나라 불교 세력이 너무 막강해서 질려 버린
일본 천황이 나라 불교 세력을 누르기 위해 새롭게 수도를 옮긴 곳입니다.
그래서, 교토 입구에
동사와 서사 2개의 절만 지으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당시 일본 사람들에게 불교는
불법 이라는 진리에 대한 열망을 안겨 주는 종교였나 봅니다.
진고지는 일본 천황의 총애를 받던 대신의 두 아들이
재가자로서 불법을 공부하기 위해 교토 교외의 산 속에 세운 절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두 아들은 당시 히에이산에서 수행하던
사이초 스님과 인연이 되어
사이초 스님의 <법화경> 강설을 들었고
크게 감동하여 천황에게까지 사이초 스님을 소개해주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802년 진고지에서 사이초 스님이
일본 천황에게 법화경을 설했다고 합니다.
일본 천황은 산에서 수행하는 산승인 사이초 스님에게 귀의하게 되고,
사이초 스님을 중심으로 기존 나라 불교와는 다르게 새로운 불교판을 짜게 됩니다.
이 때부터 히에이산이 크게 번성하게 되죠.
그리고, 사이초 스님은 진리에 대한 열정이 있었기 때문에
중국에 유학하여 중국에서 천태종과 밀교 등의 가르침을 배워옵니다.
그러나, 유학 기간이 7개월밖에 안 되었기 때문에
당시 최신 불교인 밀교 수행과 작법을 완전히 습득하지 못해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그러던 차에 중국 밀교 혜과 화상에게 법을 이은
쿠카이 스님이 나타난 것입니다.
사이초 스님은 진리에 대한 열정이 있었나 봅니다.
쿠카이 스님에게 밀교를 배우고, 관정을 받고,
천황에게까지 쿠카이 스님을 추천했으니 말입니다.
진고지 특별전에는
쿠카이가 중국에서 가져온 불상, 서적 목록을 적은 글과
쿠카이와 사이초가 나눈 편지, 관정 의식을 받은 사람들의 목록,
등등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예전에 일본 불교사를 공부할 때 알게 된
여러 역사적 자료들을 직접 보니까 아주 좋았습니다.
나중에 사이초가 쿠카이에게 <이취경소>를 빌려 달라고 하자
쿠카이는 진리는 문자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답장과 함께
밀교 수행을 배워오라고 한 사이초의 제자가 돌아오지 않자 서로 관계가 서먹하게 됩니다.

진고지 조사당에 있는 홍법대사 쿠카이 부조상입니다.
불상과 불화로서 쿠카이 상은 여러번 봤는데,
부조상은 처음입니다.
일본 사람들의 홍법 대사 쿠카이에 대한 공경과 신앙은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나라 박물관 특별전에도 수많은 유물이 있는데,
진고지에도 특별전을 개최할만큼 유물이 많으니까요.
우리나라 원효 대사나 의상 대사의 유적은
다 어디 갔는지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4. 진고지 금당 본존 약사 여래불
도지도 금당의 본존 부처님이 약사여래 부처님이듯이
진고지도 금당의 본존 부처님이 약사여래 부처님입니다.
쿠카이 스님이 진고지에 오기 이전부터
모셔져 있던 헤이안 시대의 목조 약사여래 삼존불입니다.
일본 국보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700년대에 조성하여 1300년이 된 약사여래 부처님인데,
정말 온전하게 남아 계신 약사여래 부처님입니다.
약함을 들고 안심하라는 듯
손을 들고 계신 모습이 살아계신듯 느껴졌습니다.
참으로 아름다운 불상이었습니다.

5. 십이신장상
진고지에 모셔진 수많은 신장 상입니다.
약사여래 부처님을 수호하는 12신장이었던 것 같습니다.
쿠카이 스님이 진고지에서
일본을 진호하는 밀교 작법 의식을 할 때
약사 여래 부처님과 함께 모셨던 신장님인 것 같습니다.
이 신장님들의 가호 덕분인지
일본 열도는 침몰하지 않고
현재에도 잘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6. 허공장 보살상
5대 허공장 보살님의 모습입니다.
허공장(虛空藏) 보살님은
‘허공처럼 무한한 자비를 지니고 있는 보살님'이라는 뜻입니다.
중생들의 소원을 들어주시고,
특히 지혜와 복덕을 한량없이 베푸는 보살님입니다.
홍법 대사 쿠카이 스님은
일본에서는 다방면의 천재로 이름높습니다.
그는 고향인 시코쿠에서 밀교 가지 기도를 할 때
허공장 보살님의 가피를 입어
들은 것은 잊지 않는 지혜를 얻게 되었다고 합니다.
들은 것을 잊지 않는 지혜를 가지다니 참으로 부러운 경지입니다.

<관허공장보살경>에는 허공장 보살님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하고 있습니다.
‘키가 20유순으로 관세음 보살과 같은데,
이 보살은 가부좌를 맺고 앉아서 손에 여의주를 들고 있다.
그 여의주는 모든 법음을 내어 계율과 합해진다.
이 보살은 중생을 불쌍히 여기기 때문에,
비구의 모습 또는 모든 색상(色像)을 하고 꿈 속에서나 선정할 때
마니주인(摩尼珠印)으로 그 사람의 어깨에 죄를 없애 준다는 도장을 찍어 준다.’
<허공장보살경>에는
‘만약 어떤 사람이 나의 명호를 부르고 성심으로 예배 공양하면,
그를 위해 가지가지로 법을 설하여,
갖가지의 이익을 얻어서 마침내 무상도(無上道)를 얻게 한다.’ 고 했습니다.
소원 성취 뿐만 아니라 깨달음에 이르게 하는 보살님으로
머리에 유식의 5지(五智)를 상징하는 보관을 쓰고 계신다고 합니다.
손에 잡고 있는 지물은 보통 칼을 들고 계시는데,
칼은 지혜를 상징한다고 합니다.
제가 본 진고지 허공장보살님은 금강저를 비롯한
길쭉한 봉을 들고 계셨습니다.
다섯 분의 허공장 보살님이 앉아 계신 모습과
그 표정이 참으로 신비롭고 엄정하게 느껴졌습니다.

7. 애염명왕상
진고지 애염당에 모셔진
'애염명왕상(愛染明王像)'입니다.
중생의 갈애와 애착을 정화시켜 주는 명왕님인데,
일본에 가면 자주 만날수 있는 명왕님입니다.
진고지에 있는 모든 불상과 유물을 다 전시하는 모양입니다.
일본의 절은 특별전과 같은 특별한 전시회에는
본당에 모셔진 부처님을 포함하여 모든 분들을
대중들을 위해 보여주는 문화가 있는 모양입니다.
덕분에 진고지에 가지도 않고,
모든 부처님과 보살님, 명왕님을 잘 만날수 있었습니다.

8. 밀교 금강저
쿠카이 스님이 주로 사용하신
금강저와 금강령입니다.
크기가 참 컸습니다.

9. 만다라
가장 인상적인 것이 진고지 양계 만다라였습니다.
가로 3m는 될 정도로 아주 컸습니다.
쿠카이 스님이 일본에 돌아와
최초로 만든 양계 만다라인데,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만다라라고 합니다.
채색 만다라가 아니고,
자색 비단에 그린 만다라입니다.
물론 복원 작업을 가졌겠지만,
1300년이 넘는 긴 세월 동안
이 만다라가 전승되다니 놀라운 일입니다.

채색하지 않고
금색으로 그린 만다라인데,
참으로 섬세하게 잘 조성하였습니다.
밀교의 부처님에 대한 신앙이
얼마나 대단한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중국 용문석굴 천불동에 조성한 부처님처럼
한분 한분 부처님, 보살님, 명왕님을 조성하며
부처님의 자비와 가피가 이 세상에 가득하기를
얼마나 간절히 빌었을까요?
밀교의 신앙심을 느낄 수 있는 만다라입니다.
쿠카이 스님이 중국에서 돌아와
공을 들여 조성한 수많은 밀교 불상과 그림,
다라니를 보니 영이 맑아지는 느낌이었습니다.
도쿄 국립 박물관 정말 잘 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0. 가마쿠라 막부 쇼군
헤이안 시대 말기에 진고지는 쇠퇴했다고 합니다.
그때 진고지의 부흥에 큰 도움을 준 사람이 바로
카마쿠라 막부를 연 미나모토노 요리토모였다고 합니다.
관복을 입은 가마쿠라 막부 쇼군의 그림 중
가장 오래된 그림으로 일본 국보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가마쿠라에 가서 본 쇼군도 여기서 다시 만났습니다.

유일하게 사진 촬영이 허용된 곳입니다.
교토 고웅산(다카오산) 현판과 함께
지국천왕과 증장천왕이 모셔져 있습니다.
천왕님들의 모습도 참 리얼합니다.
일본은 훌륭한 불상이 많아서 참 좋습니다.

1관과 2관으로 나누어 진고지 전시를 했습니다.
교토의 한 사찰에 봉안된 불교 유물이
이렇게 많다니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도쿄에 와서 교토의 향기를 느끼고,
일본 밀교의 시작을 알린 쿠카이 스님의
초기 밀교 불상과 유물들을 관람할 수 있어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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