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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유경

백유경(20) - 발로 주인의 입을 찬 하인

by 아미타온 2023. 9. 30.

백유경(20) - 발로 주인의 입을 찬 하인

 

옛날 재물이 많고 권세가 높은 주인이 있었습니다.

 

그 주인의 주변 사람들은 모두

그의 마음을 얻으려고 온갖 공경을 다하였습니다.

 

주인이 가래침을 뱉을 때는 좌우에 모시는 사람들이

재빨리 발로 가래침을 밟아 문질러 버렸습니다.


어떤 어리석은 하인이 그것을 보며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가래침이 땅에 떨어지면 다른 사람들이 먼저 재빨리 밟아 문질러 버린다.

내가 먼저 가래침을 밟아 주인의 눈에 띄는 방법은 없을까?

나는 주인님이 가래침을 뱉으려고 할 때 먼저 그것을 밟아야 되겠구나.’


마침 그 때 주인이 막 가래침을 뱉으려고 하였습니다.

어리석은 하인은 곧 다리를 들어 주인의 입을 걷어차 버렸습니다.

그러자, 주인은 입술이 터지고 이빨이 부러져 버렸습니다.


화가 머리끝까지 난 주인이 그에게 물었습니다.


“너는 왜 내 입을 찼느냐?”


그는 대답하였습니다.


“주인님의 가래침이 입에서 나와 땅에 떨어지기만 하면

좌우에 아첨하는 사람들이 어느새 밟아버립니다.

저는 아무리 주인님의 가래침을 밟으려고 하지만 늘 한발 늦었습니다.

그래서 주인님의 가래침이 막 입에서 나오려고 할 때 다리를 들고

그것을 제일 먼저 밟아 주인님의 환심을 얻으려고 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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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때와 시기

 

중국 우화 중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고 합니다.

 

성질 급한 원숭이는 복숭아가 채 떨어지기도 전에 따 먹고는

복숭아는 떫어서 맛이 없는 과일이라고 하고,

느림보 원숭이는 너무 익어버린 복숭아를 따 먹고는

복숭아는 너무 시큼해서 맛이 없는 과일이라고 욕을 한다고 합니다.

 

욕을 듣는 것이 복숭아의 잘못이겠습니까?

 

때를 맞추지 못하고 복숭아를 먹은 원숭이의 잘못이겠습니까?

 

봄이 오면 꽃이 피고, 여름이 오면 푸르고,

가을이 오면 낙엽이 지고, 겨울이 오면 긴 겨울잠에 들어갑니다.

 

봄에 낙엽이 지는 것을 바란다고 해서 되겠습니까?

 

자연도 때에 따라 변하듯이, 사람의 삶에도 때가 있습니다.

 

 

2. 적당한 때를 모르는 어리석음

 

주인이 가래침을 뱉기도 전에 입을 차 버린 웃지 못할 이야기도

‘때’와 ‘때 아님’을 자신의 지혜로 명백히 가리지 못하는 어리석음의 비유입니다.

 

아무리 급한 일이라도 욕심과 조급함이 앞서게 되면 일을 그르칠 때가 많습니다.

조급해서 때가 되기 전에 서둘러 하게 되면 도리어 나쁜 결과를 가져옵니다.

 

성질이 급하거나 화를 잘 내는 사람들은 이렇게 서둘다 일을 망치는 일이 많으므로

적절하게 때를 기다리고 조심해야 합니다.

 

그리고, 삶의 시기에 맞게 해야할 일을 놓치지 않고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학창 시절 각 학년 과정의 공부를 게을리해서 놓치게 되면

나중에 따라가려면 매우 힘이 듭니다.

 

게으름 때문에 해야할 때를 놓치면 그 파장이 곱절로 다가옵니다.

 

때가 되지 않았는데도 조급하게 앞서가는 어리석음과

때에 맞게 해야할 일을 게을러서 하지 않아 괴로움을 당하는 어리석음이 있습니다.

 

이 두가지 어리석음은 모두 적절한 때를 모르는 어리석음에서 출발합니다.

 

때에 맞게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항상 잘 챙기면서 지혜롭게 행동하는 사람이 됩시다.

 

<유튜브 극락회상 - 백유경 / 발로 주인의 입을 찬 하인>

https://youtu.be/fnvLrnyxPAk?si=5IKwnKLLhkX8zjn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