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백유경

백유경(18) - 재물 때문에 형이라 부른 남자

by 아미타온 2023. 9. 26.

<백유경(18) - 재물 때문에 형이라고 부른 남자>

 

 

옛날 얼굴도 잘 생기고 지혜로우며,

재물도 많은 사람이 있었습니다.

 

온 세상 사람들이 그 사람을 우러러 보았습니다.

 

그 때 어느 어리석은 사람이 그 사람이

실제로 자신의 형이 아닌데도 ‘내 형’이라고 불렀습니다.

 

그 이유는 그에게 있는 많은 재물을

필요할 때에 얻어 쓰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런데, 그 어리석은 사람은 더 이상 재물을

얻어쓸 필요가 없을 정도로 부자가 되었습니다.

 

그러자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는 내 형이 아니다.”

 

주변 사람들이 이 소리를 듣고 그에게 말하였습니다.

 

“너는 어리석은 사람이다.

재물이 필요할 때는 그를 형으로 삼더니

필요 없게 되자 다시 형이 아니라고 말하다니....”

 

그는 대답하였습니다.

 

“나는 그의 재물을 얻기 위해

그를 나의 형이라고 불렀지만,

이제는 그에게 재물이 얻어쓸 필요가 없고

실제로도 내 형이 아니기 때문에 내 형이 아니라고 한다.”

 

사람들은 이 말을 듣고 모두 그를 비웃었습니다.

 

------------------

 

<여포와 초선>

 

1. 삼국지의 여포

 

<삼국지>에 천하맹장으로

이름 높은 여포가 나옵니다.

 

여포는 당시 권력자였던 동탁을 ‘아버지’라고 부르며

재물을 하사받고 그를 수행했습니다.

 

그러나, 동탁을 죽이려던 신하들의 미인계에 빠져

미녀 초선와 사랑에 빠져 아버지라 불렀던 동탁을

‘천하의 간신’이라고 욕하며 살해했습니다.

 

<삼국지>에서는 여포를 겉과 속이 다른

표리부동한 배신자의 전형으로 이야기합니다.

 

위의 백유경 이야기의 주인공은 여포와 비슷합니다.

 

자신이 필요할 때는 ‘형님’이라고 부르며 온갖 아부를 떨지만,

자신과 이익이 멀어지면 냉정하게 헌신짝처럼 버립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겉과 속이 다르게

표리부동하여 진실하지 않은 인간의 전형입니다.

 

<부처님 깨달음 성지, 붓다가야에서>

 

2. 지행일치, 언행일치

 

우리의 삶은 몸(身)과 말(口)과 생각(意)의

삼업(三業)으로 이루어집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에 입각하여 바르게 생각하고

바르게 행동하고 바르게 말하는 사람이 진실된 불교 수행자입니다.

 

그러나, 불교에 입문하여 불자라고 말하면서도

그 행동과 말이 불법에 어긋나게 행동한다면 어떨까요?

 

불자로서 지행일치, 언행일치를 보이지 않는

진실하지 못한 삶의 모습은

저 어리석은 사람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부처님을 신앙하는 모습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불교 신앙은 부처님을 귀의의 대상으로 모시고,

부처님을 진실되게 공경하는 신앙 행위입니다.

 

그런데, 자신이 원하는 것이 있을 때만

‘부처님’ 하면서 기도하지만,

잘 되지 않으면 더 지성으로 기도하려 하지 않고

부처님을 내팽겨칩니다.

 

흔히 말하는 거지 같은 신앙인의 모습입니다.

 

거지가 자신의 밥을 스스로의 노력으로 구하지 하지 않고,

구걸에만 의지하는 모습입니다.

 

자신의 노력 없이 부처님께 구걸하듯 신앙하고,

원하는 것을 얻어도 부처님께 감사하지 않고,

얻지 못하면 부처님을 함부로 내팽겨칩니다.

 

저 어리석은 사람의 모습을 보면

이와 같은 거지 같은 신앙인의 모습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인간으로서 진실한 마음과 진실한 행동은 없고,

자신의 이익의 유무에 따라 형이라 부르다가

형을 내팽겨쳐 버립니다.

 

부처님을 신앙하는 우리들이

저 어리석은 사람처럼 행동하면 안 될 것입니다.

 

부처님을 신앙하는 불자로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워 바르게 실천하는

진실된 불자의 모습을 실천해야 하는데,

거지 같은 신앙인의 모습을 보인다면

저 어리석은 사람과 같을 거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