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유경(17) - 볶은 참깨를 심은 사람

<백유경(17) - 볶은 참깨를 심은 사람>

 

옛날 어떤 어리석은 사람이

참깨를 날 것으로 먹었습니다.

 

그런데, 참깨를 날 것으로 먹으니

별로 맛이 없었습니다.

 

이것을 본 동네 사람들이 참깨는 볶아서

먹어야 맛이 좋다고 일러주었습니다.

 

그래서 참깨를 후라이 판에 볶아 먹었더니

고소하니 아주 맛이 좋았습니다.

그는 생각하였습니다.

'차라리 참깨를 후라이 판에 볶아서

땅에 심어 고소한 참깨를 수확하는 것이 좋겠다'

그리하여, 그는 참깨를 뜨거운 후라이 판에 볶아서 심었습니다.

그러나, 볶은 참깨에서 싹이 날 리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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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깨>

1. 조건과 연기법

 

인간은 행복을 추구합니다.

어리석은 사람은 참깨를 볶아서 밭에 뿌렸습니다.

 

맛있고 고소한 참깨,

즉, 자신을 만족하게 해줄 행복을

손쉽게 수확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러나, 순리에서 벗어나면 행복의 열매는커녕

그 싹도 볼 수 없음을 이 이야기는 말하고 있습니다.

 

공부를 잘해서 인정받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데, 열심히 공부를 하려니 힘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공부 잘 하는 친구 옆에 앉아

몰래 컨닝을 했습니다.

 

이렇게 부정한 방법으로 시험 점수를 잘 받는다고

과연 공부를 잘 할 수 있을까요?

 

공부를 잘 하려면 공부를 잘 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야 합니다.

 

좋은 선생님,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조용한 환경,

공부에 대한 열정과 목표 의식 등등

공부를 잘 할 수 있는 조건이 필요합니다.

 

이와 같은 조건을 갖추고 힘들더라도

부지런히 노력해서

힘든 관문을 통과해야

공부를 잘 할 수 있는 길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이것이 연기법입니다.

 

그런데, 이와 같은 조건은 모두 무시한 채

쉽게 공부를 잘 하는 결과만을 이루려고 한다면

그것은 탐욕이자 어리석음입니다.

 

<볶은 참깨>

2. 세상에는 공짜가 없다

 

세상에는 공짜란 없습니다.

그냥 이루어지는 것은 없습니다.

 

순리에서 벗어나 그냥 이루어지기를 원하고

공짜로 얻고자 해서는 안 됩니다.

 

볶은 참깨는 맛은 고소하지만

싹을 틔울 수 있는 생명력이 없습니다.

 

볶은 참깨를 밭에 뿌려 맛있는 볶은 참깨를 수확하려는 것은

연기법을 모르는 탐욕이자 어리석음입니다.

 

순리를 아는 슬기로운 농부는

좋은 참깨 씨를 준비하고,

봄에 씨를 뿌리고,

여름에 잡초를 뽑고 비료를 주고,

가을에 풍성한 수확을 합니다.

 

행복의 열매를 수확하는 이치도 마찬가지입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농부가 참깨 농사를 짓듯이

행복의 열매를 얻기 위한 조건을 압니다.

그래서, 자신이 해야 할 노력과 수고로움을 외면하지 않습니다.

 

수행도 마찬가지입니다.

 

수행의 성취를 이루기 위해서는 연기법에 입각하여

수행의 성취를 위한 조건을 갖추어야 합니다.

그 조건에 맞추어 노력하고 정진해야 결과를 이룰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정진의 열정이 없다면

마치 생명력을 잃은 볶은 참깨와 같습니다.

 

볶은 참깨를 심고 아무리 싹이 나기를

기다려도 싹이 날 수 없는 것처럼

정진의 열정을 잃은 수행자에게

수행의 결실을 향한 새싹이 돋아날 수 없습니다.

 

‘게으른 사람은 부처님도 구제할 수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볶은 참깨처럼 열정과 정진의 생명력을 잃어버렸기 때문입니다.

생명력을 잃은 볶은 참깨가 되지 말고

생명력을 틔울수 있는 생생한 참깨가 되도록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