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해외 여행

3월 일본 교토 여행 후기 (2) - 동본원사 아침 기도

by 아미타온 2026. 4. 10.

< 3월 일본 교토 여행 후기 (2) - 동본원사 아침 기도 >
 

 

 

새벽 5시쯤 눈이 떠졌습니다.

 

교토역 근처에 있는

일본 정토진종 사찰 동본원사는
아침 5시 50분이면 문을 엽니다.

 

아침 7시부터

예불 의식이 시작되는데,
그보다 한 시간 일찍 개방하여
참배객들을 맞이합니다.

 

교토에 오면

동본원사나 서본원사에 들러
아미타 부처님 앞에서 기도하는 것이
제게는 큰 기쁨입니다.

 

그래서 늦잠만 자지 않는다면
늘 이곳에서 아침을 시작해 왔습니다.

 

염주를 챙겨
호텔을 나서

동본원사로 향했습니다.

 

새벽 공기는 매서웠습니다.

 

싸늘한 공기 속에서 느껴지는

교토의 향기가 참 좋았습니다.

 

 

동본원사 삼문 앞에 도착했습니다.

 

난젠지, 지온인과 더불어
교토에서 손꼽히는 규모의 삼문입니다.

 

삼문 사이로 어영당의 불빛이 비치는 모습을 보니,
비로소 “아, 내가 교토에 와 있구나” 하는 실감이 들었습니다.

 

 

 

2층 구조의 어영당은
동대사 대불전에 견줄 만큼
세계 최대급 목조 건물 중 하나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아미타 부처님을 모신 아미타당보다
근본 스승 신란 스님의 목상을 모신 어영당이
더 크고 높다는 사실입니다.

 

무엇을 배우고,

누구를 스승으로 삼는지에 대한
일본의 분명한 태도가 느껴졌습니다.

 

스승에 대한 공경심이 그만큼 깊다는 뜻일 것입니다.

 

 

 

코로나 이전에는

아미타당이 공사 중이라
덮개로 가려져 어수선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온전한 모습을 되찾고 있었습니다.

 

아미타당에 들어가
아미타 부처님께 먼저 인사를 드리고,
어영당에서 일본 정토 조사인

신란 스님 목상에도 인사를 올렸습니다.

 

 

 

아미타당에 앉아
개인적으로 기도하는

법화경을 독송하고

'나무아미타불' 염불 기도를 올렸습니다.

 

이른 시간이라 아무도 없어
마치 아미타 부처님과

단둘이 마주한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일본은 어간을 비워두는 문화가 아니라
부처님 정면 중앙에 앉아 기도를 드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부처님과 직접 마주하는 느낌이 더욱 깊었습니다.

 

동본원사는 아미타당의 규모에 비해
아미타 부처님 불상의 크기가

조금 더 컸으면 하는 아쉬움도 남았습니다.

 

황금으로 장엄된 불단 가운데,
작은 목상의 아미타 부처님께서
손을 들어 중생을 맞이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왼쪽에는 쇼토쿠 태자,
오른쪽에는 일본 정토종의 종조인

호넨 스님의 초상 족자가 함께 모셔져 있었습니다.

 

저는 부처님이

가장 잘 보이는 앞자리에 앉아
기도를 올렸습니다.

 

“부디 극락 정토에 왕생하고,

이 세상을 정토로 장엄하는

좋은 정토행자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오전 7시가 가까워지자
일본 동본원사 신도들이

하나둘 아미타당으로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일본 정토 예불은
먼저 아미타당에서 간단히 인사를 올린 뒤,
어영당으로 이동하여 본 예불을 드리는 방식입니다.

 

제가 기도하고 있으니
아침 예불을 위해 오신 분들이
저에게 합장 인사를 건네주셨습니다.

 

“아리가또.”

 

저도 합장으로 인사를 나눈 뒤,
홀로 조용히 기도를 이어가기 위해
어영당 쪽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어영당에는
신란 스님의 목상이 모셔져 있습니다.

 

그 위에 걸린 글씨,
‘견진(見眞)’.

 

“참을 보라”는 뜻입니다.

 

신란 스님이

일본 천황으로부터 받은 법호가
‘견진 대사’이기에
이 글자가 걸려 있는 것입니다.

 

문득 ‘정법’이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불교에서 ‘참(眞)’은 곧 ‘정법’이 아닐까요?


그렇다면 ‘견진’은
“정법을 보라”는

뜻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전에 중국 서안 종남산 정업사에서
‘이법호법(以法護法)’의 현판이 떠올랐습니다.


"정법으로써 불법을 지킨다"는 뜻입니다.

 

 

 

'정토 신앙에서 정법은 무엇일까?'

 

정법을 보고자 하고,
정법을 구하고자 하며,
정법을 삶 속에서 구현해야 하지 않을까?

 

그러한 물음이 마음 깊이 자리했습니다.

 

 

예불을 마치고 밖으로 나오니
어느새 날이 밝아 있었습니다.

 

어영당 마루의 등불은

여전히 밝게 빛나고 있었고,
그 불빛이 유난히도 아름답게 느껴졌습니다.

 

 

어둠을 밝히는 등불처럼,
정법의 빛에 의지해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동본원사 입구의

벽에 걸린 표어입니다.

 

"나무아미타불.

 인간으로 태어난 의미를 물어보자."

입니다.

 

인간으로 태어나 왜 사는가?

 

이 질문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하는 근본적인 질문입니다.

 

나는 인간으로 태어나

"나무아미타불"의 세계를 발견하고

그 세계와 가치 속에 들어와

살고 있는 행복을 절감하고 있는가?

 

그 질문을 늘 하고 살아야 겠습니다.

 

그리고,

'나무아미타불'의 행복과 안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나무아미타불'의 정법을 발견하고

정법을 구현하는 삶을 살아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