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월 교토 여행 후기(4) - 산주산겐도(삼십삼간당) >

산주산겐도로 향했습니다.
산주산겐도는 교토 동쪽에 자리한 사찰로
교토 국립 박물관 바로 맞은 편에 있습니다.
길이 약 120미터에 이르는 긴 목조 건물 안에
천 개의 관세음 보살상이 도열해 있는 곳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산주산겐도(三十三間堂)’라는 이름은
건물 내부의 기둥 사이가 33칸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데서 비롯되었습니다.
이는 관세음보살이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
나타난다는 33가지 모습(33응신)을 상징합니다.

중앙에는 천수관음 좌상이 자리하고 있고,
그 좌우로 동일한 형상의 관음상이 끝없이 이어지듯 서 있습니다.
또한 그 앞에는 관세음보살을 수호하는 28부중과
풍신·뇌신상이 함께 배치되어 있어,
그야말로 하나의 거대한 관음 불교 우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사찰에 들어서자,
천 분의 관세음보살님은
마치 군대의 관음 군단 같은
압도적인 장엄함이 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교토에 오면 빠질 수 없는 곳이라는 말을 여러 번 들었지만,
실제로 마주한 그 풍경은 그 이상의 깊이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한 발 한 발 천천히 걸음을 옮기며,
천 분의 관세음보살님과
28신중상 하나하나에 시선을 두었습니다.
같은 모습이지만
각기 다른 인연을 품고 있는 듯한
관음상들을 바라보며,
단순한 반복이 아니라
무한한 자비가 펼쳐진 장면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앞에 서 있으니,
관음의 기백과 기운이 조용히
그러나 깊게 마음으로 스며드는 듯했습니다.

특히 중앙에 모셔진
중존 관세음 보살님 앞에 이르렀을 때,
한참을 서 있었습니다.
관세음보살님의 얼굴은 부드러우면서도
엄정한 기운을 동시에 품고 있었습니다.
그 앞에 서서 마음을 비우고 바라보고 있으니,
무엇인가를 얻으려 하기보다
오히려 내려놓게 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생각이 잦아들고,
마음이 맑아지며,
내면이 정갈하게 정리되는 시간이었습니다.
법화경의 <관세음보살 보문품>에서
관세음보살님은 중생들의 고통과 고난의
소리를 듣고 구제해주시는 구세주입니다.
합장하며 관세음보살님의 크신 자비가
저를 포함한 일체 중생들에게 미치어
모든 존재들이 고통과 고난에서 해방되어
참된 자유와 행복을 누릴 수 있기를 기도해 봅니다.
특히, 이란 전쟁,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고통받는 많은 이들에게 관세음보살님의
크신 자비가 두루하기를 기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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