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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수경

천수경(14) - 참회게

by 아미타온 2023. 10. 28.

<천수경(14) - 참회게>

 

 

아석소조제악업(我昔所造諸惡業)     

아득한 과거부터 지어왔던 모든 악업

개유무시탐진치(皆由無始貪瞋痴)     

크고 작은 모든 것이 탐진치로 생기었고

종신구의지소생(從身口意之所生)     

몸과 입과 뜻을 따라 무명으로 생겼기에

일체아금개참회(一切我今皆懺悔)     

저희들은 진심으로 참회하고 비나이다

 

<오체투지의 절을 하는 티벳 스님>

 

1. 참회를 하는 이유

 

다음은 참회게, 참회하는 게송입니다.

 

참회는 부끄러움을 주고

비참한 심정을 만들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닙니다.

 

참회를 하는 이유는 크게 2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부끄러움과 잘못됨을 뉘우쳐

다시는 그와 같은 잘못을 저지르지 않게 하기 위함이고,

둘째, 잘못된 행위를 함으로써 계속해서

후회와 두려움과 불안에 떨지 않게 하기 위함입니다.

 

그러므로 참회는 반성의 의미와 동시에

‘무외(無畏, 두려움 없음)’를 이루게 하는 길입니다.

 

수행의 길에서 발전이 이루어지지 않고

지지부진한 이유는 가지가지입니다.

 

그런데, 그중에서 가장 큰 방해 요소가 되는 것이

무참 무괴 때문이라고 합니다.

 

참회하고 뉘우치고 반성해야하는데도 불구하고

뻔뻔하게 혹은 멀뚱멀뚱 지나치다 덜미를 잡힌다는 것입니다.

 

부처님 당시부터 보름에 한번씩

수행자들이 모여 자신의 잘못을 고백하고,

도반들이 인식 못한 잘못을 지적해주어

무참 무괴한 상태를 벗어나도록 했습니다.

 

그같은 훌륭한 전통이

제대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에

한국불교뿐만 아니라 모든 종파를 초월한

불교의 문제가 파생되었다고 봅니다.

 

<계율을 받는 수계식의 연비 의식>

2. 참회와 계율

 

참회는 특히 계율과 관계가 있습니다.

 

출가수행자는 비구계와 비구니계를 통해

보다 많은 참회의식이 있으나,

재가자는 삼귀의 오계를 통해 혹은 보살계를 통해

참회의 기준을 삼습니다.

 

삼귀의는 불법승 삼보에 대한

공경심과 믿음을 말하는데,

이것은 기독교의 유일신에 대한

신앙 고백과는 다릅니다.

 

삼귀의는 부처님을 깨달으신 스승으로 인정하며,

그분의 가르침이 보편적 진리임을 수행하겠다는 약속이며,

그같은 수행자 무리인 승가에 대한 존경과 신뢰를 의미합니다.

 

천지를 창조했다거나 나의 구주이시며

그리스도이시고 창조주이시라는

신앙고백과는 같을 수가 없는 겁니다.

 

또한, 불교의 계율은

그것이 출가자나 재가자의 계율일지라도

기독교의 십계명과 같은 신앙 고백은 들어있지 않습니다.

 

일체의 존재와 생명을

자비로 구제하고 사랑하겠다는

불해(不害, 해치지 않음)의 원칙하에 만들어진 계율이며,

불해의 길에 매진해서 욕망과 분노의 잘못을

저지르지 않겠다는 의미의 계율입니다.

 

이것을 잘 모르는 분들은

불교의 계율을 마치 기독교와 같은

유일신 교의 신이 내려주신 계율과 같은 의미로 생각하는데,

이러한 생각은 수정되어야 합니다.

 

연기법과 인과의 법칙에 입각한

선업과 악업의 과보와

이를 통해 불해(不害)와 자비의 법으로

모든 존재를 사랑하고 아끼라는 가르침이

부처님의 계율이라는 것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국립중앙박물관 석불 부처님>

3. 탐진치 삼독

 

아석소조제악업(我昔所造諸惡業)

개유무시탐진치(皆由無始貪瞋痴)

 

‘내가 지은 모든 악업은 끝없이

오랜 옛적부터 익혀온 탐진치의 삼독 때문에 일어난다’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오늘 자신이 행위와 말과 생각으로 남을 해치거나

남을 괴롭히거나 남에게 상처를 주는 악업을 지은 것이 있다면

그것은 오늘 갑자기 생겨난 새 인연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아주 오랜 과거로부터

탐욕과 분노와 어리석음을 형성시켜오고

키워온 원인이 있어서 거기서부터

오늘의 악업이 연을 따라 나타났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바꿔 생각하면

오늘 내가 악업으로부터

벗어나야겠다고 서원을 세우고

결심을 굳혔다하더라도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니라는 역설도 됩니다.

 

언제부터 지어온 삼독심인데,

그것을 하루아침에 사라지게 하겠습니까?

 

거울에 낀 때는 빡빡 문지르면

한나절 만에 깨끗해지겠지만,

우리의 마음에 낀 삼독(三毒)이라는 때는

인내와 정성이라는 천으로

십년을 열심히 닦아도 깨끗해지기가 힘들지요.

 

십년동안 열심히 닦다가 지쳐 떨어지면 다시

그순간 십년청소가 도로아미타불이 될수도 있습니다.

 

‘개유무시탐진치’를 잘 이해하시길 바랍니다.

 

열성을 갖지 말라는게 아니라,

서둘러서 될 일만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국립중앙박물관 철불 부처님>

 

4. 수행

 

종신구의지소생(從身口意之所生)

일체아금개참회(一切我今皆懺悔)

 

‘신구의 삼업으로 해서 생긴

모든 악업을 이제 내가 참회합니다.’는 뜻입니다.

 

과연 그렇게 오랫동안 숙성되고 또아리를 틀고 있는

악업의 뿌리로 자란 삼독심을 근원부터 뿌리 뽑을수 있을까요?

 

부처님은 힘든 일이긴 하지만,

가능하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그같은 고질적인 삼독심,

즉 애착하려는 고질적인 습성과

혐오하려는 고질적인 습성과

예리한 지성과 깨어난 의식으로 통찰하지 못하고

그저 맹숭맹숭하고 어리어리하려는 고질적인 습성을

없애버린다면 삼독심은 근원부터 뽑혀진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이같은 고질적인 습성을 없애기 위한 노력을

우리는 '수행(修行)'이라고 하는 것이며,

부처님의 가르침은 보편적 진리인 삼법인(三法印)과

고질적인 습성을 없애는 바른 길인 팔정도(八正道),

이렇게 둘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수행의 길을 나서는 첫걸음은 삼법인과 팔정도를 받아 지니며,

항상 참회하고 반성하는 생활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국립중앙박물관 관세음보살님>

5. 참제업장십이존불

 

나무참제업장보승장불(南無懺除業障寶勝藏佛)   

보광왕화염조불(寶光王火炎照佛)
일체향화자재력왕불(一切香火自在力王佛)         

백억항하사결정불(百億恒河沙決定佛)
진위덕불(振威德佛)                                     

금강견강소복괴산불(金剛堅强消伏壞散佛)
보광월전묘음존왕불(寶光月殿妙音尊王佛)       

 환희장마니보적불(歡喜藏摩尼寶積佛)
무진향승왕불(無盡香勝王佛)                         

사자월불(獅子月佛)
환희장엄주왕불(歡喜莊嚴珠王佛)                   

제보당마니승광불(帝寶幢摩尼勝光佛)

 

참제업장십이존불은 업장을 소멸하여 주시는

12분의 부처님 명호를 염불하는 것으로 참회하는 행위입니다.

 

흔히 참회를 하는 방법은,

진언이나 염불을 하는 것.

백팔참회와 같은 예불(절) 의식을 통하는 것.

천수경이나 기타 참회에 관계된 경전을 독송하는 것 등이 보통이고,

보름에 한번 자자와 포살을 하는 것입니다.

 

가끔은 방생과 같은 보시행을 통해

참회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주로 염불과 예불, 독경 의식으로 참회를 합니다.

 

12분의 부처님이 어떤 분인지는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유튜브 극락회상 - 천수경(14)  참회게>

https://youtu.be/FoK-6jpyU-k?si=9Se_iteyQK7nIpS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