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의 역사(1) - 부처님의 장례식과 스투파(탑)>
1. 불교의 역사
불교와 잘 소통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불교의 역사를 공부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시대의 흐름 속에서 불교가 어떻게 변화 발전했는지,
경전과 종파의 설립 배경을 역사 공부하듯 공부하는 것이
불교를 이해하고 소통하는 빠른 길 중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앞에서 부처님의 일생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이번 시간부터는 부처님 열반 이후
전개된 인도 불교의 역사를 살펴하면서
다채로운 불교의 모습과 변화를 이해하고
소통할 수 길을 모색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반적으로 <불교의 역사>는
3가지 시대 구분으로 나뉘어 집니다.
첫째는 부처님 당시의
초기 불교의 형태를 잘 갖추고 있던
부처님 사후 약 100년간의 근본 불교 시대,
둘째는 부처님의 가르침(法)에 대한 해석의 차이로
수많은 부파(部派)로 나누어진 부파(部派) 불교 시대,
셋째는 부처님의 근본 가르침으로 돌아가
자비심과 보리심으로 중생 구제를 향해 나아가자는
새로운 보살 불교 운동인 대승(大乘) 불교 시대입니다.
우리도 이 세 가지 시대 구분 속에서,
특히 대승불교를 중심으로 불교의 역사를 공부해 보겠습니다.
2. 부처님의 장례
오늘은 그 첫 번째 시간으로
부처님 열반 후 부처님의 장례와
관련된 이야기로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부처님은 쿠시나가라에서 입멸하기 직전
부처님의 장례의 진행과 유골의 처분을
재가 신자들에게 일임하셨습니다.
부처님 입멸 후 부처님의 장례는
부처님의 유훈대로 재가 불자들의 주관 아래
쿠시나가라의 들판에서 다비(화장)로 진행하였습니다.
지금도 부처님 열반지인 쿠시나가라에 가면
부처님 다비(화장)를 행했던 화장터가 남아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나라 사찰에서 유명한 고승이 열반하면
다비(화장)를 통해 사리(화장한 뒤에 나오는 구슬 모양의 돌)를 찾는 것을
고승의 증표로 삼아 사리 찾기에 골몰합니다.
그러나, 부처님 당시에는 그렇지 않았고
화장 후 나오는 부처님 유골을 스투파(탑)를 세워 그 속에 모셨습니다.
오늘날도 인도의 장례 문화는 화장(火葬)이 일반적입니다.
그런데, 화장은 고대 사회의 많은 지역에서
사용되던 장례 풍속으로 시체를 불로 태움으로
정화하고 무화(無化)하는 의식입니다.
영화 <트로이>를 보면
고대 그리스 전쟁 후에 나무를 쌓고
죽은 장수의 시신을 뉘이고 화장하며 추모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부처님 열반후 부처님도
당시 인도의 전통 장례 의식대로 화장하고
부처님의 뼈인 유골을 모아 부처님을 추모하고자 하였던 것입니다.
다비식이 끝난후 쿠시나가라의 말라족 사람들은
남은 부처님 유골을 병에 담고
스투파(탑)에 소중하게 보존하려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부처님께서 쿠시나가라에서
입멸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부처님과 인연이 깊었던 일곱 나라에서
각각 '부처님의 유골을 받아 큰 탑을 세우고 싶다'는 요청이 들어왔습니다.
특히, 당시 최강대국이었던 마가다국의 아자투삿투왕은
무력으로 부처님의 유골을 접수하겠다고 하였습니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성자의 유물에 대한 숭배는
종교 여하를 막론하고 널리 행해지고 있는 신앙 형태입니다.
아자투삿투왕이 부처님의 유골을 얻기 위해
무력에라도 호소하려 했던 이유는
대중의 지지를 받는 부처님의 유골을
자신의 나라에 모셔 현세적인 이익을 구하고자 했던 측면이 강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쿠시나가라의 말라족 사람들은
그들의 요구를 거절하고 부처님 유골을
계속해서 자신들이 지키려고 했습니다.
그래서 서로 충돌하기 직전까지 갔습니다.
3. 부처님의 유골 분배
그 때 "드로나"라는 한 브라만이 이것을 중재하여
부처님의 유골을 8등분하여 각국에 분배하였습니다.
그리하여 1) 마가다국, 2) 바이샬리, 3) 카필라성, 4) 알라캇파,
5) 라마촌, 6) 베다디파, 7) 파바, 8) 쿠시나가라의 여덟 곳에
부처님의 유골을 안치한 스투파인 불탑(佛塔)이 세워지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분배된 부처님의 유골은 불탑에 봉안되고
불탑은 새로운 불교 신앙의 장으로 등장하였다.
고대 인도에는 성인의 얼굴과 모습을
직접 그리거나 조각하여 신앙의 대상으로 모시는 것은
불경스럽다고 금기시하였습니다.
인도에서는 그리스 알렉산더 대왕의
인도 침입 이후 그리스 미술의 영향을 받은
BC 300년경 간다라 시대부터 불상이 조성되고,
BC 300년이 지나서야 불상이 신앙의 대상으로 등장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 이전까지 부처님 유골을 모신 불탑이
부처님의 인격과 덕행을 흠모했던
순례객들의 신앙 장소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이러한 불탑 주위에서 이러한 순례객들에게
부처님의 인격의 위대함을 소개했던 찬불승들에 의해
부처님의 전생담을 담은 불전 문학이 만들어지고,
이들로 인해 초기 대승 불교의 원류가 형성되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부처님께서 재가자들에게
부처님의 장례를 전담하게 하고,
부처님의 유골을 모신 불탑의 조성은 결과적으로
새로운 불교 신앙과 대승 불교의 탄생의 단초가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4. 탑(스투파)
오늘날 절에 가면 탑이 있습니다.
탑은 '탑파(tapa)'의 약칭으로,
범어로는 ‘스투파’,
팔리어로는 ‘투파’를 음역한 것입니다.
스투파는 ‘신골(身骨)을 봉안하여
흙이나 돌로써 높이 쌓아 올린 분묘’를 말합니다.
이것을 번역하면 무덤, 묘(廟), 영지(靈地)를 의미합니다.
따라서, 탑은 원래 부처님의 유골과
경전이 모셔져 있는 성스러운 공간입니다.
그리고 탑은 그냥 무덤이나 건축물이 아니라,
부처님이 계신 곳이고,
부처님의 가르침이 살아 숨쉬는 곳이라는 것을 잘 알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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