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의 역사(9) - 대승의 출현과 찬불승>
1. 대승 불교의 태동
지난 시간에 대승 불교가
일어나게 된 배경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대승(大乘)’은 범어인
‘마하야나(Mahayana)’를 번역한 말입니다.
'마하(Maha)'는 '크다. 수승하다. 훌륭하다'라는 뜻이고,
'야나(yana)'는 '탈 것, 가르침'이라는 뜻입니다.
즉, 대승은 ‘많은 사람들을 태우고
목적지로 갈수 있는 큰 수레, 큰 가르침’이라는 뜻입니다.
반대로 ‘소승(小乘,Hirayana)’은 혼자만 타고 가는
작은 배, 열등한 가르침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그렇다면 대승불교는 언제 어떻게 나타났을까요?
대승불교가 일어난 시기는 약간의 견해 차이는 있지만,
대략 기원전 1세기 경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대승불교는 부파불교에 대한 반동으로 나타나게 되었습니다.
즉, 일부 부파 불교에 대한 한계와 무능과 부패를 인식하고,
새롭게 전개된 불교 운동이 대승 불교인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이와 같은 대승 불교가 전래되어
대승 불교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일부 부파 불교가 경전에 대한 주석,
학문적인 논의에만 빠져서 대중들의 구제와는 멀어지게 되고,
귀족과 장자들의 보시에 의한 안락한 승원 생활에만 안주하여
부패하게 되어 종교적 생명력을 잃게 되자
이와 같은 한계를 인식하고 새롭게 출발한 불교 운동이
바로 대승 불교 운동이었습니다.
대승불교는 부파 불교(소승불교)의
이러한 측면이 부처님의 근본 가르침과 어긋난다고 보았습니다.
부처님은 모든 중생들을 구제하려는
다양한 방편법과 함께 중생들을 미혹과 고통에서 해방하는
참다운 지혜와 자비의 가르침을 펼쳤습니다.
이와 같은 부처님의 근본 정신을 자각하고,
중생들을 구제하기 위한 참된 자비의 불교로
전환하자는 새로운 불교 운동이 바로 대승 불교였던 것입니다.
2. 찬불승
그렇다면, 대승불교 운동은
어떤 사람들에 의해 주도되었을까요?
대승불교 운동은 의식이 깨인
다양한 사람들에 의해 주도되었습니다.
그 중에서 대표적인 분들이
탑을 중심으로 생활하며 부처님의 전기를 지어
찬탄하고 공경했던 찬불승(讚佛僧, 부처님을 찬양하는 수행자들)입니다.
부처님이 열반하신 후
부처님의 유골을 장례지내고
여러 개의 탑을 세워 추모하였습니다.
그리고, 아쇼카왕은 부처님의 유골을
다시 나누어 수많은 탑을 세우게 되었습니다.
인도는 헬레니즘 문화의 영향으로
간다라, 미투라 지방을 중심으로 불상이 조성되고,
탑에 불상을 조각하여 모시면서
탑이 부처님에 대한 신앙의 중심지가 되어 갔습니다.
부파 불교가 절에 안주하며 대중 교화와 멀어지자
일반 재가 불자들은 부처님에 대한 동경과 흠모의 정이 생겨
자연스럽게 부처님의 유골을 모신 탑을 찾게 되었습니다.
이들은 탑을 찾아와 부처님의 위대한 인격과 교화를 찬탄하며
공경과 예배를 드리며 신앙 행위를 하게 되었습니다.
부파 불교의 어렵고 딱딱한 불교에서 벗어나
탑에 와서 부처님을 경배하고 부처님께 소원도 빌면서
자유로운 신앙 생활을 해 나갔던 것입니다.
여러 대승 경전에서는 이러한 불탑 신앙의 장면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3. 불탑 신앙
<대반열반경>에 보면
‘불탑(佛塔)을 세우고 우산 모양과 싯발로 장식한 다음,
예물을 올리고 꽃과 향을 바치고 노래와 춤으로써 숭배하였다.’
라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처럼 많은 재가 대중들은 탑을 순례하면서
부처님의 유골 앞에 경배를 드리고,
부처님을 공경하며 꽃과 향을 바치며
자신의 소원을 빌고 기원을 드리는 등의 신앙 행위를 하였던 것입니다.
이와 같이 탑을 찾는 순례객이 많아지자
자연히 탑 주위에 순례객들이 쉬어갈 객사와 부속 건물이 형성되었고,
탑을 전문적으로 관리할 사람들이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이들은 탑과 부속 건물들을 관리하였고,
순례객들에게 부처님의 삶(전기)을
쉽고 재미있게 설명해 주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부처님의 생애에서 중요한 여러 장면과
부처님 전생의 일화를 탑에 조각하여 설명하는 등
오늘날의 시청각 교육도 함께 실시하였습니다.
이들은 출가자도 아니고 재가자도 아닌
비승비속(非僧非俗)의 오늘날 법사(法師)의 원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4. 부처님에 대한 예배와 공양
따라서, 초창기의 대승불교는
이와 같은 불탑 중심의 신앙에서 시작되었으며,
부처님을 흠모하고 공경하는 신앙을 중심으로 형성되었습니다.
그리고, 탑의 관리자인 법사들은
순례객들에게 부처님을 찬탄하는
게송이나 노래를 통해서도 대중들의 신앙심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더 나아가 법사들은 대중들에게
부처님의 위대한 생애를 소개할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부처님이 어떤 분인지에 대해 고뇌했고,
부처님과 같은 인격은 현생에서의 수행뿐 아니라
전생의 수많은 공덕의 결과로 이루어졌다고 통찰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부처님을 깊이 공경하며 부처님의 전기를 쓰고
부처님을 찬탄했던 법사들을 '찬불승(讚佛僧)'이라고 부릅니다.
그렇다면 찬불승들은 부처님을 어떻게 공경하고 찬탄했는지에 대해
다음 시간에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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