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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량수경

무량수경(1) - 정토 경전의 출현의 배경

by 아미타온 2023. 11. 19.

<무량수경(1) - 정토 경전의 출현 배경>

 

<서산 마애 삼존불>

 

1. 대승 경전에 나타난 정토 신앙

 

지난 시간까지 <천수경>을 마치고,

이번 시간부터는 무량수경에 대해 공부하도록 하겠습니다.

 

무량수경은 관무량수경, 아미타경과 함께

아미타 부처님과 극락 왕생을 설하는 경전으로

이 세 경전을 정토삼부경(淨土三部經)이라고 합니다.

 

오늘은 그 첫번째 시간으로

대승불교 경전 중에서 정토삼부경이 어떤 경전이고,

어떤 가르침을 담고 있는 경전인지 공부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불자의 알파요 오메가는 삼귀의입니다.

 

불법승 삼보에 대한 공경과 믿음이 시작이요 끝입니다.

우리는 부처님의 가르침인 법보에 의지해서 불법을 익혀 나갑니다.

 

아미타 부처님을 향한 정토 신앙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법보인 정토 경전과 논서를 통한 공부를 통해 신앙의 토대를 닦아 나갑니다.

 

아미타 부처님은 많은 대승 경전에서 등장하는 가장 친근한 부처님입니다.

아미타 부처님이 등장하고 공덕을 찬탄한 대승 경전은 약 2백 여종에 이릅니다.

 

이 숫자는 전체 대승 경전의 1/3에 해당하는 많은 분량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대승경전인 <화엄경>의 '보현행원품'에도

아미타 부처님과 극락정토가 등장합니다.

 

"또, 이 사람(보현행자)이 목숨을 마치려는 마지막 찰나에
온갖 기관은 모두 무너지고 친족들은

모두 떠나게 되고 모든 세력을 잃어서,
정승이나 대관이나 궁전 안팎의

코끼리·말·수레·보배나 숨은 광들이 하나도 따라오지 않더라도
보현 보살의 열 가지 서원은서로 떠나지 아니하고,
어느 때에나 앞길을 인도하여 잠깐 동안에 극락 세계에 가서 나게 되리라.

가서는 곧 아미타불과 문수사리보살

·보현보살·관자재보살·미륵보살을 뵈올 것이며,
이 보살들은 몸매가 단정하고 공덕이

구족하여 아미타불을 둘러 앉은 가운데서
이 사람은 자기 몸이 연꽃 위에 나서 부처님의 수기 받음을 얻을 것이다.

수기를 받고는 무수한 백천만억 나유타 겁을 지나면서 시방 세계에서
지혜의 힘으로 중생들의 마음을 따라 이롭게 할 것이며,
오래지 않아서 보리 도량에 앉아

마군을 항복 받고 원만하고 바른 깨달음을 성취하고
미묘한 법륜을 굴리어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같은 많은 세계의 중생들로 하여금 보리심을 내게 하고
근기를 따라서 교화하여 성취시키며,

오는 세월이 끝나도록 모든 중생들을 널리 이롭게 하리라."
< 화엄경 보현행원품 >

 

<부처님 오신날 - 예산 수덕사 탑돌이>

 

또한, <법화경>의 '약왕보살본사품'에서도

아미타 부처님의 극락 정토가 등장합니다.

 

"만일 여래께서 멸도한 후 500세가 지나서
어떤 여인이 이 경전(법화경)을 듣고 그 설한 바와 같이 수행하면,
그 목숨을 다 마친 뒤에 극락 세계의 아미타 부처님을
큰 보살 대중들이 둘러 있는 곳에 가서 연꽃 가운데의 보배 자리에 태어나리라.

그리하여 다시는 탐욕하려는 번뇌가 없고,
성내고 어리석은 번뇌도 없으며,
또한 교만하고 질투하는 여러 가지의 더러운 번뇌가 없으리라.

그리고는 보살의 신통과 무생법인을 얻어서 눈이 청정해지며,
이 청정한 눈으로 육백만억 나유타 항하의 모래 같은 여러 부처님 여래를 보게 되느니라."
< 법화경 약왕보살본사품 >

 

이처럼 많은 대승 경전에서

아미타 부처님의 공덕과 극락 세계의 실존을 찬탄하고 있습니다.

 

아미타 부처님과 극락 세계의 공덕을

찬탄하고 있는 경전들 중에서

특히, <무량수경> <아미타경> <관무량수경>의 세 경전을

<정토삼부경>이라고 부릅니다.

 

이들 세 경전은 아미타 부처님의 공덕과

극락 정토의 장엄과 극락 왕생의 길을 중점적으로 설하고 있습니다.

 

한국, 중국, 일본의 정토 불자들은 이 세 경전을

<정토삼부경>이라고 중시했고 소의 경전으로 삼고 있습니다.

 

우리는 신앙적 요소가 강한 정토 경전이

대승 불교 후기에 태동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정토 경전은 대승 불교 초기부터 등장하여

대승 보살들을 아미타 부처님을 향한 신앙의 길로 인도했습니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정토 경전은 초기 대승 불교 시대

즉 기원 전후로 출현했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입니다.

 

이처럼 정토 경전은 서북 인도(간다라 지방)에서 성립하여

중앙 아시아에 유포되어 중국을 거쳐 한국, 일본으로 전해졌습니다.

 

<서산 개심사 아미타 삼존불과 극락변상도>

 

2. 정토 신앙과 정토 경전의 태동

 

왜 대승 불교 초기에

정토 경전과 정토 신앙이 태동하게 되었을까요?

 

첫째, 대승 불교의 이념인 보살도 때문입니다.

 

대승은 범어인 '마하야나(Mahayana)'를 번역한 말입니다.

'마하'는 '크다','수승하다'는 뜻이고,

'야나'는 '탈 것', '가르침'이라는 의미입니다.

 

큰 수레나 큰 배처럼 수많은 존재들을

열반과 구원의 길로 인도하는 가르침이라는 뜻입니다.

 

대승 불교는 출가승 위주의 기존 불교의 한계를

'소승(작은 것)'이라고 규정하고,

석가모니 부처님의 진실된 가르침으로 돌아가

모든 사람들을 구제하자는 신불교 운동을 펼쳤습니다.

 

새로운 대승 불교 운동을 전개한 분들은

스스로를 '보살승'이라고 불렀습니다.

 

보살승은 부처님의 생애를 찬탄하고

부처님의 위대한 인격을 사랑하는 분들이었습니다.

 

이들은 부처님은 어떻게 부처님이 되셨고,

부처님은 어떤 분인지에 대해 깊이 고뇌했습니다.

 

부처님은 단순히 이생에서의

6년 수행만으로 성불하신 것이 아니라,

성불하기 위한 발심과 연등 부처님의 수기로부터

수많은 겁 동안 6바라밀의 자비와 보살행의 공덕으로

부처님이 되셔서 중생들을 구원의 길로 이끄셨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부처님의 전생담처럼 깨달음을 구하고

중생을 제도하는 서원의 길인 '보살도'를 지향했습니다.

 

<무량수경>에서 설하는 아미타 부처님의 전생인

법장 보살은 대승 보살도의 완성자입니다.

 

법장 보살은 한 나라의 왕이셨습니다.

 

세자재왕 부처님이 출현하셨을 때

괴로움 속에서 헤매는 중생들을

안타깝게 여기시고 왕위를 버리고 출가하여

중생들을 진리의 세계로 바르게 인도하고자 하는 비원을 세우셨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괴로움이 없고

공부하기 좋은 불국토를 반드시 완성하시겠다고 서원하고

'이 원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성불하지 않겠다'고 굳은 발심을 하셨습니다.

 

그리고, 48대원으로 구체화하시고,

수없는 생을 보살도를 통해

그 서원을 완성해서 아미타 부처님이 되셨습니다.

 

이처럼 정토 경전은 아미타 부처님의 전생인

법장 보살이 어떻게 보살도를 완성하셨는지,

우리가 어떻게 대승 보살의 서원의 길을 가야만 하는지를 설하고 있습니다.

 

<부처님 오신날 수덕사의 조형등>

 

 

둘째, 부처님은 어떤 분이신가 하는

'불신관(佛身觀)'에 대한 깊은 고뇌입니다.

 

대승 불교에서 부처님은

세 개의 몸의 모습이 있다고 말합니다.

 

첫째는 '진리의 몸'이자 '부처님의 본체'인 법신(法身)이 있고,

둘째는 부처님이 쌓으신 수행력과 공덕의 힘으로

큰 권능을 발휘하시는 '보신(報身)'이 있고,

셋째는 중생들의 부름에 응하여 그 모습을 나타내시는 '화신(化身)'의 모습입니다.

 

아미타 부처님은 대표적인 보신의 부처님입니다.

법장 보살 시절의 수행의 공덕과 원력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당신께서 계획했던 '극락'이라는 불국토(보토)를 만들어서

중생들을 구제해 주시는 힘을 발휘해 주십니다.

 

이러한 불신관에 대한 사유와 믿음은

정토 신앙이라는 타력 신앙을 형성시키고,

아미타 부처님의 공덕과 극락 왕생을 설하는

수많은 정토 경전을 낳는 기반이 되었습니다.

 

셋째, 다불(多佛) 사상과 타방 불국토 사상입니다.

 

초기 불교에는 보시와 지계의 선근 공덕을 쌓으면

하늘에 태어난다는 생천(生天) 사상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대승 불교의 시대에 접어들면서

불교의 우주관은 육도를 넘어 확장되기 시작했습니다.

 

시방 세계에 성불을 목표로 삼는

수많은 보살들의 존재를 인정한다면,

수많은 부처님들이 타방의 불국토에 현재하고

계신다는 것을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부처님들이 계시는 청정한 불국토에

태어난 보살은 항상 부처님 곁에 있으면서

부처님을 뵙고 법을 들을 수 있으므로 수행이 진척되어

빨리 보살도를 얻을 수 있다는 자각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초기 대승 보살들은 불탑 신앙과 성지 순례를 통해

석가모니 부처님을 친견하고

부처님에 대한 공경과 사랑을 나누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부처님이 계시지 않는

시대에 태어난 슬픔과 아쉬움이 있었을 것입니다.

 

이러한 슬픔과 아쉬움 속에서

현재 실존하는 부처님이 계시는 불국토에 태어나

부처님을 뵙고 법을 들음으로서 보살도를 가기를

열망하는 신앙으로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아미타 부처님이 실존하고

계시는 서방 극락 정토를 보살도의 완성의 도량으로 바라보고

간절하게 왕생하고자 하는 열망을 담은 정토 경전이 출현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유튜브 극락회상 아미타온  - 정토경전(정토삼부경)의 출현 배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