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녕 관룡사>
1. 비화 가야의 터전, 창녕
경남 창녕의 관룡사.
화왕산 아래 자리잡은 창녕은
옛날 6가야 중의 하나인 비화 가야의 터전이었습니다.
창녕읍내에는 고즈늑한 비화 가야 고분군이 자리잡고 있어,
마치 작은 경주에 온 듯한 느낌이 듭니다.
고분을 보고 고분들 사이를 걷는 느낌은
마치 시간 속을 걷는 시간 여행자가 된 듯한 오묘함이 있습니다.
어떻게 살았고, 어떤 영화를 누렸든
인간은 무덤을 피할 수 없다는 필멸의 슬픔이나 무상함을 일깨워 줍니다.
2. 만년교
그리고, 영산 읍내를 흐르는 동천가에
아름다운 아치형 돌다리인 만년교가 남아 있습니다.
보물로 지정된 만년교는 만년이 지나도
그 자리에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다정하고 운치있는 돌다리입니다.
물 속에 드리운 보름달 같은 정감 있는
만년교 돌다리의 아름다움을 여운으로 남겨두고 관룡사로 향합니다.
3. 신돈과 옥천사지
관룡사 초입에는 옥천 마을이 있습니다.
옥천 마을에는 고려 말 신돈의 자취가 어린 옥천사지가 있습니다.
고려말 공민왕 때 안팎으로 혼란한 시기에 창녕에서 태어난 신돈.
신돈의 어머니는 옥천사의 여종으로 천민 신분이었습니다.
기울어가는 국운을 진작시키려 노력했던 공민왕은
새로운 인물을 불러들여 개혁 정치를 펼치려 했는데,
신돈을 만났습니다.
신돈은 공민왕의 신임을 받고 노비 해방과 토지 개혁을 펼쳤습니다.
억울하게 천민이 된 사람들을 해방시키고,
백성들에게 땅을 골고루 나누어 주었습니다.
4. 성인(聖人)
성그래서, 민중들은 신돈을 성인(聖人)으로 추앙했습니다.
그러나, 기득권자들은 그를 요망한 승려라고 부르며 미워했고
결국 공민왕의 배반으로 신돈은 개혁 정치 6년 만에 유배를 당하고 죽임을 당합니다.
신돈이 죽은 후 옥천사는 파괴되었고,
지금은 부서진 돌조각만 뒹굴고 있습니다.
대승 불교에서의 성인(聖人)은 곧 보살입니다.
중생과 동고동락하며 중생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고통에서 구제하기 위해 노력하는 존재가 바로 성인이고 보살입니다.
역사의 진실이 무엇인지 알 수 없으나,
백성들이 성인이라 불렀던 신돈이 보살의 마음으로
백성들을 신분과 가난의 고통의 질곡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해 노력했다면
마땅히 공경 받아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5. 천룡사의 역사
옥천마을을 지나 화왕산을 올라가면
산 중턱에 있는 관룡사가 나옵니다.
지금의 관룡사는 통도사의 말사지만,
예전에는 신라 8대 도량의 하나로 크게 번성했다고 합니다.
지금은 작은 도량이지만,
창녕의 오랜 역사만큼 관룡사는 보물이 4점이나 있는 유서깊은 도량입니다.
관룡사는 신라 진평왕 5년인 583년,
증법(證法) 스님이 창건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삼국통일 후 원효 대사가 천 명의 중국 승려에게
<화엄경>을 설법하고 대도량을 이룩했다고 합니다.
전설에 의하면 원효 대사가 제자 송파와 함께 관룡사에서 백일기도를 드리는데,
갑자기 오색 영롱한 하늘을 향해서 화왕산 마루의 ‘월영삼지(月影三池)’라는 연못에서
아홉 마리의 용이 승천하는 것을 보고 절 이름을 관룡사(觀龍寺)라고 했습니다.
관룡사는 창녕을 대표하는 큰 도량으로 번성하였지만,
임진왜란 때 대부분의 전각이 소실되고
그 이후의 중건을 거쳐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6. 대웅전
관룡사의 중심 전각은 보물로 지정된 대웅전입니다.
화왕산의 멋진 자태 아래 자리잡은
관룡사 대웅전의 부처님 전에 기도드리면 마음이 새로워집니다.
7. 관음탱화
그리고, 부처님 뒤로 돌아가면
관세음보살님 후불 탱화가 있습니다.
관세음보살님의 위신력을 느낄 수 있는 멋진 불화로서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관음 탱화입니다.
이 탱화를 보며 관세음보살님께 기도하면
중생들을 고통과 두려움에서 구제하시는
관세음보살님에 대한 공경과 신심이 저절로 생깁니다.
8. 약사전
대웅전 옆에는 작지만 단아한 약사전이 있습니다.
약사전은 임진왜란 때 전쟁의 포화를 면한 관룡사 유일의 건물입니다.
부석사 조사당, 송광사 국사전과 함께
건축사 연구의 귀중한 문화유산이라고 합니다.
약사전에 봉안된 석조 약사여래 좌상은
고려 시대 때 조성한 부처님입니다.
약사전에서 중생들을 병고에서 해방시켜 주시는
약사 여래 부처님께 인사드리고
홀로 조용히 기도드리면 좋습니다.
약사전 앞에는 높이 2m의 단아한 삼층석탑이 있는데,
약사전의 기품을 더해준다고 생각합니다.
9. 용선대
그리고, 관룡사에서 화왕산을 향해
20분 정도 올라가면 용선대(龍船臺)가 있습니다.
큰 배처럼 생긴 거대한 바위 위에 부처님이 의연히 앉아 계십니다.
불의 기운이 강한 화왕산(火王山)에 반야용선을 띄워
풍수적으로 불의 기운을 보완하는 의도와 함께 수려한 화왕산에
청량한 반야용선을 조성하여 극락 왕생을 꿈꾸었던 정토 신앙의 장소입니다.
용선대에서 사방을 둘러보면
반야용선을 타고 부처님의 품에 안겨
극락 세계를 향해 달려가는듯한 환희로움이 저절로 생깁니다.
8세기 경주 석굴암 부처님과 비슷한 시기에 조성된 용선대 부처님은
미소를 띈 자비로운 얼굴로 사바 세계를 굽어보고 있어 더욱 신심이 납니다.
관룡사에 가면 꼭 용선대까지 올라보시기 바랍니다.
화왕산의 품 속에서 부처님께서 인도하는
반야용선에 동승한 환희로움 속에서
<나무아미타불> 염불하며 극락 왕생을 간절히 발원해 보시기 바랍니다.
https://www.youtube.com/@amitaon85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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