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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유경

백유경(35) 왕의 수염 깎기를 원한 신하

by 아미타온 2023. 12. 19.

<백유경(35) 왕의 수염 깎기를 원한 신하>

 

<일본 토우 (일본 도쿄 박물관>

 

 

옛날 왕에게는 믿을만한 신하가 있었습니다.

 

이 신하는 전쟁터에서 목숨을 돌보지 않고

왕을 구하여 안전하게 지켰습니다.

 

왕은 매우 기뻐하며 그 신하의 소원을 들어주려고

신하에게 물었습니다.

 

"너 덕분에 이번 전쟁을 승리로 이끌고 내 목숨을 보존할 수 있었다.

너는 무엇을 원하느냐?

네가 원하는 소원은 무엇이든 들어주겠다."

 

신하는 대답하였습니다.

 

"임금님께서 수염을 깎으실 때 꼭 저를 시켜 깎도록 해 주소서."

 

왕이 대답하였습니다.

 

"네가 그것이 소원이라면 네 소원을 들어주리라."

 

이 이야기를 들은 세상 사람들은 그 신하를 비웃으며 말했습니다.

 

"나라의 반을 다스리는 재상이나 대신의 자리도 얻을 수 있었는데,

구태여 왕의 수염이나 깎는 천한 일을 하기를 원하다니 참으로 어리석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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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라클레스 상 (일본 도쿄 박물관)>

 

1. 그릇

 

"Boys! Be ambitious!(보이즈! 비 엠비셔스!)"라는 말이 있습니다.

 

"젊은이들이여! 큰 꿈을 가져라."라는 뜻입니다.

 

신하는 전쟁터에서 왕의 목숨을 구할만큼

충직하고 용감하고 무술 실력도 뛰어난 사람이었습니다.

 

그리고, 왕의 목숨을 구해서 자신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얻을 수 있는 기회도 가졌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꿈은 너무 초라하였습니다.

 

소원을 말하라고 하니

고작 왕의 수염이나 깎으면서 살고 싶다고 하였습니다.

 

아무리 예쁜 그릇이라도 그릇 크기가

간장을 담는 작은 종지만 하면 조금밖에 담지 못합니다.

 

예쁜 그릇이 간장 조금 담을 용량밖에 안 된다면 아쉬울 것입니다.

 

충직하고 용감하고 무술 실력도 좋지만,

꿈이 보잘것 없는 사람은 그릇 크기가 간장 종지밖에 안 되는 사람과도 같습니다. 

 

예쁜 그릇에 많은 양의 음식을

담을 수 있을만큼 크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중국 당나라 토용>

 

2. 보리심

 

꿈과 희망이 크다는 것은 그만큼 그릇이 크다는 것입니다.

 

그릇이 크므로 많은 것을 담을 수 있고

많은 사람이 이익을 볼 수 있습니다.

 

자신의 이익만 챙기고

남을 해치기 위한 나쁜 욕망이 아니라면

꿈과 희망은 높고 크게 가지는 것이

자신의 그릇도 키우고 남도 이롭게 할 수 있습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에 대한 공부도 그렇습니다.

 

부처님의 가르침과 같은 좋은 가르침을 만나는 것은

마치 눈 먼 거북이가 망망한 바닷가에서 떠도는

널판지를 만나는 것과 같이 어렵다고 했습니다.

 

이렇게 만나기 어려운 부처님의 가르침을 만났는데,

그 뜻이 너무 작고 초라하여 착한 선행

몇 가지 하는 것으로 만족한다면 너무 아쉬울 것입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깊고 넓게 알려고 노력하고

부처님과 같이 깨달음을 이루기 전까지는

물러서지 않는 크고 높은 뜻을 가져야 합니다.

 

이러한 크고 높은 뜻을 불교에서는 깨달음을 향해

끝없이 전진하는 마음이라는 뜻으로 "보리심"이라고 합니다.

 

우리의 마음에도 이러한 보리심이 충만하여

뜻을 크게 가지고 그릇을 크게 키워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