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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락도량

철원 도피안사

by 아미타온 2023. 12. 20.

<철원 도피안사>

 

<한탄강이 흐르는 아름다운 철원 땅>

1. 한탄강과 철원

 

강원도 철원.

 

철원은 1950년 한국 전쟁 때

남북의 격전지로 분단의 상처를 안고 있는 땅입니다.

 

백마고지 전투, 철의 삼각지 등 치열한 전투가 있었고,

지금도 백골부대, 15사단 등 전방 부대가 자리잡고 있는 군사 도시입니다.

 

<철원 평야>

 

그러나, 철원은 후고구려를 계승한 궁예가

태봉(泰封)’으로 나라 이름을 바꾼 후 수도로 삼았던 곳입니다.

 

한반도의 정중앙에 위치하고 있고,

밥맛 좋은 오대쌀로 유명한 철원 평야는 강원도 제일의 곡창입니다.

 

한탄강이 흐르고,

화산 폭발로 이루어진 현무암 검은 바위가 어우러져

기암 괴석과 계곡과 폭포가 많은 아름다운 땅입니다.

 

<화개산 도피안사 일주문>

2. 화개산 도피안사

 

이 철원의 나지막한 화개산(花開山) 자락에 도피안사가 있습니다.

 

저는 벚꽃이 피어 있는 5월 초 봄날에 도피안사를 간 적이 있었는데,

벚꽃으로 아름다운 꽃피는 화개산의 느낌을 잘 느낄 수 있었습니다.

 

<연등 달린 나무>

 

도피안(到彼岸)은 ‘피안(저 언덕)에 도달한다’는 뜻입니다.

 

피안(저 언덕)은 어디일까요?

 

괴로움 가득한 고해 바다를 건너

참다운 행복의 불국토가 피안입니다.

 

전쟁과 분단의 깊은 상처가 있는 철원 땅에서

참다운 행복과 평화의 꽃이 핀 도피안사에 오르니

부처님의 세계인 피안에 오른다는 ‘도피안(到彼岸)’의 의미가 더욱 새롭게 느껴졌습니다.

 

<도피안사 대적광전>

3. 국보 철불 비로자나 부처님

 

도피안사는 신라 말에 창건한 고찰입니다만,

한국전쟁 때 폐허가 되어 새롭게 조성한 작은 도량입니다.

 

그러나, 도피안사 대적광전에는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철불 비로자나 부처님을 모시고 있습니다.

 

철불 비로자나 부처님은 그 얼굴에 번지는

은은한 미소가 너무나 평화롭고 아름다워 깊은 감동이 있습니다.

 

<대적광전 철불 비로자나 부처님>

4. 도선 국사와 도피안사

 

불상 뒷면에는 이 철불 부처님과

도피안사의 조성과 창건에 대한 사연이 적혀 있습니다.

 

그 사연에 의하면 신라 말기인 865년(경문왕 5년)

도선국사(道詵國師)가 1,500여 명의 철원땅 민중들과 함께

철불 비로자나 부처님을 조성하고 삼층 석탑을 세웠다고 합니다.

 

도선 국사는 풍수지리의 대가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나라 땅의 지세를 보고

그 기운이 허(虛)한 곳에는 절과 탑을 세워

지세를 보충하여 국운을 열고 민생을 편안하게 하고자 했던

우리 땅을 진정으로 사랑했던 선지식이었습니다.

 

<도피안사 도량>

 

도피안사가 있는 화개산은

물 위에 떠 있는 연약한 연꽃의 모습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도선 국사는 철불과 석탑을 세워

산세의 허약함을 보충하고, 외세의 침략에 대비했다고 합니다.

 

도선 국사의 가르침을 따라

철원 땅 호족과 민초들 1,500명이 원력을 모아

철원 땅의 철을 녹여 철불 부처님을 모시고 도피안사를 세우는 불사를 한 것입니다.

 

<평화로운 미소의 철불 비로자나 부처님>

5. 한국 전쟁과 철불 비로자나 부처님

 

그런데, 도피안사는 한국전쟁 때 불타서

완전히 폐허가 되고 부처님은 행방불명이 됩니다.

 

한국전쟁이 끝나고 6년이 지난 1959년 어느 날,

15사단장 이명재 장군이 난데없는 꿈을 꾸었습니다.

 

땅 속에 묻힌 불상이 답답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튿날 전방 시찰을 나갔던 장군은

갑자기 갈증을 느껴 부근의 한 민가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간밤 꿈에서 땅속에 묻힌 불상과 함께 보였던

안주인을 만나고는 깜짝 놀랐습니다.

 

이명재 장군은 그 여인의 안내를 받아

불타 없어진 도피안사 터를 찾아냈고,

땅속에 묻혀 있던 철불 부처님을 발견했습니다.

 

<도피안사 철불 부처님>

 

바로 꿈에서 본 불상이었습니다.

 

이렇게 다시 우리 곁에 오신 철불 부처님입니다.

 

천년 전 도선국사가 이 지역 신도 1,500명의 힘을 모아 조성한

철불 부처님이 천년 뒤 땅속에 묻혀 있다가

장군에게 현몽해 몸을 드러냈고 장병들 손으로

도피안사가 재건되었으니 범상치 않은 인연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인연과 함께 국보 제63호로 지정된

도피안사 비로자나 철불 부처님을 바라보고 기도하면

가슴 속에서 부처님에 대한 소중함을 절절히 느끼게 됩니다.

 

<삼층 석탑>

6. 삼층 석탑

 

철불 부처님을 모신 대적광전 앞에는

보물 제223호로 지정된 삼층석탑이 있습니다.

 

높이는 4.1m로 아담한데,

8각의 이중기단을 갖추고 3층 탑신을 올렸습니다.

 

<삼층석탑의 8각 기단>

 

그런데, 8각 기단이 매우 특이합니다.

 

마치 불상대좌처럼 꾸며진 기단 위에 불상을 안치하듯

탑신을 올려 부처님의 유골을 참 정성스럽게 모셨다는 생각이 듭니다.

 

<도피안사 천왕문과 철원 땅>

7. 전쟁과 평화

 

대적광전과 몇 개의 전각으로 이루어진 작은 도량이지만,

철불 부처님이 주는 포근함과 평화로움으로 다시 또 찾고 싶은 도량입니다.

 

평화로운 도피안사처럼 동족상잔의 깊은 상처가 있는 철원 땅에,

그리고 얼어붙은 남북관계에도 따스한 평화의 훈풍이 불어오기를 기원합니다.

 

그리고, 철불 비로자나 부처님의 따스한 자비의 미소가

이 땅의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밝고 평화롭게 이끌어 주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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