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무량수경(5) / 9품 왕생>
1. 9단계의 극락 왕생 - 9품 왕생
오늘은 <관무량수경>의 ‘9품 왕생 사상’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아미타 부처님의 자비와 원력에 의지하여
‘관법’과 ‘염불’을 수행하면 우리는 극락 왕생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극락왕생은 한꺼번에 누구나 똑같이 하는 것이 아니라,
9품의 차별이 있다는 것이 <관무량수경>에 나오는 ‘9품 왕생’ 사상입니다.
즉, 상품(上品)의 세 단계(상품상생, 상품중생, 상품하생),
중품(中品)의 세 단계(중품상생, 중품중생, 중품하생),
하품(下品)의 세 단계(하품상생, 하품중생, 하품하생)의
모두 9가지 단계로 차별적으로 왕생을 한다는 것입니다.
이 생을 살면서 착하게 선근공덕과 수행을 닦고,
대승의 가르침을 항상 수지 독송하며 공부한 사람은
가장 높은 단계인 상품상생(上品上生)으로 왕생합니다.
2. 상품상생
<관무량수경> 상품상생관은 다음과 같이 설하고 있습니다.
첫째는 자비심이 깊어서 산 목숨을 죽이지 않고,
모든 계율을 갖추어 행동이 올바르며
둘째, 대승 경전을 지성으로 독송하는 사람이며,
셋째, 여섯가지 염원, 즉 부처님과 불법과 불제자와
계율과 보시와 천상을 염원하는 수행을 한 사람이니라.
그래서, 이러한 선근 공덕을 회향하여 저 극락세계에
태어나고자 서원하고, 이러한 공덕을 갖추어
하루에서 이레까지 이르면 바로 극락왕생할 수 있느니라.
이들은 용맹스럽게 정진했기 때문에 아미타 부처님과
관세음보살, 대세지 보살과 무수한 화신불 등이
여러 천인들과 함께 칠보궁전과 함께 나투시느니라.
…
극락세계에 태어나서 미묘한 법문을 들으면
바로 무생법인의 진리를 깨닫게 되고 부처님께
성불의 수기를 받느니라.
(관무량수경/제14상배관)
상품상생은 상근기이기 때문에
극락에 왕생을 왕생하자마자 바로 깨어나서
보살의 몸으로 아미타 부처님 곁에서
훌륭한 가르침을 받아 7일 이내에 성불합니다.
3. 하품하생
그런데, 가장 낮은 단계인
하품하생(下品下生)으로 가면 어떻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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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품하생이란 매양 악업을 저지르는 중생으로서
오역죄와 10악 등 가지가지 악업을 지어
그 무거운 죄업의 과보로
응당 지옥, 아귀, 축생의 삼악도에 떨어져
한량없는 괴로움을 받을 사람을 말하느니라.
그러나 이와 같은 어리석은 사람도
목숨이 다할 때 선지식을 만나게 되어,
선지식이 그를 위하여 여러가지로 안위하며
미묘한 법문을 들려주어 지성으로 부처님을
생각하도록 가르쳐 주느니라.
그러나, 그는 괴로움이 극심하여 부처님을
생각할 겨를이 없느니라.
그래서 선지식은 다시 그에게 “그대가 만약
부처님을 생각할 수 없으면
다만 아미타 부처님의 명호를 부르도록 하라"
(관무량수경/제16하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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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품하생은 살아 생전에
5역죄를 비롯한 갖가지 악업을 저질렀지만,
죽기 전에 선지식의 가르침으로
<나무아미타불> 염불하며 극락왕생을 발원한 사람입니다.
극락왕생은 어머니 뱃속에서
태어나는 태생의 방식이 아니라,
연꽃이 쫙 피면서 그 속에서
자연스럽게 그냥 태어나는 화생(化生)을 합니다.
그런데, 하품하생은 이 연꽃이 빨리 피어나지 않습니다.
연꽃이 피려면 12소겁(小劫)이라는
긴 시간의 성숙이 필요합니다.
물론 <화엄경>에서 중생이 성불하기까지 걸린다는
3아승지겁에 비하면 엄청나게 짧은 시간이지만,
그래도 12소겁의 긴 시간을 연꽃 속에서 피어나지 못하고
성숙될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무량수경>과 <아미타경>에서는 극락에 왕생하면
업그레이드되어 아미타 부처님 회상에서
바른 수행을 통해 성불의 길을 간다고 설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관무량수경>에서는
선근 공덕의 근기를 어떻게 성숙시켜 왔는지에 따라
9품의 단계로 나눠져서 극락 왕생한다고 보다 세부적으로 설하고 있습니다.
4. 9품 왕생의 가르침의 의미
그러면 <관무량수경>에서는
왜 9품 왕생의 가르침이 설하고 있을까요?
지금 이생을 살아가는 정토행자들에게 경각심과 동시에
위안을 주기 위해서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나무아미타불>하면서
아미타 부처님을 외우니까 이제 다 됐다.’ 이러지 말고,
극락 가서 빨리 성불하고, 빠른 성취를 보고 싶으면
더욱 열심히 선근 공덕을 쌓아서 상품상생(上品上生)의
모습으로 도전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것입니다.
아울러, 극악한 악업을 저지른 사람도 좌절하지 말고
아미타 부처님께 귀의하라는 위안을 주는 가르침입니다.
하품하생으로 극락 가서 연꽃 속에서 12소겁이 지나서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열린다 하더라도
지옥, 아귀, 축생의 삼악도를 전전하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으니
하품하생이라도 실망하거나 포기하지 말고
정토 신앙의 고리를 꼭 붙잡으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관무량수경>의 9품 왕생 사상은
나무아미타불 염불해서 극락 가면 잘 먹고 잘 살게 되니
이제 안심이라고 아무렇게나 살지 말라는 것입니다.
이 자리에서부터 선근 공덕을 끊임없이 증장시키며,
공부를 향상하고 근기를 성숙시키는 수행의 길을 가라는 것입니다.
5. 향상일로
오대산 월정사 박물관에는 탄허 스님이 쓰신
<향상일로(向上一路)>라는 글씨가 있습니다.
힘차면서 오묘한 느낌이 드는 서체입니다.
화엄학의 대가였던 탄허 스님은 오늘보다는 내일,
내일보다는 모레가 더 향상되어야 한다는 '향상일로'를 항상 강조했다고 합니다.
화엄의 가르침을 접하면 자신의 모자란 부분을 채우고 한단계 더
올라가려고 끈질기게 노력하는 보리심이 생긴다고 설법하셨다고 합니다.
<관무량수경>의 ‘9품 왕생’의 가르침은
‘상품상생(上品上生)’부터 ‘하품하생(下品下生)’의 9단계를 설하고 있습니다.
극락 왕생할 때도 대승의 지혜를 구하는 보리심과 중생을 사랑하는 자비심을
단단하게 키워 더 높은 단계를 향해 왕생하려는 향상 일로하는 마음을 내라는 가르침입니다.
6. 5력
불교 수행은 5력(五力)을 기르는 길입니다.
깨어 있슴의 힘(念力), 믿음의 힘(信力), 정진의 힘(精進力),
선정의 힘(定力), 지혜의 힘(慧力)의 5가지 힘을 5력이라고 합니다.
정토행자는 염불과 수행과 보살행을 통해
이 5가지 힘을 끊임없이 길러 선근공덕을 증장해야 합니다.
그래서, 나의 업을 맑고 청정하게 닦아가고,
주변을 향기롭고 평화롭게 해 나가야 합니다.
살아 있는 지금의 소중함을 알고,
5가지 힘인 5력을 길러 선근공덕을 증장하여
9품 왕생 중에 높은 단계를 향해 나아가려는
보리심과 자비심으로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
<유튜브 극락회상 - 관무량수경(5) 9품 왕생>
https://youtu.be/6rHhagaetao?si=bnLmJq6IGz4dLBz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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