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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의 역사

불교의 역사(29) - 반야부 경전(8) / 유마경(2) - 불국토의 청정

by 아미타온 2023. 12. 30.

<불교의 역사(29) - 반야부 경전(8) / 유마경(2) - 불국토의 청정>

 

<일본 나라 고후쿠지의 유마거사 상>

1. 불국토를 청정히 하는 것의 의미

 

그러면 <유마경>의 가르침에 들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유마경>은 바이샬리의 암라팔리 동산에서 시작됩니다.

 

‘보장’을 비롯한 바이샬리 릿차비족 청년 500명이

대승의 발심을 하고 부처님께 법을 청했습니다.

 

이들은 보살이 불국토를 청정히 하는 것이

어떠한 의미인지에 대해 질문했습니다.

 

부처님은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중생이라는 국토야말로 보살의 불국토다.

왜냐하면 중생의 이익이 증대되는 정도와

중생들이 바르게 바루어지는 정도에 따라 불국토는 정해진다.

 

보살이 중생들의 바탕이 무르익을 때까지

중생들 속에 그대로 남아 있으려는

원력(서원)에 따라 불국토가 정해지는 것이니

공중에 무엇을 만들고 장식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처럼

불국토는 중생세계가 아닌 공중에는 만들어질 수도 없고 장식될 수도 없다."

 

<유마경의 법좌>

2. 불국토는 중생의 세계를 떠나 만들어질수 없다

 

<유마경>에서는 ‘불국토’에 대해

흥미로운 가르침을 펼치고 있습니다.

 

불국토는 ‘부처님의 나라’라는 뜻입니다.

 

경주 불국사가 바로 이 ‘불국토(佛國土)’에서 나온 이름입니다.

불국토는 부처님이 계시는 청정한 국토이기 때문에

번뇌로 오염된 중생들과는 상관이 없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부처님은 불국토는 중생의 세계를 벗어난

그 어디에도 만들어질 수 없다는 것입니다.

 

즉, 보살이 자비심과 보리심으로 중생을 이익되게 하고

바르게 바루어가는 속에서 만들어가는 국토가 바로 불국토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자비심과 보리심으로 서원을 세워

중생들과 함께 살아가며 중생들을 유익되게 하는

보살의 삶의 현장이 바로 불국토라는 가르침을 펼치시고 계시는 것입니다.

 

<부처님의 설법지, 인도 기원정사의 꽃공양>

3. 보살의 서원이 곧 불국토의 청정

 

그리고, 이어서 다음과 같이 가르침을 주십니다.

 

"보살이 깊은 서원이 있는 한 통찰력을 갖게 되고,

통찰력이 있는 한 가르침에 대해 실천하게 되고,

실천이 있는 한 회향이 있고,

회향이 있는 한 방편이 있고,

방편이 있는 한 불국토는 청정하다.

 

불국토가 청정한 것과 같이 중생 또한 청정하며,

중생이 청정한 것과 같이 앎이 청정하며,

앎이 청정한 것과 같이 설법이 청정하며,

설법이 청정한 것과 같이 앎을 완성하는 것이 청정하며,

앎을 완성하는 것이 청정한 것과 같이 자신의 마음이 또한 그러하다.

 

그러한 까닭에 불국토가 청정하기를 바라는 보살은

자신의 마음을 청정하게 다스리는 일에 전념해야 하니

보살의 마음이 얼마나 청정한가에 따라

불국토도 그만큼 청정해지기 때문이다."

 

보살이 자비심과 보리심으로 큰 서원을 갖게 되어

중생들의 근기와 상황을 밝게 통찰하여 중생들과 함께 하면서

보살의 회향을 실천하여 방편을 베풀면

불국토가 청정해지고 중생들이 청정하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불국토를 청정하기를 바라는 보살은

자신의 마음을 자비심과 보리심으로

청정하게 다스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보살의 청정한 서원의 마음이

바로 청정한 불국토를 결정한다는 의미입니다.

 

<기원정사 여래향실의 꽃공양>

4.  중생의 마음이 청정하면 불국토가 청정하다

 

그런데, 부처님의 가르침에

사리불 존자가 의문을 품고 질문을 합니다.

 

보살의 마음의 청정함에 따라 불국토가 청정한 것이라면,

석가모니 부처님은 보살행을 훌륭히 닦고 마음이 청정한데,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머물고 계시는 불국토는 깨끗하게 보이지 않고,

높고 낮은 언덕과 수풀과 진흙 등의 부정한 것으로

뒤범벅되어 보이는지 대해 의문을 품게 됩니다.

 

이 의문에 대해 부처님은

맹인에게 해와 달이 보이지 않는 것은

맹인의 잘못일 뿐 해와 달의 잘못이 아니라고 하십니다.

 

불국토가 부정하게 보이는 것은 자기 마음 속에

높고 낮고 하는 오염된 분별심이 남아 있기 때문이며,

부처님의 지혜에 이르고자 하는 염원이

청정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법하십니다.

 

그리고, 부처님의 신통력으로 온갖 공덕으로 장엄된

청정한 불국토의 실상을 눈 앞에 보여 주시면서

불국토는 원래 이와 같은 청정한 모습이지만,

부처님께서 우둔한 중생들을 점진적으로 깨우치기 위해

불국토에 많은 흠집과 부정이 널려 있는 것처럼

보이도록 하신 것일 뿐이라고 설하셨습니다.

 

그래서, 그 법석에 앉아 있던 많은 사람들이

이 광경을 지켜보고 집착을 여의고

번뇌로부터 마음이 해탈된 경지에 올랐습니다.

 

일체의 존재가 마음에 의해 만들어지고

망상되어진 것으로서의 특성을 갖는다는 진실을 바로 알고,

위없는 깨달음을 성취하려고 하는 마음(보리심)을

크게 발하는 것으로 유마경의 서막을 시작합니다.

 

‘중생의 마음이 청정하면 불국토(정토)가 청정하다’

유명한 가르침이 바로 <유마경>의 이 대목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맹인이 해와 달의 밝음을 보지 못하는 것처럼

오염된 분별의 마음 속에서 보이는 불국토는 부정하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마음이 보살의 자비심과 보리심으로 청정해진다면

이 세계가 청정한 불국토라는 진실의 실상을 볼 수 있다는 가르침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