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의 역사(33) - 화엄경(1) / 화엄경은 어떤 경전인가?>
1. 화엄 의 의미
이번 시간부터 <화엄경(華嚴經)>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화엄경>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존숭되는 대승 경전입니다.
<화엄경>은 대승불교의 근본인 보살도를
가장 체계적으로 설한 경전으로 유명합니다.
화엄경의 원래 경전명은 <대방광불화엄경(大方廣佛華嚴經)>입니다.
올곧고 광대한 부처님의 세계를 수많은 보살들의 보살행으로 장엄한 것이
마치 화려한 꽃으로 장엄한 것과 같다는 의미입니다.
즉, "화(華)"는 보살의 모든 실천을 꽃으로 비유한 것입니다.
보살은 중생을 구제하고 깨달음을 구하고자 하는 보리심을
단단하게 간직하며 부단히 정진하는 대승 불교 수행자를 말합니다.
봄날이 되면 식물이 자신의 모든 에너지를 다해서 아름다운 꽃을 피워 내듯,
보살 또한 보리심을 바탕으로 깨달음의 꽃을 피워내는 힘이 있다는 것입니다.
"엄(嚴)"은 "불국토 장엄"이란 표현에서 알 수 있듯이
‘꾸민다’ 또는 ‘장식한다’는 의미입니다.
보살의 행위가 완성되고 그 결과가 충족되고 진리와 합치되어
이 세계를 아름답게 꾸민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화엄’은 보살의 행위가 완성되고 충족되고 진리와 합치되어
부처님의 세계를 마치 꽃으로 꾸미는 것처럼
아름답게 장엄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2. 완성을 향해 나아가는 보살의 길
따라서, <화엄경>의 주인공은 보살님입니다.
보살님들이 보살의 길에 대해 설하는 것입니다.
<화엄경>의 교주이신 비로자나 부처님께서 직접 설법을 하는 것이 아니라,
비로자나 부처님의 위신력을 받은 많은 보살님들이
비로자나 부처님을 대신하여 설법하고 있습니다.
많은 보살님들 중에서 특히,
문수보살님과 보현보살님이 대표적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특히, 보현보살님은 <화엄경>에서
보살행의 구체적인 실천자로서
비로자나 부처님처럼 모든 세계에 두루 몸을 나타내며
광대무변한 보살행을 발원하고 실천합니다.
그리고, <화엄경>에는 보살행을
‘10’이라는 숫자로 조직하여 설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10가지 믿음의 경지인 10신(信),
10가지 안주의 경지인 10주(住),
10가지 회향의 경지인 10회향(回向),
10가지 증득의 경지인 10지(地) 등이 그것입니다.
‘10’은 가득찬 숫자이므로 완전성과 무한함을 상징합니다.
3. 비로자나불
한편, <화엄경>은 독특한 불신관(佛身觀)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부처님의 세계에 대해서도 독특한 해석을 하고 있습니다.
<화엄경>의 교주이신 비로자나 부처님은 우주적인 부처님으로서
모든 법(法) 속에 보편적으로 두루 존재한다고 합니다.
‘비로자나’는 인도 범어 ‘바이로차나(Vairocana)’의 음역입니다.
‘빛나는 것’, ‘광명’, ‘태양’이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태양의 빛(광명)이 두루 퍼져 만물을 비추듯이,
비로자나 부처님은 우주의 일체를 비추고
일체를 포괄하는 부처님이라는 의미입니다.
이처럼 비로자나 부처님의 본질은 진리와 합일된 ‘법신(法身)’이며,
우주 그 자체와 같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화엄경>에서 비로자나 부처님은 도처에 몸을 나타내며,
일체 세계의 존재는 부처님의 진리를 나타내고 있다고 합니다.
이처럼 우주적인 진리를 표현한 세계가 ‘법계(法界)’입니다.
‘법계’는 ‘모든 존재 자체가 진리의 나타남’이라는 의미도 있습니다.
그래서, <화엄경>에서는
“법신은 법계에 충만하여 두루 모든 중생 앞에 나타난다.
인연을 따라 생각을 쫓아 두루 하지 않는 곳이 없다.
그런데도 늘 이 보리좌에 머문다.”
라고 하였습니다.
<화엄경>의 표현 중에 ‘부처님의 한 털구멍 안에는 일체의 세계가 들어 있다’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또한, ‘하나하나의 미세한 티끌 안에도 두루 부처님들이 나타나서 모든 국토를 비추고 있다’고 합니다.
하나 속에 모두가 있고, 한 순간 안에 영원이 포함된다는 세계관입니다.
즉, ‘하나가 곧 일체이고, 일체가 곧 하나’라는 광대 원융한 세계관이 <화엄경>에서 설해집니다.
4. 화엄경의 종류
한편, <화엄경>은 중국에서 번역한 한역 화엄경이 있는데,
<60권 화엄>과 <80권 화엄>의 2종류가 남아 있습니다.
두 종류의 <화엄경>은 모두 30품이 넘는 방대한 분량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 중에서 보살이 완성을 향해 나아가는
10단계의 보살 과위를 나타내고 있는 <십지품>과
선재동자가 보리심을 내고 53선지식을 찾아가는
구법 여행을 담은 <입법계품>의 두 품이 가장 유명합니다.
이들 두 품은 독립적으로 하나의 경전으로 말해도 될만큼
체계적이고 분명한 사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입법계품>은 화엄경 전체 분량의 약 1/4에 해당되는 방대한 양입니다.
불자들이 많이 독송하는 보현보살의 10대원을 담고 있는 <보현행원품>도
선재동자가 53선지식 중 마지막으로 보현보살을 친견하여
가르침을 받는 부분으로 <입법계품> 속에 들어있습니다.
5. 화엄경의 문제의식
<화엄경>은 인도 마가다국의 보리도량 보리수 아래에서
부처님께서 깨달음을 얻는 장면에서 시작됩니다.
부처님이 깨달음을 이루었을 때
‘해인삼매(海印三昧)’라는 선정에 들어 몸으로부터 빛을 발하며
‘비로자나불’이라는 광대한 우주적 부처님의 모습을 나타내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비로자나불로부터 빛이 방사되면
시방 세계의 여러 나라들을 비추게 되어
그 곳에 있는 수많은 보살들과 천신들이
비로자나 부처님의 정토인 연화장(蓮華藏) 세계의 장엄함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부처님의 세계의 실상을 본 보살들이
비로자나불의 위신력에 의지하여
"깨달음의 의미와 부처님의 세계는 어떠한 것인가?",
"불도를 이루기 위해 수행하는 보살의 실천은 어떠해야 하는가?" 라는
문제의식에 대한 답을 끊임없이 추구하며 나아갑니다.
다음 시간부터 <화엄경>의 가르침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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