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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의 역사

불교의 역사(35) - 화엄경(3) / 비로자나 부처님의 세계

by 아미타온 2024. 1. 11.

<불교의 역사(35) - 화엄경(3) / 비로자나 부처님의 세계>

 

<화엄경의 비로자나 부처님을 모신 대적광전(수원 봉녕사)>

 

1. <노사나품>에 나오는 비로자나 부처님의 세계

 

지난 시간에 비로자나 부처님과 법계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오늘은 다시 한번 깊이 <화엄경> 제2 노사나품에 나오는

비로자나불의 세계(법계)에 대해 구체적으로 공부해보겠습니다.

 

<노사나품>에서는 다음과 같이 설하고 있습니다.

 

한 개의 털구멍 속에 무량한 부처님의 국토가 장엄되어 유유히 안정해 있다.

모든 세계에는 갖가지 형태가 있거니와, 어느 형태의 세계에서나 존귀한 불법이 설해지고 있다.

그것이야말로 비로자나 부처님의 설법이다.

이것이 비로자나불의 본원력(보살 때부터 세워 성취한 원력)의 결과이다.

 

...........(중략)

 

시방 세계의 '바다'는 갖가지 모양으로 장엄되어 있어서 광대 무변하다.

중생의 업의 '바다'는 넓어서 가이 없으며 그때그때 변화하여 나가지만,

그 밑바닥의 밑바닥까지 여러 부처님의 능력에 의하여 장엄되어 있는 것이다.

 

................(중략)

 

보살은 많은 선지식을 가까이 하여 덕을 닦고 지혜를 연마하며,

또 뛰어난 경지를 관찰하여 이에 도달하며,

혹은 중생의 갖가지 고뇌를 제거하고자 염원한다.

 

모든 불국토의 장엄은 헤아릴 수 없는 보살들의 원(願)의 바다로부터 생기고,

모든 불국토의 청정한 광명은 보살들의 깊은 원력으로부터 생겨난다.

보살은 아주 먼 옛날부터 선지식을 가까이하여 수행하며,

그 자비심은 두루 흘러 중생들을 적시고 있다.

 

그러므로 보살은 세계라는 바다를 정화하는 것이다.

보살은 깊은 청정심을 일으켜 부처님을 믿어 의심치 않으며,

어떤 고난이라도 참고 견딘다.

 

그러므로 보살은 세계라는 바다를 정화하는 것이다.

보살은 중생을 위해 청정의 행을 다하고,

중생은 그것에 의해 무량한 복덕을 얻는다.

 

그러므로 보살은 세계라는 바다를 정화하는 것이다.

보살은 여러 부처님들의 공덕의 바다로 들어가,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괴로움의 근원을 캐게 함으로써 광대한 불국토를 완성한다.

                                                          <화엄경 제2 노사나품>

 

<대적광전 법신 비로자나불, 보신 노사나불, 화신 석가모니불의 삼존불(수원 봉녕사)>

 

2. 부처님의 원력과 보살행의 실천

 

우리들이 살고 있는 세계를 ‘바다’에 비유하며,

세계는 중생들의 업이라는 인연에 의해 성립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세계는 부처님의 원력과 보살들의 실천에 의하여

안정되며 정화되며 장엄되어 간다는 것입니다.

 

즉, 부처님의 원력(공덕과 가피)과 보살행의 실천을 통해서만

현실 속에서 비로자나불의 세계의 실현과 장엄을 바랄 수 있다는 것입니다.

 

<화엄경의 광대한 세계관을 그린 봉녕사 대적광전 벽화>

 

마치 부처님은 무대 뒤 안쪽에서 바깥 무대 전체를 지켜보며 지휘하고 가르치지만,

실제 무대 앞으로 나와서 활약을 하며 부처님의 세상을 만들어가는 것은

보살들의 활약이며 역할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화엄경>에서는 비로자나 부처님이 설법을 하시는 것이 아니라,

비로자나 부처님의 위신력에 힘입은 보현 보살과 문수 보살을 비롯한

많은 보살들이 설법을 하며 보살행을 설하는 것입니다.

 

<수원 봉녕사 대적광전>

 

3. 화엄경의 3신관, 법신, 보신, 화신

 

이상의 내용을 살펴보면, <화엄경>에 나타난 불타관은 다음과 같습니다.

 

<화엄경>에서 부처님의 본질은 ‘비로자나불’로

표현되는 진리와 합일된 법신불(法身佛)입니다.

 

화엄경의 비로자나불은 초기 불교의 형상에 속지 말고

법(法,진리)으로서 부처를 보라는 가르침과,

<금강경>의 상(相)을 벗어난 진리로서의 법신의 부처를 보라는 가르침보다

훨씬 진화된 부처님에 대한 관점을 갖고 있습니다.

 

즉, 초기 불교에서 역사적인 석가모니불의 깨달음에 대한 깊은 존경과 신앙심을 가지고

대승 불교적인 입장에서 재해석하여 무한한 능력을 갖춘

지혜 광명의 부처님(법신)으로서 다시 태어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비로자나불의 화신 석가모니불>

 

‘깨달음의 지혜 광명’을 상징하는 비로자나 법신불은

개인의 해탈과 시공간을 초월하여 중생들을 밝게 비추고

온 세계를 청정하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는 지혜 광명입니다.

 

이러한 비로자나불(법신불)의 지혜와 자비와 능력은 불가사의하여

색깔도 없고 모양도 없지만, 중생의 요구에 의해,

중생들을 위해 갖가지 모습(보신과 화신)을 나타냅니다.

 

<보살의 활동과 실천>

4. 연화장 세계

 

그리고, 비로자나불의 불국토인 연화장 세계에서는

시방 세계의 티끌 하나에도 일체의 법계가 갖추어져 있으며,

비로자나불은 활동적이어서 갖가지 화신으로 몸을 나투어

시방 세계에서 중생들을 위하여 교화와 설법을 멈추지 않으십니다.

 

그리고, 시방 세계는 중생들의 업력으로 변화되어가지만,

이 세계 또한 부처님의 능력과 보살들의 실천에 의해

장엄되고 정화되어가는 것입니다.

 

비로자나불이 보살일 때 서원을 세워 무량겁을 수행하며,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며 공덕을 쌓고,

중생들을 제도하며 불세계(부처님의 세계)를 이룩한 것과 같이 말입니다.

 

<비로자나 부처님과 수많은 보살님들>

 

특히, 비로자나불의 불세계는 보살들의 실천에 의해 장엄해가는 세계이며,

이러한 보살들의 실천은 또한 비로자나불의 세계를 표현하고

비로자나불(완성)로 나아가는 길이기도 한 것입니다.

 

따라서, 비로자나불의 세계는

보살들의 실천으로 이루어지고 장엄되는 것이므로

<화엄경>은 이러한 보살의 실천을 통해

우리의 현실을 비로자나불의 불국토로 만들어가자는 사상을 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