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유경(45) 옹기 병 만드는 것을 구경한 남자>
두 사람이 옹기 공장에 가서
옹기 병 만드는 것을 구경하였습니다.
그들은 그것을 아무리 보아도 싫증이 나지 않았다.
그런데, 한 사람은 식사 때가 되어 그곳을 떠나
큰 모임에 가서 맛난 음식을 배불리 먹고 또 보물까지 얻었습니다.
그런데, 다른 한 사람은 옹기 병을 만드는 것을
끝까지 구경하면서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나는 이것이 너무 재미있어 끝까지 구경해야겠다."
그리하여 머뭇거리며 해가 지도록 그것을 구경하다가
그는 밥과 보물을 모두 놓치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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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시간의 무상함
<백유경>을 쓴 상가세나 스님은
이 이야기 뒤에 다음과 같은 노래를 읊었습니다.
"어리석은 사람들도 그와 같다.
살림살이를 돌보느라고 죽음이 오는 것은 깨닫지 못한다.
오늘은 이 일을 하느라 바쁘고
내일은 저 일을 하느라 바쁘다.
많은 부처님이 나타나서
우뢰와 같은 소리가 세상에 가득 차고
바른 가르침이 큰 비와 같이 내리지만
세상 일에 얽히어 듣지 않으며
죽음이 갑자기 닥치는 것도 모른다.
부처님의 바른 가르침을 놓치고
바른 가르침의 보배를 얻지 못하여
언제나 가난하고 힘든 나쁜 길에 살면서
바른 가르침을 배반해 버리는구나.
그는 오직 옹기 병만 바라보며 섬겼기 때문에
마침내 구경하기를 그치지 않았으니
그러므로 그는 보물과 밥의 이익을 잃고
바른 가르침을 얻어 깨달음을 얻을 기약이 없구나."
살다보면 시간이 참 빨리 흘러간다는 것을 알수 있습니다.
1년 전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새해를 맞이하고
시간은 참 빨리 흘러간다느 것을 느낍니다.
인간은 유한한 시간 속에 존재하므로 시간은 소중한 것입니다.
시간을 소중히 알고 잘 보내어야 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때에 따라 배우고 익혀야 할 것을
잘 배우고 익혀서 의미있는 시간을 보내어야합니다.
그렇지 않고 옹기 만드는 공장 구경을 갔던 한 남자처럼
옹기 구경에만 정신이 팔려 소득 없고 의미 없이
시간을 헛보낸다면 나중에 후회만이 가득할 것입니다.
2. 정진
공자님이 지은 <논어> 제일 첫 구절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때에 맞게 배우고 때에 맞게 익히고 실천하니 참으로 기뻐지 아니한가!"
놀이나 즐거움에만 빠져
시간을 헛되이 보내는 것이 아니라,
때에 맞게 배우고 익하고 실천하는
의미있는 삶 속에서 기쁨을 얻는 수행자가 되어야 합니다.
부처님께서 돌아가시기 전 마지막에 남기신 유훈이 있습니다.
"시간은 참 빠르게 흘러가니
너희들은 게으르지 말고 부지런히 노력하라."
참 평범한 말씀 같지만,
부처님께서 돌아가시기 전에
살아있는 사람들에게 들려 주고 싶은
가장 진실한 말씀이라고 생각합니다.
왜 게으르지 말고 부지런히 노력해야 하는지
그 말씀의 의미를 깊이 새겨보아야겠습니다.
백유경 이야기는 옹기 만드는 재미에 팔려
자신이 먹을 밥과 보물도 얻지 못한 채
시간을 헛되이 보내다가 후회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결국 시간이
참 빠르게 흐른다는 것을 알지 못한채
의미 없는 일에 시간을 헛되게 보내다
죽음의 종착역에 이르는 많은 인간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이 모습을 보고 때에 맞게 배우고 익하는 기쁨을 아는 불자가 되고,
그리고, 게으르지 말고 부지런히 노력하는 불자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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