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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의 역사

불교의 역사(37) - 화엄경(5) <현수보살품>의 보리심

by 아미타온 2024. 1. 15.

<불교의 역사(37) - 화엄경(5) - <현수보살품>의 보리심>

 

<공주 마곡사 대광보전 비로자나 부처님>

 

1. <현수보살품> 의 보리심

 

이번 시간에는 화엄경 제8품 <현수보살품>에서

현수 보살님이 설하는 ‘보리심’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현수보살품>에서 현수보살님은 다음과 같이 보리심을 설하고 있습니다.

 

"처음 깨달음을 구하는 보리심을 낸 보살은

꾸준하게 깨달음을 구하여 동요하지 않습니다.

만약 그 보리심의 일념의 공덕을 여래가 설한다 해도

그 일념의 공덕을 설하여 마칠 수가 없습니다.

보살이 깨달음을 구하는 마음인 보리심을 일으킬 때에는

다음과 같은 여러가지 동기가 있습니다.

 

첫째, 보살은 부처님과 그 가르침, 승가공동체의 삼보에 대해

깊고 청정한 믿음을 갖기 때문에 보리심을 일으킵니다.

 

둘째, 보살은 감각에 따르는 욕망이나 재물을 구하지 않고

세간의 명예를 바라지 않으며,

중생의 고뇌를 없게 하여

맹세코 중생을 구하고자 하는 염원 때문에 보리심을 일으킵니다.

 

셋째, 부처님의 바른 진리를 배워서

위없는 깨달음의 마음을 얻고자 생각하고

모든 지혜를 닦기 원하기 때문에 보살은 보리심을 일으킵니다."

<화엄경 제 8품 현수보살품>

 

<봄날의 공주 마곡사 도량>

2. 청정한 믿음

 

<현수보살품>에서는 보살은 어떠한 동기로

보리심을 일으키는지에 대해 설하고 있습니다.

현수보살은 3가지를 이야기합니다.

 

첫째는 불법승 삼보에 대한 깊고 청정한 믿음입니다.

부처님에 대한 믿음은 부처님의 삶에 감동받아

부처님을 공경하는 마음을 내고 자신도

부처님이 걸으신 길을 가고자 하는 마음을 말합니다.

 

불법에 대한 믿음은 부처님의 지혜와 자비의 가르침을 잘 배우고 익혀서

부처님의 가르침에 의지하여 세상을 바라보고 자신을 갈고 닦겠다는 마음입니다.

 

승가에 귀의한다는 것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시대와 현실에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스승과 도반들을 공경하고 소중히 여기며

이들과 함께 그 길을 걸어가겠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깊이 생각해보면 믿음(信)과 보리심은 결코 다른 것이 아닙니다.

불법승 삼보에 대해 깊고 청정한 마음을 가지는 믿음이 곧 보리심입니다.

 

보리심은 믿음이라는 토양 위에서 자라는 나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현수보살품>에서는 믿음의 공덕을 다음과 같이 찬탄하고 있습니다.

 

“믿음은 불도의 근본이요, 모든 공덕의 어머니이다.

모든 선(善)을 증진시키고 모든 의혹을 없애고

애욕의 집착에서 벗어나게 하여

마침내 열반의 세계의 문을 열어 젖힌다.

깨끗한 믿음은 번뇌를 떠났기에 견고하며,

교만을 제거하여 공경의 근본이 된다.

 

믿음은 첫째가는 보배의 창고이며

청정한 손이 되어서 여러 가지 행을 받아들인다.

믿음은 능히 여러 가지 집착을 떠날 수 있고,

심심 미묘한 진리를 깨달을 수 있으며,

모든 선을 이룰 수 있어서 반드시 부처님의 나라에 이르게 할 것이다.

 

믿음이 견고하여 움직이는 일이 없으면

마음과 몸이 함께 밝아지고 모두가 청정하리라.

만약 진실한 불법을 믿는다면

언제나 그것을 듣고자 싫증내는 일이 없으리라.

만약 싫증내는 일이 없으면 마침내 불가사의한 불법을 깨닫게 되리라.”

 

이러한 불법승 삼보에 대한 깊고 청정한 믿음이야말로

보리심을 낳는 큰 동기가 되는 것입니다.

 

<공주 마곡사 대광보전 후불 백의 관세음보살 탱화>

 

3. 자비심과 구도의 열정

 

두번째는 보살은 자신을 윤회의 고통 속에 빠뜨리는

욕망과 집착의 속성을 잘 알아서,

욕망과 집착의 메카니즘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강한 열의를 가진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자신뿐 아니라 욕망과 집착으로 인해

고통받는 다른 중생들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고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주려는 자비심을 가지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이처럼 욕망과 집착에서 벗어나 해탈을 추구하는

강한 열의와 함께 자신뿐 아니라

다른 중생들의 고통에서 벗어나게 하려는

자비심이 동기가 되어 보리심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따라서, 해탈을 향한 추구와 자비심이

보리심을 낳는 또 하나의 동인이라는 점을 잘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세번째는, 부처님의 바른 진리를 배워서

자신도 부처님과 같은 지혜를 얻고자 원하는

강한 구도의 열정과 정진의 마음이 보리심을 낳는 동기가 된다는 것입니다.

 

화엄경 <입법계품>에서 선재동자가 강한 구도의 열정을 갖고

53선지식을 찾아가는 것처럼,

설산 동자가 진리의 한 게송을 얻기 위해

자신의 몸을 던지는 구도열에서 볼 수 있듯이

진리와 향상을 추구하는 배움과 공부에 대한 열정이

또한 보리심을 낳는 동기가 된다는 것입니다.

 

<현수보살품>에서 설하는 3가지 보리심의 길을 잘 새겨서

보살의 보리심을 더욱 크게 키워나가는 우리들이 되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