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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구경

법구경(5) 코삼비 비구 이야기(1)

by 아미타온 2024. 1. 12.

 

<법구경(5) 코삼비 비구 이야기(1)>

 

<충남 예산 예당 저수지>


 
부처님께서  제따와나 수도원에 계시던 어느때,

꼬삼비 비구들의 다툼과 관련하여 게송 6번을 설법하시었다.
 
꼬삼비 지방의 고시따 수도원에는

각기 오백 명의 제자들을 거느린 학식과 덕망이 높은 두 *비구가 있었다.

(*비구: 출가한 남자 스님)


이 두 스승 비구 중 한 비구는 계를 가르치는 율사였고,

다른 한 비구는 경을 가르치는 강사였다.


어느날 강사 비구는 화장실을 사용하고 나오다가 사소한  계율을 범했다.


계율에 따르면 화장실을 사용하고  난 다음에 준비된 물통의 물을 쏟아
변기를 깨끗하게 씻은 다음에 물통을 거꾸로 해놓고 나와야 하는데,
이 비구는 급히 나오다가 그만 완벽하게 뒷처리를 못했던 것이었다.
 
그런데,  마침 공교롭게도 율사 비구가

그 뒤에 바로 화장실을 사용하게 되어 그것을 발견했다.
율사 비구는 강사 비구에게 물었다.


"형제여, 비구께서는 물통에 물을 남겨 놓으셨던가요?"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그것이  계율에 어긋난다는 사실을 모르고 계셨습니까?"


"저는 미처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계율에 저촉되는 일입니다."


"그렇다면 제가 참회를 하겠습니다."


그러자 율사 비구는 말했다.


"이 일은 분명히 계에는 어긋납니다만,

의도적인 행위가 아니었기 때문에 꼭 허물이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율사 비구는 강사 비구에게 계율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해 주었고,

이 일은 없었던 일로 처리되었다.
 
그런데, 자신의 제자들에게 돌아간 율사 비구는 이렇게 말했다.


"저 강사 비구는 계율을 범했다.

그러고도 자기의 허물을 알지 못하고 있었다."

 

이 말을 들은 율사 비구의 제자들은

강사 비구의 제자들을 만나 그들의 스승을 비난했다.


그리고, 이 소식은 강사 비구들의 제자들을  통하여 강사 비구에게도 전해졌다.
이에 강사 비구는 율사 비구를 찾아가 항의했다.


"형제여, 전에는 그 일은 의도적인 행위가 아니므로 허물이 되지 않는다고 하시더니,
이제는 그것을 허물 이라고 하시니 이게 어찌된 일입니까?"
 
이렇게 시작된 다툼은 서로가 서로를

거짓말쟁이로 몰아 붙이게까지 되어 집단적인 사태로 번져갔다,
그런 끝에 마침내 율사 비구는 강사 비구의 허물을 공식적으로 선언해 버렸다.


율사 비구는 판결하기를,
이 허물에 대한 벌로써 모든 비구들은

강사 비구에게 일체의 대화를 걸거나 대답을 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고 하였다.


두 비구 집단의 이런 불화는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급기야는 두 비구를 따르는 재가 신도들에게까지 번져갔다.


그리고 그들을 따라서 배우는 비구들과 재가 신자들까지 두 파로 갈라지고 나자,
이번에는 신자들과 가까운 일반인들까지도 서로 불화하게 되었다.


그뿐만이 아니라 심지어 천인들과 범천들까지도 다툼이 일어나는 지경이 되고 말았다.

 


 
그러던  중 어떤 비구가 부처님께 이같은 정황을 보고 드렸다.
부처님께서는 두 차례나 사람을 보내어 꼬삼비 비구들을 타이르셨다.


"비구들이여, 서로  화합하여라."


그렇지만 부처님께서 받으신 회답은 화합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부처님께서는 탄식해마지 않으셨다.


"비구 상가가 이로써 산산히 부서지게 되겠구나!!"


부처님께서는 직접 꼬삼비에 가시었다.


부처님께서는 양쪽의 비구들을 모두 불러놓고

그들이 화합하지 아니하는 허물을 지적하시었다.


부처님께서는 매월 초하루와 보름날 상가의 사부 대중이 모여서
서로간의 잘잘못을 참회하고 용서하는 거룩한 포살을 직접 행하시면서, 

또 다시 서로간 화목할 것을 권하시었다.

 

그런데도 비구들의 마음은 풀어지지 않았다.
그들은 각기 서로 나뉘어져서 식당과 강당에서

끊임없이 자기들이 옳다고 주장하기를 그치지 않았다.
 
부처님께서는 그 사실을 아시고 말씀하시었다.


"비구들이여, 다툼은 이것으로 충분하구나.

이제 다툼을 그만두어라."


부처님께서는 비구들을 모아 놓고 이렇게 설법하시었다.


"비구들이여, 다툼,논쟁, 불화,의견 충돌 따위는

거룩한 수행자들의 모임인 상가에 있어서 아무런 이익이 없느니라.
화합과 단합의 힘은 참으로 엄청난 것이니,

화합을 하게 되면 작은 메추라기들도 힘쎈 코끼리를 물리치느니라.
비구들이여, 그러니 더 이상 다투지 말고 힘써 화합하라.
다툼이 계속될 때 그 피해는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다투는 그 사람에게로 돌아갈 뿐이니라."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간곡하게  타일렀지만 그래도 그들은 끝내 화합하지 못했다.
부처님께서는 그 때 이런 이야기를 해 주시었다.


"비구들이여, 한때 '브라흐미닷따'라는 왕이

카시 국의 왕으로서 바라나시를 다스리고 있었느니라.
 브라흐마닷따  왕은 꼬살라의 디가띠 왕국을 공격하여 점령했고,
 디가띠 왕은 목숨을 부지하여 도망치기는 하였으나 비참하게 살다가 최후를 맞게 되었느니라.


 이때 디가띠 왕은 죽음 맞이하면서 아들인 디가우 왕자에게
 "너는 절대로 브라흐마닷따 왕에게 원한을  품지 말 것이며 복수하려 하지 말라.
 만일 이런 내 뜻을 저버린다면 너는 내 아들이 아니다." 라고 말했느니라.
 
 그러나, 디가우 왕자는 복수심을 버리지 못했고,
 자기 아버지를 죽인 브라흐마닷따왕에게 복수하기 위해

브라흐마닷따 왕의 시종이 되어 접근했느니라.

 

브라흐마닷따 왕은 자신의 시종인 디가우 왕자를 믿고 잠이 들었는데,
이 기회를 엿보고 드디어 디가우 왕자는 몰래 숨겨 둔 칼을 들고

브라흐마닷따왕을 죽이려 하였느니라.

 

그런데, 그 순간에 디가우 왕자는 자신의 아버지가 죽기 전에

남긴 유언을 기억하며 차마 죽이지 못했고
마침내 칼을 버리고 조용히 앉아 브라흐마닷따 왕이 깨어나기를 기다렸느니라.

 

브라흐마닷따왕이 깨어나자 디가우 왕자는 자신의 실체를 밝히며
자신이 아버지의 원수를 갚을 수가 있었는데도

아버지의 말씀을 생각하며 복수심을 참아냈슴을 말했느니라. 

 

이 이야기를 듣고 감복한 브라흐마닷따왕은

디가우 왕자에게 자신이 빼앗은 나라를 돌려주었고,
디가우 왕자는 마침내 잃었던 나라를 평화롭게 되찾게 되었느니라.

 

그렇게 해서 두 나라 사이에는 그 이후로는 아무런 다툼이 일어나지 않고 

서로간 자기의 주권을 잘 지켜 갈수 있었느니라. 
 
비구들이여, 활과 창을 가지고 권력을 행사하는 왕들도
이같은 인욕과 용서로써 어려움을 견디어 좋은 결과를 얻었거늘 하물며
너희들은 출가 수행자로서 얼마나 더 인욕하고 용서해야 마땅한 일이 아니겠느냐?

 

너희 비구들은 세상사를 다 버리고 계율과 진리를 의지하여 스스로 지혜롭게 되고
사려깊게 되고 인욕과 용서를 닦아서

그 덕으로써 세상을 빛나게 하며 세상에 알려져야 마땅하니라."
 
이렇게까지 부처님이 간절하게 말씀하셨지만 그래도 소용이 없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마침내 이렇게 생각하시었다.

 

 '이제 저들은 여래의 말에도 귀를 기울이지 않는구나.
 여래는 차라리 저들을 떠나 숲속에 들어가 홀로 조용히 지내는 것이 나으리라.'
 
이렇게 생각하신 부처님께서는 어느날 꼬삼비에서 탁발을 마치시고 나서,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으시고 꼬삼비 비구들을 떠나서 

홀로 발라까 마을의 소금 굽는 곳에 도착하시었다

 

거기에서 "바구"라는 이름을 가진 비구를 만나시어,
숲속에 들어가 홀로 조용이 좌선 수행하는 법을 말씀 해주신 다음에

여행을 계속 하시어 동부 대나무 숲에 이르시었다

 

부처님께서는 거기에서 다시 세 젊은이를 만나시어,
여럿이 모여 살아갈 때 얻는 행복을 얻는 방법을 설법하신 다음

"빠릴레이야끼"라는 곳에 도착하시었다.

 

그곳은 아름다운 사라 나무(무우수)가 많은 매우 아늑한 숲이었다.
부처님께서는 이곳에서 숲속에 사는 흰 코끼리의 시중을 받으시며

조용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시게 되었다.
 
한편, 꼬삼비에 사는 재가 신자들은 부처님을 뵈려고 수도원에 갔다가
부처님이 계시지 않는 것을 알고 비구들에게 부처님께서 어디에 가셨는지를 물어 보았다.

 

그때는 비구들도 부처님께서 빠릴레이야까 숲속에 계신다는것을 알고 있었으므로

사실대로 이야기 해 주었다.
그러자 그들이 되물었다
 
"부처님께서는 왜 그 곳에 홀로 계시는 것이옵니까?"

 

비구들이 마지 못해 대답했다.

 

"부처님께서는 우리들을 화합시키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셨지만

우리가 끝내 화합하지 못했기 때문이오."

 

신자들은 그간의 정황을 꼬치꼬치 물은 다음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여기 있는 비구들은 부처님에 의해서 출가한 부처님의 제자들로서 

부처님으로부터 직접 타이르는 말씀을 들었다.
그러나, 그러고서도 그 말씀을 따르지 않고 다툼을 계속했다.
이들의 그런 잘못 때문에 그 화는 우리에게까지 미쳐서

우리마저 부처님을 뵈올수 없게 되고 말았다.
이것은 비구들의 잘못이다.
우리는 이런 비구들에게 음식을 올릴 필요가 없고,

자리를 마련해 줄 필요도 존경심을 표시할 필요도 없다."
 
그래서 그날부터 꼬삼비 신자들은 이 같은 결정을 실행했다.
비구들은  탁발을 나갔다가 거의 음식을 받지 못하고 돌아오게 되었다.
그런 상황은 갈수록 심해져서 마침내는 음식을 전혀 받아오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고,
이런 신자들의 비협조 때문에 비구들은 거의 기아 상태에 빠지고 말았다.
 
그런 힘든 상황이 며칠간 계속되자

두 비구 집단 간에 서로간 화해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그들은 마침내 서로 용서를 빌고 잘못을 고백했다.

 

그런 비구들에 대해서 신자들은,
부처님께 가서 비구들이 용서를 받아와야만 자기들은 비구들을 공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비구들은 부처님 찾아 가려고 했지만,

그때는 우기도 한창이어서 비가 끊임 없이 내리고 있었다.

 

그 때문에 그들은 부처님께 갈수가 없었다.

 


 
그러면  그때 부처님께서는 숲속에서 어떻게 생활 하시었는가?

 

부처님께서는 그 숲속에서 코끼리 한 마리를 만나시게 되었다.
그 코끼리는 코끼리 무리를 벗어나 홀로 숲속을 방황하다가 부처님을 만났는데,
코끼리는 이런 생각으로 무리를 벗어났던 것이었다.

 

'내가 이곳에서 많은 암 코끼리, 숫 코끼리, 새끼 코끼리,

젊은 코끼리와 함께 살아 간다면 여러가지 불편이 있을 것이다
먹는 것, 마시는 것도 아주 나쁜 것밖에는 차지하지 못할 것이다.
나는 이제 이 같은 집단 생활을 벗어나 홀로 살아가고 싶다.'
 
그래서 이 점잖은 코끼리는 무리에서 벗어나

아름다운 살라 나무가 있는 잘 보호된 이 숲에 도착하게 되었다.


그때 마침 부처님께서는 거기에서 기까운 곳에 계시였는데,

코끼리는 부처님을 찾아가 뵈었다.

 

코끼리는 부처님께 다가가 엎드려 인사를 올린 다음 빗자루를 찾았다.
그러나, 빗자루가 눈에 띄지 않았으므로 발로 나무 밑을 고르는 한편, 

힘센 코로 나무 덩쿨 주위를 모두 정리했다.

 

그리고는 나뭇가지를 꺽어서 자리를 잘 쓸어 깨끗이 하여 

부처님으로 하여금 앉으실수 있게 준비해 드렸다.
 
이 영특한 코끼리의 시봉은 이것 뿐만이 아니였다.
코끼리는 코로 물병을 말아 가서 맑은 물을 떠왔고, 또 더운 물까지 만들어 올렸다,

 

코끼리는 어떻게 더운 물을 만들었는가?
코끼리는 나무와 나무를 서로 비벼서 불을 당겼고,
그렇게 해서 불이 일어나면 그 불로 돌멩이를 달구었으며, 그 돌들을  웅덩이에 빠뜨렸다.
그렇게 물이 데워졌다,

 

웅덩이에 물이 적당하게 데워졌으면 부처님께 가서 전해 올린다.
그러면, 부처님께서는 코끼리를 칭찬하시고 나서그 웅덩이 물로 목욕을 하시었다.
그러면 코끼리는 야생의 여러 가지 과일을 준비하여  부처님께 올리었다.
 
부처님에 대한 빨릴레이야까 코끼리의 시봉은 사람의 그것에 비해 손색이 없었다.
부처님께서 마을로 탁발을 가실때가 되면 코끼리는

가사와 발우를 머리 위에 얹어서 부처님의 뒤를 따랐다.
그러다가 부처님께서 마을 가까운 곳에 이르시면 

부처님께서는 빨릴레이야까 코끼리에게 말씀하시었다.

 

"빨릴레이야까야, 너는 더 이상 같이 갈수가 없느니라,

자, 이제 가사와 발우를 다오."
 
그러면 코끼리는 자세를 낮추어 가사와 발우를 부처님의 손에 얹어 드린다.
그리고는 부처님께서 탁발을 마치고 돌아오실 때까지 거기에서 기다리는 것이다.


이윽고 부처님께서 탁발을 마치시고 마을을 벗어나

숲에 도착하시면 코끼리는 앞으로 나아가
부처님의 가사와 발우를 받아서 안전한 장소에 보관했다.


그런 다음 부처님 곁에 남아서 나뭇가지를 흔들어 부채질을 해드리곤 했다.
밤으로는 사나운 짐승들의 접근을 막기 위해 큰나무로 코로감고 주위를 돌면서 밤을 샜다.
그러다가 해가 떠올라 날이 밝아지면 다시금 부처님께서 사용하실 물을 떠다 드리는것이었다.
 
그때 코끼리가 이렇게 부처님을 잘 시봉 하면서

크고 작은 일을 해내는 것을 유심히 지켜보던 원숭이 한 마리가 있었다.
원숭이는 자기도 코끼리처럼 보람 있는 일을 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원숭이는 이리 저리 바쁘게 뛰어 다니면서 벌집 하나를 찾아 냈다.
원숭이는 나뭇 가지로 벌집안에 있는 꿀을 꺼내어 나뭇잎에 담아 부처님께 공양을 올렸다

 

그런데 왠일인지 그 꿀을 잡숫지 않았다.
원숭이는 이상하여 다시 그꿀을 살펴보니 아기 벌이 몇 마리가 있다는 것을 알아내었다.
 그래서 원숭이는 그 부분만 잘라내고 부처님께  바쳤고 부처님께서 맛있게 잡수시었다.


부처님께서 자신이 공양을 올린 꿀을 잡수시는 것을 보고

이리저리 나무사이로 뛰어 다니다가 떨어져 죽고 말았다.


그렇지만 부처님께 지극한 존경심으로 공양을 올린 선업의 결과로 33천에 태어나
거대한 황금 누각에 살면서 수천 명의 선녀를 거느리는 복을 누리게 되었다.


그러는 동안에 부처님께서 빨릴레이야까 코끼리의 시봉을 받으시며
우기 안거를 숲속에서 보내고 계신다는 사실이 세상에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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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의좋은 형제 기념비>

 

1. 승가의 불화와 다툼
 

"아이 싸움이 어른 싸움된다." 는 속담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사소한 분쟁으로 시작되었는데,

나중에는 큰 분쟁으로 걷잡을 수 없이 크게 번진다는 속담입니다.


부처님께서 교단의 분열에 대해 크게 우려하셨던

코삼비 사건의 발단도 처음에는 사소한 것이었습니다.


화장실의 뒷처리에 대한 사소한 문제를 둘러싸고 율사 비구가 강사 비구에게 한 이야기와
자신의 제자에게 가서 한 말이 서로 달라 서로 비난하며 불붙기 시작한 싸움이었습니다. 
 
부부간이나, 직장에서나, 국가간이나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에 사소한 다툼이 없을 수가 없습니다.


이럴 때는 적당한 선에서 서로가 타협하고 양보하거나,
서로의 잘못을 얼른 잊어버리고는 다시 웃고 화합하는 것이 최선의 길입니다.


그러나, 자질구레한 일로 다투는 일이 잦아지고,

그 다툼이 장기화되고 패거리화되고
서로가 서로에게 깊은 적의를 가지게 되며

보기만 해도 징그러운 사람이 되어 버리는 것이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특히, 집안에서 아버지와 어머니가 불화하고,

직장에서 높은 지위의 팀장들이 불화하고 다툰다면
그 집안과 직장과 단체는 콩가루 집안, 콩가루 직장, 콩가루 단체가 되는 것은 금방입니다.
 
코삼비 비구 사건을 자세히 보자면 율사 비구의 잘못이 크지만,
지도적 위치에 있는 두 사람이 적당한 선에서 서로 타협했다면 큰 문제가 없었을 것입니다.


더우기 부처님께서 직접 중재를 하러 오셨고,
브라흐마닷따왕과 디가우 왕자의 예를 드시면서
아버지의 유언을 소중히 간직하며 자신의 분노와 복수를 멈춘 설법을 하셨습니다.


스승이자 아버지같은 부처님이 직접 오셔서

싸움을 그만두라고 간곡히 말씀하시는데도 듣지 않는 것은 무슨 경우인가요?

 

이러한 부처님의 중재 노력에도 싸움을 그치지 않는 고집불통 비구들이
말로는 되지 않음을 아시고 부처님께서는 조용히 혼자서 길을 떠나셨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이 문제를 해결한 사람은 재가자들이었습니다.


부처님의 말씀에도 고집을 굽히지 않았던 이들에게 경종을 울린 이들은 재가자들이었습니다.
코삼비의 재가자들은 시비를 바르게 판단하고 그것을 행동으로 옮겼습니다.


계행을 지키지 않고, 수행에 전념하지도 않으며,

스승에게 공경하지 않는 비구들에게 "공양 거부"로 대응한 것입니다.

 

그들은 보시를 거부했고, 굶게 된 비구들은

그제서야 자신의 잘못을 들여다보았습니다.


재가자의 역할이 단순히 출가자들을 보시하고 돌보는데 그치지 않고,
출가 승가를 외호하는 승가의 양 날개로서 존재하기 위해서는
승가가 청정한 수행집단이 될 수 있도록 비판하고

문제 제기를 해야한다는 것을 코삼비의 재가자들이 보여줍니다.

 

<예산 대흥 동헌 벚꽃>

 

2. 무소의 쁠처럼 혼자서 가라

 

한편, 부처님은 코삼비를 떠나시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 계셨습니다.
집단 수행 모임은 도반들과 함께 하며 개인의 수행의 발전을 도모합니다.
그러나, 도반 의식이 깨지고 서로가 다투는 아수라장이 되어 버린 수행 모임은

개인과 집단의 발전을 다 저해하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홀로 숲 속에서 코끼리의 시봉을 받으며

함께 평화롭게 살아가는 모습은 이와는 대조적입니다.

그래서,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는 가르침이 나온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인도 불교 성지 때 바이샬리에서

"원숭이가 부처님께 꿀을 공양한 곳"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바로 그 바이샬리 근처에서 부처님이 혼자서 조용히 3개월을 보내셨던 것입니다.
 
마치 서로 다투고 싸우며 징그러워진 부부 생활보다는
홀로 즐겁게 사는 독신 생활이 더 빛이 납니다.

 

도반 의식이 깨어지고 서로가 다투고 딴짓만 하는 징그러운 수행집단보다는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청정히 수행하는 수행자의 모습이 더 아름답습니다.


바른 도반 의식을 가지고 서로를 탁마하는 올곧은 수행자 집단이 되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