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유경(48)> 낙타와 장독을 모두 잃은 사람
옛날 어떤 사람이 장독 속에 곡식을 가득 담아 두었습니다.
하루는 그 집의 낙타가 장독에 든 곡식을 먹기 위해
머리를 넣었다가 빼지를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것을 본 주인은 애지중지하던
낙타가 죽을까봐 걱정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 때 그것을 본 한 노인이 그를 안심시켰습니다.
"걱정하지 말아라.
내가 방법을 가르쳐 주겠다.
그러면 반드시 낙타를 구해낼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이 칼로 낙타의 머리를 베어버리면
낙타의 머리는 저절로 나오게 될 것이다."
"낙타의 머리를 베면 죽을 것인데,
어찌하여 칼로 낙타의 머리를 베라고 하십니까?"
"그렇지 않다.
내가 그 비법을 알고 있으니 내 말을 믿어라."
그 사람은 노인의 말만 믿고는
낙타의 머리를 베어버렸습니다.
그 순간 낙타의 목에는 붉은 피가 솟구치고
곡식이 든 장독은 깨어져 버리고 말았습니다.
노인은 그것을 보자 도망을 가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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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바른 선택
사막에 사는 사람들에게 낙타는 생명줄과 같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낙타가 있어야 사막을 건널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집 주인이 자신의 낙타를
그렇게 애지중지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이러한 낙타가 곡식을 넣는 장독에
머리를 넣었다가 빼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여러분이 주인이라면 어떻게 하였을 것 같습니까?
장독에서 낙타의 머리를 빼기 위해 노력하다가
잘 되지 않으면 독을 깨어서라도
소중한 낙타를 구하였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주인은 낙타도 낙타지만,
독도 깨기 싫었나 봅니다.
이 때 한 노인이 나타납니다.
그 노인은 칼로 낙타의 목을 치라고 이야기합니다.
칼로 낙타의 목을 치면
자신이 애지중지하던 낙타가 죽는데도 불구하고
이 어리석은 사람은 노인의 말을 믿고 낙타의 목을 칩니다.
그 결과는 어떻게 되었나요?
낙타와 독을 모두 잃어버리는 결과를 가져 왔습니다.
선택의 순간이 있습니다.
하나를 선택하면 다른 하나는 포기해야 합니다.
그런데, 둘을 다 얻으려고 욕심내다보면
하나도 제대로 못 얻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어느 것이 바른 길이고 유익한 길인지 잘 살펴서
바른 선택을 하는 것이 지혜입니다.
2. 욕심
그런데, 욕심이 눈을 가리면
나쁜 사람의 속임수에 넘어 갑니다.
낙타의 목을 베면
낙타가 죽는것이 진실임에도 불구하고
낙타의 목을 베면 문제가 해결된다는
말도 안 되는 주장에 넘어가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두 개를
다 잃어버리는 최악의 결과를 가져오는 것입니다.
이 이야기는 공부와 수행의 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에 대한 비유라는 생각도 듭니다.
공부나 수행을 할 때 놀고 싶은 욕심,
게으른 마음, 하기 싫은 마음 등등
이렇게 달콤해보이는 유혹과 나태함에 빠지는 상황이
마치 곡식이 든 독에 머리를 박은 낙타처럼 느껴집니다.
그리고, 이렇게 머리가 박혀 궁지에 몰린 낙타에게는
자신을 구할 수 있는 좋은 이야기보다는
결과적으로 자신을 해치는 악한 사람의 말이 귀에 더 잘 들어옵니다.
그래서, 이러한 나쁜 사람의 유혹에 빠지는 순간
끝내 낙타와 독을 모두 다 잃어버리는
최악의 결과가 나오는 것입니다.
공부와 수행의 결과는
그냥 오는 것이 아닙니다.
게으름과 욕망의 유혹을 참는
인내와 정진의 과정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자신을 바른 길로
인도할 훌륭한 스승의 가르침이 있어야 합니다.
낙타가 독에 머리가 박히는 것처럼
나쁜 욕망과 게으름에 빠져 궁지에 몰리지 않아야 하며,
훌륭한 스승의 가르침과 인도로서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빠져나올 수 있어야 합니다.
게으름과 나쁜 유혹에 빠져
사악한 사람의 말만 믿고 함부로 행동하다가는
끝내 낙타와 독을 한꺼번에 잃어버리는
과오를 범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야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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