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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불교 사찰 기행

일본 불교 사찰 기행(10) - 일본 밀교(진언종) 도량, 교토 도지(동사)

by 아미타온 2024. 3. 9.

<일본 불교 사찰 기행(10) - 일본 밀교(진언종) 근본 도량, 교토 도지(東寺)>

 

<봄날의 도지 오중탑>

1. 도지와 쿠카이 스님

 

일본 불교에서 우리나라 원효 대사처럼

대중의 사랑을 받는 스님이 있습니다.

 

바로 홍법(洪法)대사 쿠카이(空海)스님입니다.

 

쿠카이 스님은 중국 당나라 때 장안의 밀교 도량인

청룡사에서 혜과 스님에게 밀교를 전수받아

일본에 널리 전파한 스님으로 일본 밀교인 진언종의 개조입니다.

 

<금강저를 들고 계신 쿠카이 스님>

 

오늘날도 쿠카이 스님이 태어난 시코쿠 섬의

88 사찰을 순례하는 일본의 대표적인 순례인

'오헨로 순례'가 바로 쿠카이 스님에 대한 공경심 속에 전승되고 있습니다.

 

밀교(密敎)는 '비밀의 불교'와

'신비한 불교'라는 2가지 뜻이 있습니다.

 

쿠카이 스님으로부터 전해진

비밀스럽고 신비로운 밀교의 신앙과 행법은

일본인들의 종교적 감성에 강하게 어필되었니다.

 

그래서, 일본 불교는 종파를 불문하고

쿠카이 스님의 밀교적 신앙과 행법이 남아 있습니다. 

 

<오중탑>

 

2. 도지의 창건과 밀교 근본 도량

 

교토 역 남쪽에 '동사(東寺)'라는 절이 있습니다.

일본 말로는 '도지'라고 불립니다.

 

도지(東寺) 는 나라에서 교토로 일본 수도를 옮긴 후

최초로 세워진 도량입니다.

 

도지는 교토 천도와 더불어

국책 사업으로 조성된 절입니다.

당시 일본 천황은 기존 수도 나라의 불교와 귀족 세력의 힘이 강대하여
불교 세력과 귀족 세력을 약화시키기 위해 이 곳 교토로 수도를 옮겼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수도 교토에는 국책 사업으로

'동사(東寺)'와 '서사(西寺)'의 두 절만 도성 내에 세우게 했다고 합니다.

 

<도지 강당과 금당>


그리고, 동사(東寺)인 도지를

기존 불교 세력에게 준 것이 아니라,
중국에서 새로운 불교인 밀교를 들여온 신흥 불교 세력인
쿠카이 스님에게 줌으로서 새 부대에 새 술을 담게 했습니다.

 

당나라에서 유학하고 돌아온 쿠카이 스님의 밀교는

당시 일본 천황과 귀족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고,

천황의 전폭적인 후원 속에 쿠카이 스님은 도지의 주지가 되었던 것입니다.

 

<오중탑>

 

그래서, 도지를 일본 밀교(진언종)의 총본산으로 삼아

많은 사람들에게 밀교 신앙과 행법을 널리 전파했습니다. 


후일 홍수와 지진으로 교토 서쪽이 몰락하면서 

서사 (西寺) 는 폐사가 되었고, 도지(東寺) 남게 되었습니다.

 

<도지의 정문인 남대문>

 

3. 도지 금당과 약사 여래 부처님

 

도지의 정문은 남대문입니다.

남대문에 들어서면 웅장한 도지 도량이 펼쳐집니다.

 

도지는 '불탑 - 금당 - 강당' 으로 이어지는 2탑 1금당 양식입니다.

 

<도지 금당>

 

남대문으로 들어가면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이 웅장한 금당입니다.

 

참 크고 멋지고 안정적인 건물입니다.

금당 안에는 약사 여래 부처님과

협시 보살인 일광 보살, 월광 보살님을 모시고 있습니다.

 

<도지 금당 약사여래 부처님과 일광, 월광 보살님>

 

금당에 모셔진 약사 여래 부처님은 살아계신듯

엄정한 모습으로 중생들을 굽어 보고 계십니다.

 

중생들을 병고에서 벗어나게 하고,

해탈을 향해 나아가게 하는 약사여래 부처님입니다.

 

<도지 약사 여래 부처님 상호>

 

금당에서 약사 여래 부처님을 바라보며

약사 여래 부처님이 주시는 좋은 기운을 받으면 참 좋습니다.

 

세속의 잡스러운 번뇌가 사라지고 맑고 성스러운 마음이 자리잡습니다.
맑고 성스러운 마음 세계를 느껴볼 수 있는 기운 좋은 곳이 도지 금당입니다.

 

4. 도지 강당과 입체 만다라

 

<도지 강당>

 

금당 뒤에는 강당이 있습니다.

 

강당은 독특하게 21구의 많은 불보살님을 모시고 있습니다.

 

<입체 만다라의 배치>

 

밀교 교학에 입각하여 5대 부처님와 5대 보살과 5대 명왕과 함께

사천왕, 범천, 제석천의 6분의 천신해서 총 21구의 불보살님을 모시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이 21구의 부처님을 '입체 만다라'라고 부릅니다.

 

여래(불)부, 보살부, 명왕부, 천왕부 의

불보살님과 명왕과 천왕의 세계를

한 공간에 입체적으로 만다라로 구현했다는 뜻입니다.

 

<입체 만다라 중 5불부>

 

밀교의 비밀에는 2가지 비밀이 있습니다.

 

하나는 '불보살님의 세계'에 대한 비밀이고,

다른 하나는 '중생의 세계'에 대한 비밀입니다.

 

이 비밀의 세계에 들어가기 위해

만다라를 그리고, 수인을 맺고, 진언을 외웁니다.

 

쿠카이 스님은

불보살님의 세계에 대한 비밀과 신비를

도지 강당에서 입체 만다라로 표현했습니다.

 

<도지 강당 입체 만다라 불보살님>

 

5대 부처와 5대 보살과 5대 명왕으로

불계, 보살계, 명왕계로 구획하여 나타내었습니다.

 

그리고, 6대 천왕들이 법계를 수호하는 것을

밀교 이론에 기초해 입체 만다라로 표현한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쿠카이 스님은

천재적인 발상과 표현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불보살님의 세계가 우주 법계를 장엄한다는 것은

대승 불교를 배운 사람이라면 다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 공간에 불보살님의 세계를 입체 만다라로

펼쳐놓아 구현한 발상은 정말 천재적입니다.

 

<악한 중생들을 절복시키는 무서운 5대 명왕부>

 

특히, 자비로서 중생들을 섭수하는 보살부와

위신력으로 중생들을 절복하는 명왕부를

나누어 놓은 것도 천재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중생을 구제하는 방편을 '당근과 채찍'으로

현실적으로 판단한 천재성입니다.

 

우주 법계에 가득한 불보살님의 세계의 비밀을

입체 만다라로 쉽게 구현하고 표현한 자체가 다시 봐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강당의 불보살님>

5. 밀교의 비밀

 

밀교는 자신이 믿는 불보살님과 합일하는 의식인 가지(加持) 기도를 통해

불보살님의 세계와 소통하며 그 힘과 능력을 가피받는 비밀스런 행법과 기도를 합니다.

 

도지 강당에서는 입체 만다라의

불보살님과 명왕님과 천왕님이 주시는

좋은 기운을 받고 소통하면 참 좋다고 생각합니다.

 

도지 강당에 차분히 있으면서 그 기운을 잘 섭취하시기 바랍니다.

 

<5대불>

 

밀교의 가르침에 의하면

우리 중생은 선하고 악하고를 떠나서

불보살님의 세계인 법계(法界) 속에 있고,

그 법계 바깥으로 벗어난 적이 없다는 비밀이 있습니다.

 

만다라의 세계는 우리 중생이 불보살님의 세계 안에 있다는

또 하나의 비밀(진실)을 깨닫게 해 줍니다.

 

<대일 여래 부처님>

 

6. 대일 여래 부처님

 

밀교의 본존 부처님은 대일(大日) 여래입니다.

 

큰 태양과도 같은 광명의 부처님인

비로자나 부처님을 일본에서는 '대일 여래' 라고 부릅니다.

 

대일여래는 지권인의 손 모양을 하고 계십니다.

 

왼손을 오른손이 감싸고 있는 지권인의 수인은

중생을 부처님이 감싸서 하나가 되는 형상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 중생이 부처님의 법계에서 벗어난 적이 없다는

비밀스러운 진실을 나타내 주는 수인인 것입니다.

 

도지 강당의 거대한 대일여래 부처님은 눈동자가 그렁그렁

중생들에 대한 깊은 사랑과 연민으로 가득차 있는 듯 느껴집니다.

 

대일 여래 부처님의 그렁그렁 사랑과 연민에 가득한 눈을 바라보면서

내가 부처님의 사랑과 연민의 품 속을 벗어난 적이 없다는 진실을 느껴봅니다. 

 

<오중탑>

7. 오중탑

 

강당을 참배한 뒤 오중탑으로 향합니다.

 

원래 도지에는 동서 두 개의 불탑이 있었다고 하는데,

현재는 하나만 남아 있습니다.

 

도지의 오중탑은 교토에서 제일 큰 목탑입니다.

상륜부까지의 높이가 무려 54m에 이릅니다.

 

<오중탑 내부에 모셔진 불보살님>

 

불탑 내부를 특별 공개하는 기간에 가보면

불탑 내부를 관람할수 있습니다.

 

불탑 내부에는 사방으로 부처님이 모셔져 있습니다.

 

동서남북 어디서나 부처님의 가피 속에 있다는

밀교의 비밀을 불탑이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봄날의 도지>

 

오중탑과 정원, 연못이 있는 곳이 바로 포토존입니다.

 

특히, 봄날 꽃이 피어날 때 참 아름답습니다.

 

<도지 오중탑>

 

입체 만다라 불보살님을 비롯해서

일본 밀교의 비밀과 신비를

잘 느낄 수 있는 도량이 도지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