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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구경

법구경(34) 여자로 변한 소레이야 비구 이야기(1)

by 아미타온 2024. 3. 15.

<법구경(34)  여자로 변한 소레이야 비구 이야기(1)>

 

<국립중앙박물관 - 인도 스투파 특별전>

 


부처님께서 기원정사에 계시던 어느 때,

두 아들의 어머니이면서 동시에 다른 두 아들의 아버지이기도 했던
소레이야 비구와 관련하여 게송 43번을 설법하시었다.

은행가의 아들 소레이야는 친한 친구들과 함께

수레를 타고 교외로 목욕을 나갔다가
마하깟짜야나 비구가 탁발을 하려고 시내로 들어오는 것을 보았다.


그는 그때 이상하게도 

‘아!! 저 비구가 나의 아내가 된다면! 또는,
내 아내가 저 비구처럼 희고 곱게 광명으로 빛나는 살결을 갖고 있다면~’

라고 생각이 드는 것이었다.

그의 이와 같은 생각은 매우 강렬했는데,

이상하게도 그 순간 그는 여자로 바뀌어가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는 소스라치게 놀라 수레에서 뛰어내렸다.

 

그런데, 그의 친구들과 수레를 모는 사람은 그가 뛰어내리는 것을 몰랐다.

그는 수레에서 뛰어내려 혼자서

“도대체 이 무슨 꼴인가!” 하고 외치며 숲 속을 해매고 돌아다녔다.


그러는 사이에 그는 완전히 여자로 바뀌어 버렸다.

여인이 된 그는 장사꾼을 따라 탁까실라로 향하는 수레를 탔다.

한편, 소레이야의 친구들은 소레이야가 갑자기 없어진 것을 알고

이곳 저곳을 찾아 해매다가 끝내 찾지 못하고 집으로 되돌아가게 되었다.

 

소레이야의 가족들은 친구들에게 소레이야 행방을 물었고,
친구들은 그가 목욕을 하고 집으로 돌아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대답했다.

 

이렇게 자식을 잃은 소레이야의 부모는 큰 슬픔에 빠졌으며,

장례식까지 성대하게 마쳤다.

 

<국립중앙박물관 - 인도 스투파 특별전>


그러는 동안에 여자가 된 소레이야는

장사꾼들과 함께 탁까실라에 도착했다.

 

소레이야는 아주 어여쁜 용모였기 때문에

함께 간 장사꾼들은 그녀를 그곳 은행가의 아들에게 소개시켰다.

 

그 결과 은행가의 아들의 마음에 들어 결국 그와 결혼했다.
탁까실라의 은행가의 아들과 결혼한 그녀는 임신을 하여 아들을 낳았다.
그리고, 첫아들이 자라서 걸어 다닐 정도가 되었을 때 둘째 아들을 낳았다.


그래서, 그녀는 두 아들을 두게 되었는데,
사왓티에는 그가 은행가의 아들일 때 낳은 두 아들이 있었으므로,
결국 네 아들의 어버이가 된 셈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소레이야와 과거에 친구였던 사람이 장사를 하려고

오백 채의 수레에 짐을 잔뜩 싣고 탁까실라 지방으로 왔다.

 

이때 소레이야는 자기 집 2층 창가에 앉아 길거리를 내려다보고 있었는데, 

곧 자기의 옛 친구를 알아보았다.
그래서 그녀는 그를 집안에 불러들여 친절하게 대접했다.

 

소레이야의 옛 친구는 자기가 잘 알지도 못하는

마나님으로부터 후대를 받고 의아해 했다.
 
그는 말했다.

 

“주인 마님!

마님은 저를 본 일도 없으신데 아주 친절하게 대해 주시는군요.”

 

“아니오, 나는 당신이 누구인지 잘 알고 있소.

당신은 사왓티에서 오신 게 아닙니까?”

 

“그렇습니다만.”

 

“그러면 묻겠소이다만, 아무 아무 은행가를 아시지요?”

 

“잘 알고 있습니다.”

 

“어떻습니까?

그분의 가족들은 모두 편안하신가요?”

 

“예. 모두들 편안하십니다.

그런데, 마님께서는 어떻게 그분들을 아십니까?”

 

“잘 알 일이 있지요.

그런데, 그 은행가에게는 아들이 있었지요?”

소레이야의 친구는 말했다.

 

“마님, 그분의 아들에 대해서라면 말도 꺼내지 말아 주십시오.
그는 어느 날 친구들과 함께 목욕을 하러 가다가 갑자기 행방불명이 됐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사방으로 그를 찾아보았지만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 친구의 부모님은 큰 슬픔에 빠졌고, 결국 장례식까지 치렀습니다.”

여인이 된 소레이야가 말했다.


“내가 바로 그 소레리야라네.”

 

“뭐라구요?”

 

소레이야의 친구는 매우 당황하여

 

“지금 뭐라고 하셨습니까?

저리 가십시오!

마님은 지금 제 정신이 아닙니다!
나는 소레이야의 친구였습니다.

맹세코 그는 남자였지 여자가 아니었습니다.”

 

“그건 그렇네만, 어찌 됐든 내가 바로 소레이야라네.”

 

“정 그렇게 우기신다면 묻겠습니다만,
그때 남자였던 사람이 지금은 여자가 된

이 불가사의한 사실을 어떻게 설명하시겠습니까?”

“잘 기억해 보게나.

그때 자네는 탁발을 나가시는 마하 깟짜야나 비구를 보았던 게 생각나나?”


“예, 저도 그때 그분을 보았던 기억이 납니다”

 

“그렇군, 바로 그때 소레이야였던 나는

이상하게도 그분이 나의 아내였으면,
또는 내 아내가 저 분과 같이

고운 피부를 가진 여자였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네.
그리고, 그 순간 나는 남자에서 여자로 바뀌기 시작했던 걸세.
그래서 당황하여 누구에게도 이 괴이한 사실을 말하지 못하고

수레에서 뛰어 내렸던 거야."

 

<국립중앙박물관 - 인도 스투파 특별전>



소레이야는 친구에게 자기의 기구한 이야기를 다 털어놓았다.
이야기를 다 듣고 난 친구는 그에게 말했다.


“그렇다며 자네는 큰 실수를 했네.
왜 그때 내게 그 말을 해주지 않았나?
자네는 마땅히 마하깟짜야나 비구님께 용서를 구했어야 마땅했네.”
 
“이제라도 늦지 않겠지.

그 비구님이 어디 계시는지 알고 있나?”

 

“마침 이 도시 근처에 계신다고 들었네만.”

 

“그분이 내 초청에 응해 주실까?

나는 그분께 공양을 올리고 싶네.”

 

“그렇다면 어서 준비하도록 하게나.
내가 자네와 함께 테라님께 가서

자네를 용서해 주십사고 청해 볼 테니까.”

그래서 소레이야는 옛 친구와 함께

마하깟짜야나 비구가 머무는 수도원으로 갔다.


그들은 마하깟짜야나 비구에게 인사를 올리고
“비구님, 내일 저희 집에 오셔서 공양을 받아 주십시오.” 하고 청했다.

 

그러자 마하짯짜야나 비구는 소레이야의 친구에게 물었다.

 

“당신은 이 도시를 찾아온 다른 지역에 사는 상인이 아닙니까?”

 

“테라님! 그런 문제는 제발 묻지 말아 주시기 바랍니다. 

다만 내일 아침 공양만 받아주십시오.”

그러자 마하짯짜야나 비구는 공양 초청을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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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 인도 스투파 특별전>


1. 불교판 시크릿 가든

 

아주 재미있는 이야기입니다.

 

예전에 현빈, 하지원 주연의

'시크릿 가든'이라는 드라마가 있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마치 불교판 '시크릿 가든' 같은 판타지 이야기입니다.


'시크릿 가든'에서 김주원과 길라임이 몸이 바뀌어 남녀가 바뀌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소레이야는 한 장로 비구가

탁발 나오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끌려서
저 비구가 나의 아내가 되거나,

내 아내가 저 비구같이 흰 피부를 가졌으면 하는 생각을 품었습니다.


그 마음을 품은 업의 과보로 남자의 몸에서

여자의 몸으로 바뀌는 일이 발생한 것입니다.

그래서, 이전에 사왓티의 은행가의 아들이었을 때

결혼하여 두 아들이 있던 소레이야는
여자의 몸으로 바뀐 다음 다시 결혼을 하여 두 아들을 두게 되었습니다.


즉, 두 아들의 아버지이면서 두 아들의 어머니가 되는

아주 기구한 사연의 주인공이 된 것입니다.


불교 경전에 이렇게 남녀의 몸이 바뀌는 설정이 있다는 자체가

참 흥미로운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시크릿 가든>에서 김주원과 길라임은 서로의 몸으로 돌아오기 위해
갖은 시도를 하다가 결국 비를 맞으면 다시 자신의 몸으로 바뀌었습니다.


소레이야는 장로 비구에게 흑심을 품었던 일 때문에

자신이 남자의 몸에서 여자의 몸으로 바뀌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그 장로 비구에게 참회를 하기 위해 찾아갔는데,

불교판 '시크릿 가든"의 전개가 어떻게 전개될까요?

 

흥미진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