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구경(35) 여자로 변한 소레이야 비구 이야기(2)>
(1편에 이어서)
곧 소레이야의 집에서는 많은 음식이 준비되었고,
다음날에 되어 마하 깟짜야나 비구는 아침에 소레이야의 집에 도착했습니다.
은행가의 아들(소레이야의 남편)은
준비된 장소에 마하 깟짜야나 비구를 안내하고 각종 진귀한 음식을 대접했다.
그렇게 대접이 끝나고 나서 소레이야 옛 친구는 소레이야를 데리고 나와
마하 깟짜야나 비구에게 정중하게 인사를 올리게 한 뒤 말했다.
“비구님, 제 벗의 허물을 널리 용서하여 주십시오.”
“그게 무슨 말씀이시오?”
"비구님, 이 여인은 과거에 저와 아주 친했던 남자 친구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 비구님을 뵙고 이러 저러한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그러자마자 여자로 바뀌고 말았습니다.
제발 이 불쌍한 사람을 용서해 주십시오.”
이에 비구가 말했다.
“그랬군요. 어서 일어나시오.
나는 그대를 용서하오.”
테라가 이렇게 용서를 선언하자,
소레이야의 몸은 곧 남자로 회복되었다.
그렇게 소레이야가 다시 남자로 바뀌자
탁까실라 은행가의 아들이자 소레이야의 남편은 그에게 말했다.
“착한 친구여,
당신은 전에 두 아들의 어머니였고, 나는 두 아들의 아버지였소.
당신이 여자였을 때나 지금 남자가 되어서나
당신이 그들의 어버이인 것은 변함이 없소.
그러니 나와 함께 이 집에서 살아갑시다.”
그러나 소레이야는 고개를 저었다.
“친구여, 나는 한 생을 살아가면서
몸이 바뀌는 업 때문에 두 성(性)을 거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남자였고, 다음에는 여자였다가, 이제는 다시 남자가 된 것입니다.
처음에 나는 두 아들의 아버지였고, 다음에 나는 두 아들의 어머니였습니다.
착한 친구여, 당신은 그 같은 우여곡절을 겪은 나에게 그런 말씀은 말아주십시오.
나는 이제 다시는 가정 생활을 하고 싶지 않습니다.
나는 저 비구님을 따라 출가하고 싶습니다.
여기 두 아들은 당신이 잘 키워 주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말하고 나서 소레이야는
두 아들에게 입을 맞추고 꼭 끌어 안아 주었다.
그는 두 아들을 아이의 아버지에게 넘겨주고
마하 깟짜야나 비구에게 출가하여 스님이 되었다.
마하 깟짜야나 테라는
소레이야를 비구로 만들어 사왓티로 떠났는데,
사왓티에서 그는 소레이야 비구라고 불렸다.
사왓티 성 내에 소레이야 비구의 이야기가 알려지자
많은 사람들은 놀랍고 신기하게 생각하여 그에게 묻곤 하였다.
“비구님, 비구님에 대해 들리는 이런저런 이야기가 사실입니까?”
“그렇습니다.”
“아니, 그렇다면 테라님이 처음에는 두 아들의 아버지였고,
나중에는 다른 두 아들의 어머니였었다는 게 사실이군요.
그러면 한 가지 궁금한 게 있습니다.
그 중 어느 쪽의 아들에게 더 애정이 느껴지던가요?”
“두 쪽 다 애정이 가지만,
굳이 구분한다면 어머니였을 적의 아들에게 더 애정이 갑니다.”
방문객들은 연방 이런 질문을 해댔고,
소레이야 비구는 항상 어머니였을 적의 아들에게 더 애정이 간다고 대답했다.
그러는 중에 소레이야 비구는 수행이 깊어져 갔다.
그는 대중의 관심의 표적에서 벗어나 조용하게 혼자 있고 싶어졌다.
그는 혼자 앉아 있으면서, 또는 서 있거나 누워 있거나 간에,
자기에게서 일어나는 모든 감정과 생각들이 어
떻게 일어나며 또 사라지는지를 예의 주시했다.
그 결과 그는 선정의 결과를 성취했고, 마침내 아라한이 될 수 있었다.
그런 다음부터 사람들의 질문에 대한 그의 답변은 전과 달라졌다.
이제 그는 어느 쪽의 아들에게 더 애정이 가느냐는 질문을 받게 되면
“나는 어느 쪽의 아들에게도 애정이 가지 않습니다.” 라고 대답하는 것이었다.
그런 소레이야 비구의 변화를 알게 된 비구들이
부처님께 이런 사실을 말씀드렸다.
“부처님, 소레이야 비구는 진실을 말하지 않습니다.
그는 전에는 항상 ‘나는 어머니였을 적에 갖게 된
두 아들에 대해서 더 많은 애정을 느낀다.’고 말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와서는 ‘어느 쪽의 아들에게도 애정을 느끼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비구들이여!
나의 아들 소레이야는 결코 헛된 말을 하고 있지 않느니라.
그의 마음이 바른 길에 들어서게 되자 그는 진실을 보고 진실을 말하게 된 것이니라.
마음을 바르게 인도하는 진리를 깨달은 수행자는
모든 생명에게 두루 애정을 베풀어 주게 되는 법이며,
이런 참된 애정은 결코 한 두 사람의 아버지나 어머니의 범주를 넘어서느니라.
그리하여 그는 몇 사람의 어버이에서, 이제는 많은 중생의 어버이가 된 것이니.
그가 전의 자녀들에게 유별난 애정을 느끼지 않게 된 것은 실로 당연하니라.”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다음 게송을 읊으시었다.
어머니도 아버지도
다른 친척도 할 수 없네.
바르게 인도된 마음만이
그를 향상시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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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세속적 삶에 대한 염증
불교판 "시크릿 가든"에서 소레이야는
자신이 혹심을 품었던 장로 비구에게 잘못을 참회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참회를 장로 비구가 받아주는 것으로
여자의 몸에서 다시금 본래의 남자 몸으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다시 남자의 몸으로 돌아온 소레이야는 수행자의 삶을 선택합니다.
남자의 몸에서 여자의 몸으로 바뀌면서 느꼈던 성 정체성의 혼란,
두 아이의 아버지이면서 동시에 두 아이의 어머니가 된
자신의 기구한 운명에 대한 고통으로
소레이야는 세속적 삶에서 고(苦)의 진리를 절감했습니다.
그래서, 자식이 있슴에도 불구하고
본래 자신의 남자 몸으로 돌아온 후에 수행자의 길을 가겠다고 선언합니다.
세속적 복락에 염증을 느끼기 전에는
세속적 행복의 노선에서 불법의 진리의 노선으로
방향 전환을 하기가 힘듭니다.
고(苦)에 대한 자각을 통해
세속적 복락을 갈애하고 집착하는 삶에서
방향 전환의 마인드가 되기 전에는 불법의 진리를 구하는
수행자의 삶을 살기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자신이 아버지였을 때의 두 아들과
어머니였을 때 두 아들 중에 어느 쪽이 더 사랑스럽느냐는 사람들의 질문에
비구가 된 소레이야는 솔직히 어머니였을 때 두 아들이 더 사랑스럽다고 대답합니다.
자신의 배 속에서 자식을 낳아서
진자리 마른자리 갈아누이며 자식을 키운 어머니였을 때가
아버지였을 때보다 자식에 대한 애착이 더 강하다는 것인데 솔직한 답변이라고 생각합니다.
<부모은중경>에서 부모 중에서
어머니 은혜에 대한 감사함을 절절히 이야기하는 것도
어머니의 수고로움이 아버지에 비해서 훨씬 크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남녀의 몸이 바뀐 인연 때문에 대중들의 관심의 대상이었던 소레이야 비구는
조용한 곳에서 혼자 수행하며 감정과 마음의 변화에 대해 깊이 통찰하였습니다.
2. 세속적 행복에서 불법의 진리의 길로
한 장로 비구에 대해 혹심을 품어 남자의 몸에서 여자의 몸으로 변화했고,
자신의 잘못에 대한 참회를 통해 여자의 몸에서 다시 남자의 몸으로 변화했던
이러한 우여곡절의 인생을 겪었던 소레이야는 자신이 갈애하고 집착하는 마음이
참으로 무상하다는 것을 통찰하고 갈애와 집착에서 벗어난 아라한과를 증득할 수 있었습니다.
몸이 바뀌는 과정을 통해 서로에 대한 사랑이 더욱 깊어지고
죽음을 앞둔 길라임 대신 자신의 몸을 바꾸어 대신 죽으려 했던
<시크릿 가든>의 김주원은 몸이 바뀌는 것을 방편으로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영원한 사랑을 추구하는 감동을 주었습니다.
그런데, <시크릿 가든>과는 또다른 잔잔한 감동을 주는
법구경판 <시크릿 가든> 이야기가 소레이야 비구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아라한 과를 이룬 다음 소레이야 비구는
이제 두 쪽의 자식들에 대해서도 애정을 갖지 않는다고 대답하였습니다.
이것은 아라한 과에 이른 소레이야 비구가
더 이상 어떤 대상에 의존적이고 애착하는 편벽된 사랑을
초월하는 마음 상태가 되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마지막 부처님이 읊으신 게송은
이러한 소레이아 비구의 인생을 알아야
이해할 수 있는 게송이라고 생각합니다.
바른 견해에 입각하여
바르게 인도된 마음만이
자신을 향상시킨다는 게송을 마음 깊이 잘 새겨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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