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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경

금강경(25) 제8 의법출생분(依法出生分) 2 - 무주상보시

by 아미타온 2024. 3. 18.

< 금강경(25) 제8 의법출생분(依法出生分) 2 - 무주상보시  >

 

<양주 회암사지>

 

수보리가 사뢰었다.

"정말 많습니다. 세존이시여!

왜냐하면 여래께서 말씀하시는 복덕은

복덕의 본성을 지니지 않기 때문이옵니다.

그러한 까닭에 여래께서는 복덕이 많다고 말씀하시는 것이옵니다."

 

<양주 회암사지>

 

1. 공덕

 

먼저 수보리 존자는 칠보 보시의 공덕에 대해 긍정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위대한 사업가가 있어 큰 사업을 벌리고,

그 사업을 통해 수많은 사람들을 먹여 살린다고 합시다.

 

그 돈이 돌고 도는 가운데서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보는 것은 당연할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수많은 칠보를 보시하는 사람들로 인해

그 칠보를 필요한 하는 사람들이 많은 유익과 도움을 받을 것입니다.

 

칠보가 아니라, 작은 물건을 보시했더라도

그 보시의 공덕은 분명 있는 것입니다. 

 

즉, 상에 집착하지 말고 무위법으로 살라고 해서

아무 것도 행하지 않고 살라는 것이 아닙니다.

 

보시를 행하며 살아야 합니다.

 

작은 보시이든 큰 보시이든

보시의 공덕과 유익은 분명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큰 보시 공덕의 전제로 수보리 존자가 제시한 것은

보시 공덕(복덕)의 진정한 본성은

보시 공덕(복덕)으로 인식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복덕을 복덕으로 생각하지 않을 때만

복덕이라는 실체성을 부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양주 회암사지>

 

2. 수닷타 장자

 

부처님 당시에 기원정사를 보시한 수닷타 장자가 있었습니다.

 

수보리 존자의 삼촌인데,

마가다국과의 무역을 통해서 사위국 제일의 부자가 된 분입니다.

 

성경에는 "부자가 천국에 들어가기는

낙타가 바늘귀를 통과하는 것만큼 어렵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부자는 세속적 향락과 이익을 위해 재산을 모으고

쌓아두려는 욕구가 일반 사람들보다 훨씬 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재산 축적을 위해서는 물불 안 가리고 욕심 부리고,

때로는 잔혹하고 부정을 저지르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부자가 세속적 욕망과 이익과 향락에 빠져 있는 한

마음을 진리에 두기 힘들므로 천국에 가기가 힘든 것입니다.

 

그래서, <성경>에서 예수님은

"너희를 위하여 곳간에 재물을 땅에 쌓아두지 말고

하늘에 쌓아두라"고 하셨다고 생각합니다.

 

이처럼 부자가 천국가기 어렵다고 <성경>에서 말하지만,

수닷타 장자는 댓가를 바라지 않는 청정한 마음으로 보시를 하는 부자였습니다.

 

고독하고 어려운 사람에게 즐겨 보시를 행했다고 해서

수닷타 장자의 별명은 "급고독장자(給孤獨長者)"입니다.

 

마가다국에 장사를 하러 갔다가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감화되어

부처님께서 자신이 사는 사위국에 오셔서 법을 설해 주시기를 간절히 청했습니다.

 

그리고, 사위국으로 돌아가 부처님께 수행터로서

최고의 장소를 물색하기 위해 여러 곳을 찾아 다녔습니다.

 

그 중에서 왕의 아들인 기타 태자의 숲이 너무 마음에 들었습니다.

돈이 얼마나 들더라도 기타 태자 숲을 부처님께 보시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기타 태자의 무리한 부탁에도 불구하고

숲 전체를 금화를 깔고도 아까와 하는 마음없이

정성을 다해 환희스러운 마음으로 기원정사를 부처님께 보시했습니다.

 

<양주 회암사지>

 

3. 무주상 보시

 

많은 사람들이 보시를 합니다.

 

어떤 이는 명리를 위해서 보시하고

어떤 이는 천상에 태어나려고 보시합니다.

 

그런데, 수보리 존자는 당신의 보시에 대해

어떠한 자랑이나 공덕을 탐하는 마음이 없이

환희스러운 마음으로 보시를 했던 것입니다.

 

이러한 수닷타 장자의 청정한 보시로 이루어진 기원정사였습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가장 오랜 기간을 머무셨고

기원정사를 통해 수많은 사람들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게 되었습니다.

 

수닷타 장자의 보시를 통해

수많은 사람들이 불법에 귀의한 인연 공덕을 짓게 되었으니

그 보시 공덕은 그 복덕이 한량 없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수닷타 장자의 마음 세계가

바로 복덕을 복덕으로 생각하지 않는 보시라는 생각이 듭니다.

 

오롯이 부처님에 대한 공경의 마음으로

그 어떤 댓가나 집착 없이 순수한 마음으로 보시했다고 생각합니다.

 

수닷타 장자의 보시의 마음 자세는 오롯이

보시에 정성을 다하고 보시 속에서 환희로움이 있는 것입니다.

 

보시를 하면서 오롯이 정성을 다하고

보시 후에 환희로움이 발해지는 마음이 진정한 복덕이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