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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경

금강경(31) 제10분 장엄정토분(藏嚴淨土分) 1 -연등불

by 아미타온 2024. 4. 11.

<금강경(31) 제10분 장엄정토분(藏嚴淨土分) 1 -연등불>

 

<문경 대승사 대웅보전 목각탱>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물으셨다.

"그 옛날 여래가 연등불(燃燈佛)의 가르침을 받았을 때,

얻은 것이 있느냐?"

  수보리가 대답했다.

"없습니다. 세존이시여!

그 옛날 여래께서 연등불의 가르침을 받았을 때,

아무 것도 얻은 것이 없습니다."

"어떻게 생각하느냐, 수보리야!

보살이 불국토를 고요하고 아름답게 하느냐?"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왜냐하면 불국토를 고요하고 아름답게 하는 것은

사실 불국토를 고요하고 아름답게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것을 일러서 불국토를

고요하고 아름답게 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러니 수보리야, 모든 위대한 보살들은

이와 같은 맑고 깨끗한 마음을 내어야 한다.

또한 그들이 이러한 마음을 낼 때는

색, 소리, 냄새, 맛, 촉감, 혹은 법에도 머물지 말아야 한다.

그 어떤 것에도 머물지 말아야 한다."

"수보리야, 수미산만큼이나 몸집이 큰 사람이 있다면

너는 그의 몸집이 크다고 하겠느냐?"

 수보리는 대답했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매우 큽니다.

여래께서 말씀하신 것은 큰 몸집이 아니기 때문에

그것을 일컫어 큰 몸집이라 합니다."

 

 

<문경 대승사 대웅보전 목각탱>

 

1. 장엄정토

 

제 10분은 "장엄정토(莊嚴淨土)"분입니다.

보살은 정토(불국토)를 장엄하는 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9분에서 수다원,사다함,아나함,아라한의

수행 4과에 대해서도 모두가 얻은 것이 없다고 하셨는데,

그렇다면 보살들이 보살행을 하며 불국토(정토)를 장엄하는 것은

어떻게 바라보아야하는가에 대한 설법의 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물으셨다.

"그 옛날 여래가 연등불(燃燈佛)로부터 

가르침을 받았을 때, 얻은 것이 있느냐?"

 

<연등불과 선혜 행자>

 

2. 연등불 이야기

 

금강경 10분의 제일 처음에 "연등불"이라는 부처님이 등장합니다.

연등불(燃燈佛)은 '디팡가라 타타가타(Dipankara Tathagata)"를

뜻으로 번역한 것입니다.

 

연등불은 타오르는 등불과도 같이

진리의 밝은 빛을 밝혀주는 부처님으로서

석가모니 부처님 이전의 과거세에 존재했던 24분의 부처님,

즉 24불 중의 한 부처님입니다.

 

연등불은 이와 같이 과거세의 부처님으로서

"수기(受記)"사상과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수기"는 "예언" 또는 "약속"의 불교적 용어입니다.

 

과거세의 부처님이 수행자에게

미래세에 반드시 부처가 되리라고 하는

보증을 확약하는 예언을 '수기'라고 합니다.

 

연등불의 수기 이야기는

석가모니 부처님의 전생담을 적은 불교 설화의 제일 처음을 장식합니다.

 

석가모니 부처님은 전생에

"수메다(Sumeda)"라는 이름의 바라문 수행자였습니다.

 

한문으로는 "선혜(善慧) 행자(行者)"라고 하는데,

선혜라는 우리와 익숙한 이름으로 나타내어 보겠습니다.

 

선혜가 7살 되던 해에 부모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러자, 집안 살림을 관리하는 집사가

보물로 가득찬 여러개의 창고를 열어 보이며

조상 대대로 모은 이 많은 재산이

이제는 모두 선혜의 소유가 되었슴을 알려주었습니다.

 

그러나, 선혜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의 조상들은 많은 재물을 모았지만

죽을 때 아무 것도 갖고 가지 못했다.

나는 가지고 갈 수 없는 것을 모으지 않고,

가지고 갈 수 있는 재산을 모으겠다."

 

그가 말한 죽을 때 가지고 갈수 있는 재산은

바로 해탈을 향한 수행이었습니다.

 

그는 모든 재산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주고,

수행의 길을 떠나서 수행자가 되었습니다.   

 

선혜 행자는 혼자서 수행에 열중하던 중

그 시대의 부처님이신 연등불께서

자신이 살고 있는 마을을 지난다는 말을 듣고 그 곳으로 뛰어갔습니다.

 

그런데, 연등불이 지나가는 도로는

아주 질펀하게 더러운 물이 고여 있었습니다.

 

선혜 행자는 연등 부처님에 대한

지극한 공경심으로

자신의 몸을 뉘여 연등불이 자신의 몸을 밟고 지나가시도록 했습니다.

 

일설에 의하면 머리를 풀어헤쳐 길을 덮어

연등 부처님이 젖지 않고 지나가시게 하였다고도 합니다.

 

그리고, 일곱 송이의 연꽃을 연등 부처님께 헌화하였습니다.

이러한 선혜 행자의 부처님에 대한 지극한 공경심을 보신

연등부처님은 다음과 같이 수기를 내리셨습니다.

 

"그대는 후에 깨달음을 얻어 반드시 부처가 되리니

석가족의 성자(석가모니)가 되리라." 

 

이러한 선혜행자와 연등불의 이야기는

부처님에 대한 지극한 공경심을 나타내는 주제로서

예로부터 많은 절이나 사원의 벽화로 그려져

사람들에게 공경과 공양의 의미를 되새겨주었습니다.

 

<문경 대승사 대웅보전 목각탱>

 

3. 수기

 

금강경 제10분의 시작을

석가모니 부처님께서는

당신의 전생의 일을 묻는 것으로 시작하고 있습니다.

 

수다원부터 아라한까지 수행 과를 얻었다고 하는

상에 집착하지 말라라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대중들이 석가모니 부처님은 과거에 연등불로부터

어떤 보장이나 확약을 받은 그 무엇이 있기 때문에

부처님이 된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품을 수 있는 것을 알아채신 것입니다.

 

그래서, 대중들을 위해 연등불의 수기의 질문을 던지시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