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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구경

법구경(53) 마하 까싸빠 존자와 반항적인 제자 이야기

by 아미타온 2024. 5. 7.

<법구경(53) 마하 까싸빠 존자와 반항적인 제자 이야기>

 

<불상 (호암미술관)>

 

부처님께서 기원정사에 계시던 어느 때,

마하까싸빠 테라의 반항적인 제자와 관련하여 게송 61번을 설법하시었다.

마하 까싸빠 테라가 라자가하 근처의 삡팔리(Pipphali) 동굴에서

제자 비구들을 데리고 수행하던 때의 일이었다.

 

두 제자 비구 가운데 첫째 제자는

스승을 존경하는 부지런하고 신심 있고 책임을 다하는 성실한 성품이었다.

 

이에 반해 다른 제자 하나는 게으르고 신심이 없고 불평이 많으며,

하는 일없이 다른 제자가 해놓은 일을 자기가 한 것처럼 잔꾀나 쓰는 자였다.

 

예를 들어 부지런한 비구가 스승의 세숫물과 양칫물을 준비해 놓으면

게으른 비구는 재빨리 스승에게 가서

스승의 세숫물과 양칫물이 준비되었다고 자기가 한 것처럼 보고했다.

 

어느 날 스승은 그의 속임수와 게으름에 대해 꾸중을 했는데,

이 제자는 그것을 두고 다른 비구에게 불평을 늘어놓기도 했다.

 

또 어떤 날은 스승이 부지런한 비구를 데리고 탁발을 나간 사이

게으른 비구는 스승을 받드는 신자 집을 찾아가서

스승이 지금 병이 들었다고 거짓말을 했다.

 

신자는 그렇다면 저희가 도울 일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는 이러저러한 음식을 준비해 달라고 주문하여

그 음식을 가지고 돌아오다가 중간에서 다 먹어 버렸다.

 

다음날이 되어 마하 까사빠 존자가 그 신자의 집을 방문했을 때

신자는 존자에게 어제 제자 비구가 와서 스승이 병이 들었다고 하면서

이러 저러한 음식을 받아가지고 갔다고 하며 그 음식을 받으셨냐고 여쭈었다.

 

이에 존자는 침묵으로 대답을 하지 않고

수도원으로 돌아와 제자의 행동을 준엄하게 꾸짖었다.

 

그런 일이 있는 다음날 존자는 부지런한 제자와 함께 탁발을 나갔는데

혼자 남은 게으른 비구는 거기에 있는

모든 집기들을 다 불태워 버리고 말없이 그 곳을 떠나 버렸다.

 

이 일은 라자가하의 비구들을 통하여 사왓티에 계시는 부처님께 전해졌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시었다.

 

“마하 까싸빠가 제자를 두지 않고

혼자 수행했더라면 그런 사건은 나지 않았을 것이니라.

마하 까싸빠가 그 같은 고통을 겪은 것은

그런 어리석은 자와 함께 있었기 때문이니라.”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다음 게송을 읊으시었다.

만일 자기보다 더 지혜로운

혹은 동등한 벗을 구하지 못하거든

차라리 굳게 결심하고 홀로 수행하라.

어리석은 자와는 수행의 벗이 될수 없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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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하 (호암 미술관)>

 

1. 조련사 이야기

 

이 이야기를 들으니 말을 잘 길들이는

조련사와 부처님께서 하셨던 대화가 생각납니다.

 

<부처님께서 조련사와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다음과 같이 물으셨다.

 "말을 길들이는 기술에는 몇가지 방법이 있는가?"

 "세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첫째는 부드럽게 다루는 것이고,

 둘째는 엄하게 다루는 것이고,

 셋째는 부드러움과 엄격함을 섞어서 다루는 것입니다."

 "만약 그 세 가지 방법으로도 길들여지지 않을 때는 어떻게 하는가?"

 "쓸모없는 말이니 죽여 버립니다."

 

 이번에는 조련사가 부처님께 여쭈었다고 한다.

 "부처님은 제자들을 조련하는 조어장부이시니,

 제자들을 잘 다루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부처님은 몇 가지 방법으로 제자들을 길들이시는지요?"

 

"나도 세 가지 방법으로 다룬다.

 어떤 때는 부드럽게 하고,

 어떤 때는 엄격하게 하고,

 어떤 때는 엄격하면서도 부드럽게 다룬다."

 "세 가지 방법으로도 길들여지지 않으면 어떻게 합니까."

 

"나도 또한 죽여 버린다."

"부처님은 살생이 나쁜 일이라고 말씀하시면서

어찌 길들여지지 않는 제자들을 죽인다고 말씀하시는지요?"

"네 말대로 살생은 나쁜 것이다.

그런데, 내가 세가지 방법으로 길을 들이는데도

그가 말을 듣지 않으면 나는 그와 더불어 말하지 않고 가르치거나 훈계하지 않는다.

이것이 그를 죽이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느냐??" > 

 

부처님 당시에 못된 망아지 엉덩이에서 뿔난다고

부드럽게 다루어도 엄격하게 다루어도 

이래도 말을 안듣고 저래도 말을 안듣는 제자들이 있었습니다.

 

경전에 보면 '육군 비구'라고 나오는데, 

말썽꾸러기였던 육군 비구가 대표적인 예일 것입니다.

 

수많은 계율이 제정된 것도 이들을 훈계하고 길들이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그래도 말을 잘 듣지 않았습니다.

 

불가에서 못된 망나니와 같은 경우에는

"천명의 부처님이 세상에 나와도 구제하기 어렵다."는 말이 있습니다.

 

부처님도 포기하는 존재, 무섭고도 엄청난 저주가 아닐 수 없습니다.

 

<관세음보살님>

 

2. 좋은 제자

 

부처님뿐만 아니라 마하 가섭 존자와 같은 

훌륭한 스승의 제자들 중에도 이런 못된 망나니가 있었습니다.

 

이번 <법구경>에 나와있는대로 

스승이 부드럽게 가르침을 베풀 때는

딴 짓을 하거나 가르침을 우습게 여기고

스승이 엄격하게 가르침을 베풀 때는 

스승에 대해 반항하고 폐악을 부리는 행동을 하였던 것입니다.

 

이렇게 부드럽게 다루거나

엄격하게 다루어도

도무지 말을 듣지 않는 극악한 제자들에 대해

부처님께서는 "죽인다."는 표현까지 사용하시며 쫓아버리신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아끼시던 마하 가섭 존자가

이러한 제자 때문에 문제가 생겼다는 소식을 들으셨을 때

어떻게 그러한 망나니 제자와 함께 살아 그 고생이냐 하시면서 혀를 쯧쯧 차시는 것입니다.

 

코삼비 사건처럼 서로 다투고 부처님의 말을 안 듣는 코삼비의 고집불통 제자들과

따로 떨어져 숲 속에서 코끼리와 함께 사실 때의 게송처럼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고 하십니다.

 

"자신과 동등하거나 자신보다 지혜로운 벗을 구하지 못하고

어리석은 자와 함께 수행의 벗이 된다면

차라리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부드럽게 가르쳐도 엄격하게 가르쳐도

부드러움과 엄격함을 함께 섞어 가르쳐도

그가 말을 듣지 않으면 나는 가르침을 포기한다.

그러면, 그의 삶은 죽은 것과 같다."

 

두 말씀 모두 같은 말씀이라고 생각합니다.

 

스승이 부드럽게 다룰 때는

그 말씀을 알아듣고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고

스승이 엄격하게 다룰 때는 더욱 분발하여

더욱더 빨리 달리기 위해 눈을 켜는 제자가 되어야지

스승이 포기하는 제자, 스승이 함께 가기를

힘겨워하는 제자는 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