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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구경

법구경(55) 두 소매치기 이야기

by 아미타온 2024. 5. 12.

<법구경(55) 두 소매치기 이야기>

 

<함양 상림 이끼원>

 

부처님께서 기원정사에 계시던 어느 때,

두 소매치기와 관련하여 게송 63번을 설법하시었다.

 

어느 때 소매치기 두 사람이 

수도원으로 부처님의 설법을 들으러 가는 사람들과 어울렸다.

 

그들 중 한 명은 기원정사에 가서 부처님의 설법을 진지하게 듣고

곧 수다원 과를 성취하였다.

 

그런데, 다른 한 소매치기는 설법을 듣는 동안

다른 사람의 주머니를 털겠다는 생각에만 열중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어떤 신자의 주머니에서 돈이 조금 들어 있는 지갑을 훔쳤다.

 

그들은 돈을 훔친 소매치기 네 집으로 돌아와서 식사를 했는데,

집의 여주인은 돈을 훔치지 않고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서

수다원 과를 성취한 소매치기를 빈정거리며 말했다.

 

“당신은 매우 현명하셔서 오늘 저녁에

당신 집에 저녁 끓일 것도 없게 만들었군요.”

 

그 소리를 듣고 돈을 훔치지 않은 소매치기는 생각했다.

 

‘이 여자는 참으로 어리석구나.

그러면서도 자기 자신을 스스로 영리하다고 착각하고 있구나.’

 

식사가 끝나고 그들은 함께

기원정사로 가서 부처님께 이 사실을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는 이야기를 들으신 뒤 다음 게송을 읊으시었다.

 

어리석은 자가 스스로 어리석은 줄 알면

그것만으로도 그는 현명하거니와

어리석은 자는 스스로 현명하다고 생각하나니

바로 그것이 더욱 어리석은 것이다.

 

부처님의 이 설법 끝에 두 사람은

모두 수다원 과를 성취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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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매치기 두 사람이 있었습니다.

 

한 소매치기는 부처님의 설법장에서

감동의 물결로 가슴이 열려서 수다원 과를 얻었습니다.

 

다른 한 명의 소매치기는 전혀 감흥을 받지 못한 채

그 현장에서도 소매치기 질을 하는 악업을 저질렀습니다.

 

수다원 과를 얻은 소매치기는 이제 더 이상

소매치기의 악업을 저지르지 않고,

불법에 의지하여 바른 계율을 지킬 마음을 낼 것입니다.

 

그러나, 불법의 가치를 모르는

어리석은 사람은 자신이 각성하기 전까지는

언제나 어리석음으로 인해 악업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입니다.

 

그리고, 도둑질하는 스스로를 훌륭하다고 생각하고,

도둑질을 그만둔 수다원 소매치기를 어리석다 생각할 것입니다.

 

즉, 진리에 대한 무명에서 벗어나기 전까지는

무엇이 바르고, 무엇이 그른지를 모르고

자신이 살아온대로 살면서 자신이 잘났다고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것을 보고 똥오줌 못가린다고 하는 것이겠죠.

 

수다원 과를 얻은 소매치기가

돈을 벌어오지 못했다고

빈정거리는 옆집 마누라 또한 마찬가지 아닐까요?

 

어리석은 무지로 인해

밝은 불법의 세계를 비방하며

스스로를 잘 났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그 미망에서 깨어나기 전까지는 구원의 길이 요원하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