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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유경

백유경(5) - 강물을 보고도 물을 못 마신 어리석은 사람

by 아미타온 2023. 9. 1.

 

<강물을 보고도 물을 못 마신 어리석은 사람>

 

옛날 아주 미련하고

어리석은 사람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그는 길을 걷다가

매우 목이 말라 물을 찾았습니다.

 

그러나, 물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몹시 더워 갈증이 난 그는

강물 위에 피어오른

아지랑이를 보고 강을 발견하고

강으로 달려갔습니다.


그러나, 정작 강에 이르러서는

그저 강을 바라만 보고 있을 뿐

도무지 물을 마시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그 광경을 보고 있던

옆 사람이 말했습니다.


"당신은 몹시 목이 말라서 물을 찾더니

지금 강에 와서는 왜 물을 마시지 않습니까?"


그는 대답했습니다.


"물이 너무 많아서 한꺼번에

다 마실 수 없기 때문에 이렇게 서 있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그 말을 듣고

모두 크게 비웃었습니다.


"쯧쯧..물이 너무 많아 다 마실 수 없어

못 마신다면 그대로 목이 타서

죽을 수밖에는 없겠구려.."

 

<예산 예당 저수지>

 

1. 욕망

 

갈증이 나서 물을 그토록 원하다가

막상 자신의 앞에 흐르는 강물을 만났지만,

다 마시고 싶은 욕심 때문에

물을 한 입도 못 마시는 어리석은 사람입니다.

 

이 이야기는 무엇에 대한 비유일까요?

 

갈증을 채우는데는

강물 전체가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1리터의 물로도 충분합니다.

 

그러나, 어리석은 사람은 욕심 때문에

원하는 것이 눈 앞에 있어도 먹지 못하고 외면합니다.

 

공부와 수행도 마찬가지입니다.

바쁘게 사는 사람은 공부하고

수행할 시간이 없다고

공부와 수행에 대한 갈증에 시달립니다.

 

그러나, 하루 20분을 정해

읽고 싶은 경전을 매일 독송하거나,

염불하고 기도한다면 공부와 수행에 대한

갈증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하루에 천가지 만가지 선을 행하는 것이 아니라,

1일 1선을 꾸준히 실천해도

착한 일을 실천하는 갈증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언제나 욕심이 문제입니다.

 

옛말에 "황금이 태산처럼 많아도

욕심 많은 사람은 만족하지 못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공부와 수행에 대한 갈증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목은 가늘고 배가 산더미같은 아귀는

늘 먹는 것을 갈망하고 배고파합니다.

 

그런데, 저 어리석은 사람은 갈증 속에서

마실 물이 많은데도 욕심과 어리석음 때문에

물을 마시지 못합니다.

 

참으로 이상한 아귀가 되어 버리는 것입니다.

 

2. 행복

 

우리의 주위에 행복할 거리,

사랑할 거리는 널려 있습니다.

 

그러나, 욕심 많고 어리석은 사람은

작은 행복, 작은 사랑도 가지지 못합니다.

 

큰 행복, 큰 사랑만 구하면서

행복과 사랑에 대한

갈증과 결핍 속에서 불행한 삶을 삽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괴로움에서 벗어나

행복과 평화의 길로 나아가자는 것입니다.

 

수행의 길 또한 행복한 수행자의 길을 추구합니다.

 

불행한 수행자보다는

행복한 일상인의 모습이

보기 좋고 바람직합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실천의 소중함을 안다면

그 작은 실천이 마중물이 되어

단순히 갈증을 해소시켜주는 것이 아니라

큰 성취의 길로 나아가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큰 강물을 보고도

갈증에 시달리는 사람이 아니라,

큰 강물도 능히 감당할 수 있는

지혜로운 사람이 되겠지요.

 

<유튜브 극락회상 - 백유경(5) 강물을 보고도 물을 못 마신 사람>

https://youtu.be/CKM7Mly19h8?si=LU1e4OjonxMXTt1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