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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류 기행

풍류 기행(1) 선암사와 선암매

by 아미타온 2024. 5. 7.

<풍류 기행(1)  선암사와 선암매>

 

 

 

■ 2024년 3월 23일(토) 

 

비 예보가 있었는데,

날씨도 맑고 따스합니다.

 

내려올 때는 약간 황사가 있었는데,

남쪽은 황사가 덜 오는지 훨씬 쾌청한 느낌입니다.

 

 

1. 수양 매화

 

선암사 오는 길에 수양 매화가 만개했습니다.

 

역시 봄날은 꽃구경이 최고입니다.

 

홍매화, 백매화 향기를 가슴 가득 마시며,

화사하게 흐느러지게 핀 수양 매화를 보니  딴 세계에 온 듯 합니다.

 

 

 

순천 풍류 여행의 시작을

활짝 만개한 수양 홍매화와 함께

시작하게 되어 마음이 환해집니다.

 

 

이제 버드나무도 물이 올라오고

맑은 저수지 물이 파랗게 풀리면서

남도의 봄은 시작되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2. 선암사 계곡길

 

선암사 주차장에 주차했습니다.

 

외투를 입고 나왔는데,

더워서 차에 두고 왔습니다.

 

붉은 글씨로

조계산 선암사 글씨가 반갑습니다.

 

 

선암사는 계곡까지 1km 걸어올라가야 합니다.

선암사 계곡길을 걸었습니다.

 

콸콸 쏟아지는 물소리와 푸른 이끼,

그리고, 붉게 핀 진달래가 봄을 깨우는 듯 했습니다.

 

 

상춘객들이 많았지만,

내 눈에 보기 좋은 것은

남들 눈에도 보기 좋은 것입니다.

 

평화롭게 계곡길을 잘 느끼며

사진 찍고 즐겁게 한발 한발 걸어갔습니다.

 

 

3. 선암사 야생차 체험관

 

선암사 야생차 체험관을 들렀습니다.

 

수원에 딸이 산다는 연세 지긋한 분이 오셔서

녹차 우리는 법과 약식 만드는 법을 시범 보여 주셨습니다.

 

손님들이 많아 바빠서 마음에 여유가 부족한지

서두르는 모습이 보였지만, 재미 있었습니다.

 

 

녹차는 찬 성질이 있어서

녹차만 마시면 배탈이 날수가 있어

약과와 함께 먹는 것이 몸에 좋다고 했습니다.

 

생각해 보니 일본 액자 정원으로

유명한 교토 오하라 호센인에서 말차 마실 때도

항상 약과나 떡과 함께 말차를 마신 기억이 납니다.

 

정갈한 한옥에서 

녹차를 우려 마시고,

미숫가루 약과를 만들어 먹는 재미있는 체험을 했습니다.

 

 

 

"떫은 차 한 잔이 값 비싼 술 한잔 보다 낫고,

이 곳에 차향과 꽃향을 받으니 선(禪)의 고요한 세계로다."

 

좋은 말입니다.

 

미숫가루 약식의 맛은 그럭저럭이었지만,

차 맛은 생각보다 맛있었습니다.

 

담백하고 부드러웠습니다.

 

선암사에서 차 한잔의 추억과 함께

화기애애한 선의 향기를 느껴 보았습니다.

 

 

체험관에서 오솔길을 걸어서

선암사로 들어갔습니다.

 

인적이 드문 오솔길을 걸어가니

산사를 향해 걸어가는 여유와 고즈넉함이 느껴졌습니다.

 

오솔길을 돌아 내려오자

떡 하니 선암사 일주문이 나왔습니다.

 

마치 축지법으로 선암사에 도착한 느낌이었습니다.

 

 

4. 일주문

 

선암사 일주문.

 

아담합니다.

 

저 일주문처럼 선암사는

낮은 담장과 법당, 나무와 꽃이

어우러져 '절집'이라는 말이 가장 어울리는 도량입니다.

 

그 출발부터 아담하고 예쁜 일주문이 우리를 반겨 주었습니다.

 

 

일주문의 용이 참 귀엽고 멋집니다.

 

 

5. 대웅전

 

초파일이 멀지 않은지

대웅전 앞 마당에는 등이 많이 달려 있습니다.

 

 

올해 초파일이 5월 15일이니 두 달이 채 안 남았습니다.

 

 

선암사 대웅전 석가모니 부처님.

 

거대한 석가모니 부처님이

'천상천하 유아독존'의 가르침을 주시는듯

홀로 우뚝 솟아 있는듯 너무 멋지게 느껴집니다.

 

선암사는 3무(無)의 사찰이라고 합니다.

 

첫째, 대웅전 부처님 협시 보살이 없고,

둘째, 대웅전 어간문이 없고,

셋째, 장군봉 기운이 좋아서 천왕전이 없습니다.

 

3무의 도량답게

석가모니 부처님의 기운이 좋아서

혼자 왔으면 대웅전에 한참 앉아 있고 싶었습니다.

 

 

6. 불조전

 

예전에 선암사 기도왔던 적이 있습니다.

 

그때 한적한 불조전(佛祖殿)에서 천배 기도 드렸습니다.

 

선암사 불조전은

과거 7불과

과거, 현재, 미래세 삼천불의 할아버지 부처님인 53불,

도합 60분의 부처님을 모신 선암사에만 있는 특별한 전각입니다.

 

강진 백련사에서 백련결사를 하셨던 요세 스님이

과거 53불께 하루 7차례 예불 참회 기도를 올렸다고 합니다.

 

불조전에서 기도한 인연으로

과거생의 업장을 모두 소멸하여

성불의 길을 가기를 기원해 봅니다.

 

 

 

7. 대복전 관세음보살님

 

대복전(원통전) 관세음보살님.

 

선암사의 어느 스님이 기도를 했는데,

뜻을 성취하지 못하자 선암사 계곡에 몸을 던졌습니다.

 

그 때 마치 의상 대사처럼 그 스님의 기도가 가상했던지

관세음보살님이 계곡 아래에서 스님을 받아 주셨다고 합니다.

 

그 때 관세음보살님의 상호를 기억하고

조성했다고 하는 전설이 있는 관세음보살님입니다.

 

그 상호가 마치 살아계신 듯 자애롭고 은은합니다.

 

 

 

팔상전입니다.

 

팔상전에는 부처님의 생애를 기록한

8상성도 불화가 있습니다.

 

중앙의 불화는 마치 만다라처럼

불보살님으로 가득하여 특별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선암사는 절 풍광도 좋지만,

특별한 전각과 불보살님들이 많이 계셔서 더더욱 좋습니다.

 

 

8. 선암매

 

선암매가 피어 있습니다.

 

올해는 봄날씨가 더웠다 추웠다를 반복하며

매화가 작년처럼 만개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완전히 만개하지 않았지만,

매화 향기는 그윽했습니다.

 

뭔가 부족한 듯 하지만,

비어 있는 여유가 있어 좋았습니다.

 

가득 채워져 있고 만개해 있는데서 오는 여유가 아니라,

약간 부족한 듯 비어 있는 여유에서 오는 평화로움일까요?

 

 

매화 향기 가득한 선암매.

 

올해는 만개하지 않았지만,

수백년의 세월동안 봄이 되면 매화꽃을 피웁니다.

 

그 매화꽃을 보러 온 수많은 사람들에게

큰 웃음과 환희를 선사하니 참으로 '보살매' 라는 생각이 듭니다.

 

 

 

9. 각황전과 무우당

 

선암매가 피는 봄날에는

특별히 각황전을 개방합니다.

 

각황전은 태고종 종정 스님이 주석하는

무우당을 거쳐 들어갑니다.

 

무우당 오래된 돌담 위로 선암매가 피어 있고,

조계산 산세와 넓은 하늘이 펼쳐져 있습니다.

 

짧은 순간이지만,

참 평화로운 풍경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계절의 변화 속에 좋은 절집이 주는

이 평화로움을 잘 누려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각황전입니다.

 

각황전은 작은 전각이지만,

선암사에게 가장 오래된 철불 부처님이 계십니다.

 

일설에 의하면 도선 국사가 선암사를 조성할 때

제일 먼저 조성한 철불 부처님이라고 합니다.

 

 

약사 여래 부처님이라고도 하는데,

항마촉지인을 하고 계신 것으로 봐서

석가모니 부처님에 가깝지 않나 생각합니다.

 

각황전에 와서 부처님을 친견하니 기분이 좋았습니다.

 

 

 

각황전은 작은 전각이지만,

정감 있습니다.

 

각황전 바로 밑에 약수가 있습니다.

 

아주 시원하고 달았습니다.

 

부처님이 주시는 감로수가 이런 맛인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각황전 뒤로 약간 요상하게 생긴 꽃이 피었습니다.

 

생긴 것과는 다르게 꽃향기가 아주 진했습니다.

 

예전에 선암사 왔을 때

담장 사이로 스윽 훏어보고간 갔던

각황전에서 부처님을 뵙고, 감로수도 마시고,

꽃향기도 맡고 새로운 추억을 쌓게 되니 좋았습니다.

 

 

태고종 종정 스님이 주석한다는 무우당.

 

'근심 없는 집'이라는 뜻입니다.

 

그 이름처럼 절 마당도 넓고,

산과 하늘과 꽃과 돌담이 어우러져 평화로운 곳이었습니다.

 

 

 

달밤에 그윽한 매화 향기 맡으며 앉아 있으면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 떨기 수선화가 참 예뻤습니다.

 

추사 선생이 수선화를 좋아했던 이유를 알 것 같았습니다.

 

 

봄날 상춘객을 위해 특별히 개방해 주신

태고종 종정 스님 덕분에

절 마당에서 매화를 즐기며 평화로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10. 삼나무

 

무우당에서 조금 더 올라가 냇가를 지나면

선암사에 주석하셨던 어느 고승의 탑비가 있습니다.

 

도선 국사와 대각 국사의 탑비인가요?

 

 

일제 시대 때 전라도 지방에 삼나무를 많이 심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선암사 곳곳에 쭉쭉 뻗은 삼나무가 있습니다.

 

우리의 공부도 저 나무처럼 쭉쭉 뻗어가기를....

 

 

11. 꽃

 

원통전 뒷문 쪽에 있는

선암사에서 가장 큰 선암매.

 

올해의 불순한 일기 때문인지 아직 만개하지 않았습니다.

 

올해 진해 군항제도 일찍 시작했는데,

벚꽃이 덜 피었다고 합니다.

 

선암매도 그랬습니다.

 

 

그래도 매화꽃은 하나둘 피어 나고 있었습니다.

 

예뻤습니다.

 

 

원통전에는 답사팀이 와서

관광 해설사로부터 해설을 듣고 있습니다.

 

많이 보고 잘 즐기고 가시기를... 

 

 

불조전에서 바라본

선암사 대웅전과 전각들.

 

이와 같은 자연스러운 여유와 미학이

한국의 여유와 미학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자연과 잘 조화를 이룬

정감 있는 아름다움을 느낄수 있어

특별한 선암사 여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사당.

 

유서 깊은 선암사를 장엄한

훌륭한 스님들이 계신 전각이라서 인사드렸습니다.

 

 

선암사는 매화도 좋지만,

나무도 좋습니다.

 

긴 세월 비바람에도 부러지지 않고

저 자리를 지켜온 큰 나무를 보니 존경스럽습니다.

 

 

선암매와 더불어 선암사에서

가장 오래된 600년된 와송입니다.

 

어떻게 저렇게 길게 가지를 뻗으며

마치 용과 같이 생명을 뻗어가는지 신비로웠습니다.

 

 

활짝 핀 목련.

 

올해 첫 목련을 선암사에서 보았습니다.

 

봄날 제대로 된 꽃 구경을 선암사에서 해서,

그리고, 비어 있는 여유에서 오는 평화로움을 잘 느낄수 있어 좋았습니다.

 

 

 

12. 강선루와 승선교

 

선암사를 상징하는 강선루와 승선교를 만났습니다.

 

선암사의 기운이 빠져 나가는 것을 막기 위한

비보의 개념으로 세웠다는 강선루.

 

절 입구 계곡에 이와 같이 특별한 누각이 있어

절의 품격이 더 높아지는 것 같습니다.

 

 

예쁜 옷을 입은 여자 아이가

승선교 위에 서서 재롱을 피우며

사진 찍는 모습이 참 귀엽습니다.

 

 

참으로 정감있는 무지개 모양의 돌다리입니다.

 

신선이 오르는 다리답습니다. 

 

 

중년의 두 남녀도 승선교 위에서

사랑스런 포즈를 취한 모습도 보기 좋습니다.

 

 

선암사를 내려오니 오후 5시입니다.

 

순천 라움 호텔에서 체크인을 하고,

'남녁들'이라는 한식당에서 저녁을 먹었습니다.

 

꼬막정식을 맛있게 하는 집인데,

맛도 좋고 푸짐해서 좋았습니다.

 

꽃구경, 봄구경 제대로 한 선암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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