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경(46) 제14분 이상적멸분(離相寂滅分) 1 - 눈물>
<제14분> 이상적멸분 (상(相)을 초월한 적멸)
이러한 말씀을 듣고 그 의미를 깊이 이해한
수보리 존자는 감동하여 눈물을 흘리며 부처님께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당신은 이 세상에서 매우 드문 분이십니다.
제가 부처님의 가르침 때문에 지혜의 눈을 뜬 후,
이처럼 심오하고 훌륭한 가르침을 들은 적은 없습니다.
세존이시여, 만약 어떤 사람이 이 경전을 듣고는
맑고 깨끗한 믿음을 내어 실상(實相)을 얻는다면,
그 사람은 가장 드문 공덕을 얻게 될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실상은 근본적으로 실상이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래께서 그것을 실상이라고 하셨습니다.
세존이시여, 오늘날 제가 이 훌륭한 경을 듣고
그대로 믿고 받아 지니며 실천에 옮기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그러나, 앞으로 5백년 뒤, 어떤 사람이 이 경을 듣고는
그것에 믿음을 가지고, 이해하고 지니며,
그것을 실천에 옮긴다면 분명 그와 같은 사람은 위대하며 드물 것이옵니다.
왜냐하면 그 사람은 아상, 인상, 중생상,
그리고 수자상에 얽매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상은 곧 상이 아니며, 인상, 중생상, 수자상도 곧 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모든 상에서 벗어난 사람을 부처라 이름하기 때문입니다."
부처님께서 수보리 존자에게 말씀하셨다.
"옳은 말이다. 어떤 사람은 이 경을 듣고도 놀라거나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그는 매우 드문 사람이다.
왜냐하면 수보리야, 여래가 말한 최고의 바라밀은
본질적으로 최고의 바라밀(波羅密)이 아니기 때문에
그것을 최고의 바라밀이라 하는 것이다.
수보리야, 여래가 인욕바라밀(忍辱波羅密)은
인욕바라밀이 아니라고 말했으므로 그것을 인욕바라밀이라고 한다.
왜냐하면 수보리야, 아주 옛날 가리왕(歌利王)이 내 몸을 갈가리 찢었을 때,
나는 아상, 인상, 중생상, 수자상에 집착하지 않았다.
그 때 만약 내가 그러한 견해에 머물러 있었다면
나는 그 왕에게 분노를 느끼고 원망하는 마음을 내었을 것이니라.
또한, 아주 옛날 5백 생을 거듭하면서 나는
아상, 인상, 중생상, 수자상에 집착하지 않고 인욕바라밀을 수행했다.
그러니 수보리야, 보살이 위없이 완전한 깨달음을
얻기 위해서는 모든 견해에서 벗어나야 한다.
보살이 아러한 마음을 낼 때, 색에도 의지하지 말며,
소리, 냄새, 맛, 촉감, 혹은 법에도 의지하지 말아야 한다.
보살은 오직 그 어떤 것에도 머물지 않는 마음을 내어야 한다.
여래는 '모든 상은 상이 아니므로,
모든 중생은 중생이 아니다.'라고 했느니라.
수보리야, 여래는 있는 그대로의 말을 하는 자이며 진실만을 말하는 자이니,
여래는 사람들을 속이는 말이나 다른 말을 하지를 않는다.
수보리야, 여래가 깨달은 법은 붙잡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붙잡을 수 없는 허망한 것도 아니다.
수보리야, 보살이 상에 머물러 보시한다면
이는 마치 어둠 속을 걷는 것과 같아 아무것도 보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보살이 상을 떠나 보시한다면
그는 밝은 태양 아래 길을 가는 눈밝은 사람과 같이 모든 형태와 빛깔을 볼 수 있게 된다.
수보리야, 후세에 선남자 선여인이 이 경을 지니고 읽으며 실천에 옮긴다면,
여래는 이 사람을 지혜의 눈으로 지켜볼 것이다.
여래는 그 사람을 살필 것이며,
그는 헤아릴 수 없고 끝도 없는 공덕을 얻게 될 것이다."
1. "이상적멸(離相寂滅)"의 의미
제 14분의 한역 금강경 이름은 "이상적멸(離相寂滅)"분입니다.
"상을 초월한(떠난) 적멸"이라는 뜻입니다.
"적멸"이란 말은 "열반"과 동일한 의미입니다.
열반은 인도말 '니르바나(Nirvana)'를 음역한 말로서
원래 의미는 불이 꺼진다는 뜻입니다.
어떤 불인가요?
나를 태우던 번뇌의 불, 욕망의 불, 분노의 불, 어리석음의 물입니다.
이 불들이 모두 꺼져 버려
이제는 더 이상 그 불이 나를 태우지 않는
고요하고 평온한 상태로 되었다는 것이 바로 적멸과 열반의 의미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적멸과 열반을 어떻게 이룰 수 있는가?
<금강경>의 가르침에 의하면
상(相)을 초월함(떠남)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즉, 상(相)을 초월하여 상(相)에 집착하지 않으면
우리 마음에 불을 일으키는 연료가 사라진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적멸과 열반이 드러난다는 것입니다.
마음이라는 하늘 위에 상이라는 구름이 끼면
푸른 하늘과 밝은 해가 드러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상(相)이라는 구름이 걷히면
구름 한점 없는 푸른 하늘 위에
찬란한 해가 드러난다는 것입니다.
제 14분은 금강경에서 가장 분량이 긴 분에 속합니다.
제 13분까지 펼쳐진 내용들을 간추리고 요약하여
다시 한번 정리하기 위한 인상을 주는 장입니다.
이때까지 펼쳐진 금강경의 가르침을
다시 한번 반추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장입니다.
지금까지 공부해 왔던 금강경의 가르침을
다시 한번 되새기며 읽어보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2. 눈물
이러한 말씀을 듣고 그 의미를 깊이
이해한 수보리 존자는 감동하여 눈물을 흘리며 부처님께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당신은 이 세상에서 매우 드문 분이십니다.
제가 부처님의 가르침 때문에 지혜의 눈을 뜬 후,
이처럼 심오하고 훌륭한 가르침을 들은 적은 없습니다.
제14분의 시작은 이전에는 없었던 감정적인 표현으로 시작됩니다.
13분까지의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고
그 뜻을 깊이 이해한 수보리 존자가 법열에 젖어 깊이 감동합니다.
그래서, 눈물을 흘리며 스승을 찬탄하고
심오한 가르침에 감탄하며 눈물을 흘리는 장면에서 시작됩니다.
참으로 아름다운 장면입니다.
분노나 증오에 찬 눈물,
슬픔을 이기지 못한 눈물,
아파서 흘리는 눈물이 아니라
가르침을 깊이 이해한 법열의 감동에서 오는
눈물은 참 몇 동이를 담아도 아깝지 않은 눈물일 것입니다.
우리들도 수보리 존자처럼 자주 자주 법열에서
오는 감동의 눈물을 흘려보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어떤 법열에 젖어 수보리 존자는 이렇게
큰 감동의 눈물을 흘리시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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