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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경

금강경(49) - 제14분 이상적멸분(離相寂滅分) 4 - 희유

by 아미타온 2024. 6. 12.

<금강경(49) - 제14분 이상적멸분(離相寂滅分) 4 - 희유>

 

<서산 천장암>

 

부처님께서 수보리 존자에게 말씀하셨다.

"옳은 말이다.

어떤 사람은 이 경을 듣고도 놀라거나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그는 매우 드문 사람이다.

왜냐하면 수보리야, 여래가 말한 최고의 바라밀은

본질적으로 최고의 바라밀(波羅密)이 아니기 때문에

그것을 최고의 바라밀이라 하는 것이다.  

 

<경허 선사가 깨달음을 얻은 방 (서산 천장암>

 

1. 범천의 권청

 

부처님께서 깨달음을 얻으시고

중생들을 위해 어떻게 전법할 것인지를 명상할 때

전법을 망설이는 장면이 나옵니다.

 

세속 사람들은 욕망과 분노의 파도에 휩쓸려 

그것을 자신의 존재의 이유로 살아갑니다.

 

이러한 세속 사람들에게 

욕망과 분노의 물결을 거슬러 살아가라는

부처님의 법을 듣고 이해하고 실천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는 생각 때문이셨습니다.

 

그때 하늘 세계의 왕인 범천이 등장합니다.

 

세상에는 마음이 깨끗하여

욕망과 분노에 물이 덜 든 사람들이 있는데,

이들에게도 법을 설하지 않으신다면 그 사람들도

곧 그 물결 속으로 빠져들 것이라며

제발 중생들에게 법을 설해 달라고 간청합니다.

 

이것을 '범천의 권청'이라고 합니다.

 

범천의 권청을 받고

부처님께서 중생들에 대한 자비심으로

마침내 전법을 결심하고 5비구를 찾아 녹야원으로 길을 떠납니다.

 

<달마 대사에게 법을 구하는 혜가 벽화 (서산 천장암>

 

2. 금강경을 받아들이는 희유함

 

마찬가지로 온갖 상으로서

자신의 존재 이유와 삶의 동력을 삼고 있는 세상 사람들입니다.

 

<금강경>에서는  이러한 상은 허망한 것이니

이러한 상에서 벗어나 진실을 보라는 가르침을 펼칩니다.

 

따라서, 이 가르침에 놀라거나 두려워하며 거부 반응을 가지지 않고

금강경의 가르침에 참다운 믿음을 가지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그릇된 상을 깨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은

참으로 희유하고 드문 사람들일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다시 한번 금강경의 가르침에

믿음을 가지는 사람들을 찬양하십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최고의 금강 반야바라밀에 대한 공부가

자칫 최고의 금강반야바라밀을 공부하는다는 상과

고집과 법집이라는 교만과 자만심으로 변질되어

모든 것은 허망한 것이라는 '공병(空病)'에 빠질 것을 경계하십니다.

 

그래서, 다음과 같이 금강반야바라밀에도 집착하지 말라고 말씀하십니다.

 

"여래가 말한 최고의 바라밀은

본질적으로 최고의 바라밀이 아니기 때문에

그것을 최고의 바라밀이라 하는 것이다."  

 

보살은 최고의 바라밀 행을 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그러나, 보살이 내가 최고의 바라밀행을 한다는

잘못된 아상과 자의식에서 벗어날 때에만

그 보살을 진정으로 최고의 바라밀행을 한다고

이름할 수 있다라는 의미를 잘 마음에 새겨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