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인물사(37) - 수선결사와 보조국사 지눌(13) - 이타행 >
6. 이타행
(1) 질문
누군가가 물었습니다.
“마음을 닦는 사람들이 배우고 들은 것으로 설법을 하고
남을 가르치는데 치중하면 자신의 수행에 소홀해지기 쉽습니다.
그렇다고 남을 이롭게 하는 행동이 없다면
오로지 고요한 것만 찾는 무리들과 다를 것이 무엇이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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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승 불교의 이념은 "상구보리 하화중생"입니다.
중생들을 제도하면 자기 수행에는 소흘할 수 있고,
자기 마음을 닦네 하고 수행에만 전념하고 중생 제도가 없으면
소승과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즉, 질문자는 마음을 닦는다고 앉는 것이
자칫 중생제도(이타행)과는 무관하게
자기 수행만 전념하는 소승과 같지 않느냐는 질문입니다.
(2) 집착 없는 마음과 이타행
내가 대답했습니다.
“그것은 사람에 따라 다를 것이니
한결같이 말할 수는 없습니다.
말이나 글을 통해 도를 깨쳤든지,
교학을 공부해서 근본 도리를 알게 되었든지간에
일단 법을 가릴 줄 아는 눈을 갖춘 사람이라면
많이 들었다고 해서 이름이나 형상에 집착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남을 이롭게 하더라도
자신에 대해서 애착하거나 미워하는 마음이 끊어지고
자비와 지혜가 점차 완전해져서
진리와 하나가 된다면 참다운 수행자라고 하겠습니다.
그러나, 말과 글에 얽매여 편견을 지니며 교학을 공부한다면
마음의 본성에 미혹하게 되어 손가락과 달을 구분하지 못하게 됩니다.
그렇게 명예와 이익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못한 사람이
법을 설파하고 남을 제도하고자 한다면
마치 더러운 달팽이가 자신도 더럽히고 남도 더럽히는 것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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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눌 스님은 자신이 파악한 불교의 근본은
"사물에 대한 집착을 버리라"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마음을 닦는 선종이든,
경전 공부를 하는 교종이든
공부해서 법안(法眼, 지혜)이 생긴 사람은
이름이나 형상에 집착하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는 것입니다.
즉, 금강경에서 누누히 강조하는
상에 집착하지 않는 "무주상(無住相)"의 삶을 살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무주상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은
남을 이롭게 하더라도 집착에서 벗어나
조건없이 베풀수 있으므로
지혜와 자비가 익어져서 진리와 합치될 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명리에 대한 집착에서
법을 설파하고자 하면
그것은 자신과 남을 망치는 것이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즉, 남을 이롭게 하는 이타행을 할라면
먼저 집착하지 않는 마음 공부가
무엇보다 선행되어야 함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3) 선정과 지혜
이미 남을 제도하기로 서원을 세웠으면
먼저 정혜(定慧)를 닦아야 합니다.
그래서, 도의 힘을 얻으면 자비의 문을 구름과 같이 펴서
물결을 타고 바다로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앞으로도 끝없이 고뇌하는 모든 중생을 구제함으로써
삼보에 공양하고 부처님의 가업을 이어갈 것이니
어찌 고요한 것만 찾아 홀로 즐기는 무리들과 같다고 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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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을 제도하기로 서원을 세웠으면
먼저 선정과 지혜를 닦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 이유는 선정과 지혜를 닦아야
집착하지 않는 마음을 기를 수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선정과 지혜를 닦아
집착하지 않는 마음으로
법을 설하고 자비행을 해 나갈 수 있다면
부처님의 가문에 들어와 가업을 있는 진정한 대승인이니
소승의 무리와는 큰 차이가 있다는 것입니다.
즉, 자리와 이타는 분리된 것이 아니라,
정혜를 닦아 집착하는 마음 없이 베풀 수 있는 자비행이야말로
참다운 이타행임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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