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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류 기행

풍류 여행(11) - 부여 박물관(2) / 미스 백제 관음보살 입상

by 아미타온 2024. 7. 5.

<풍류 여행(11) - 부여 박물관(2) / 미스 백제 관음보살 입상>

 

 

 

1. 미스 백제 관세음보살님

 

국립 부여 박물관은

백제 금동 대향로로 유명해진 박물관입니다.

 

그런데, 국립 부여 박물관에는

또 하나의 유명한 불상 유물이 있습니다.

 

 

 

1907년 부여 규암면에서 출토된 

21cm밖에 되지 않는

작은 '금동 관음보살 입상' 입니다.

 

1907년 규암면의 한 농부가 밭을 일구다 

두 점의 금동관음보살입상을 발견했습니다.

 

이 불상은 헌병대에 압수되었다가

경매를 거쳐 일본인 수집가에게 팔려갔습니다.

 

 

 

해방 후 국립 부여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이 관음보살 입상은 압수 절차를 거쳐

국보 293호로 지정되어

'미스 백제'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감히 관세음보살님을

'미스 백제'라 부른다고 

좋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이 보살상을 조성한 장인에게 전하는 최고의 찬사입니다.

 

우리가 서산 마애 삼존불을 '백제의 미소'라 부르고 감탄하면서

마애불을 조성한 백제의 이름 모를 장인에게 최고의 경의를 표하듯이,

'미스 백제'도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합니다.

 

 

 

여의보주를 손에 쥐고 

날렵한 허리 곡선과

주렁주렁 달고 계신 영락이

참으로 아름다운 '미스 백제' 관세음보살님입니다.

 

 

 

미스 백제 관세음 보살님의 뒷태입니다.

 

잘록한 허리 곡선을

가로 지르는 영락 장식과

섬세한 옷자락이 예술입니다.

 

대개 금동 불상의 뒷부분은 앞면과는 달리

평면으로 대충 마무리하거나 아니면 볼품이 없는 것에

비해 '미스 백제'께서는 뒷태마저도 우아 그 자체입니다.

 

멋집니다.

 

아쉽게도 얼굴의 상호가 많이 손상되어

그 아름다움이 감해진게 옥의 티이고 아쉬움이지만,

그럼에도 혼을 쏙 빼놓을 정도로 매력적인 관음보살상입니다.

 

 

 

2. 미스터 백제 관세음보살님

 

그런데, 올해 봄에 용인 호암 미술관에서

뜻밖의 선물 같은 불상이 전시되었습니다.

 

'미스 백제' 관음 보살 입상과 함께 발굴되었지만,

일본으로 반출된 또 한 점의 바로 그 금동 관음 보살 입상입니다.

 

이 보살상에는 미스 백제 관음보살님에서

아쉬웠던 얼굴윤곽

거의 완벽히 보존되어 있습니다.

 

감동입니다.

 

 

 

미소년의 밝고 환한 미소의 얼굴이

참으로 아름다운 관세음보살님입니다.

 

저절로 웃음이 나옵니다.

 

'미스터 백제' 라고 불러야 할까요?

 

거액을 들여서라도

일본에서 꼭 가져오고 싶은 관세음보살님입니다.

 

 

 

28cm의 이 보살상은 해방이 되었어도 반환되지 못해

현재 일본의 한 기업가가 소장하고 있다가 

90년만에 공개되었다고 합니다.

 

미스 백제 관음보살상과는 달리

좌대에 올라 서 있지 않고 그냥 서 계십니다.

 

 

 

미스 백제 관세음 보살님이

오른 손을 어깨 위로 들어 두 손가락으로

우아하게 보주를 쥔채 왼손 손가락으로 살며시 옷자락을 쥐고 있다면,

이 관세음 보살상은 왼손을 자연스럽게 내린 상태에서 감로병을 쥐고

오른 손은 90도로 팔굽을 구부린 상태에서 옷자락을 잡고 있습니다.

 

진짜 멋집니다.

 



뒷태는 긴 영락 장식을 하고 있지 않아

미스 백제 관음보살님과 비교하면 평범한 차림새이지만 

뒷태의 곡선은 우아하고 아름답습니다.

 

미스 백제가 바르게 서있는 자세라면

이분은 약간 짝다리인데,

이게 아주 자연스럽고도 멋있습니다.

 

미스 백제 관음 보살님과

미스터 백제 관음 보살님

두 분을 한 자리에서 만날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우리 나라가 비록 작은 땅덩어리이지만,

생각보다 훨씬 볼 것이 많습니다.

 

이런 멋진 불상을 조성한 우리 백제 조상들의

섬세한 공력과 정성에 감읍할 따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