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무아미타불(2) - 나는 왜 극락 가려고 하는가? >
1. 담란 스님
중국 정토 조사 중에 '담란 (467~542)'이라는 분이 있습니다.
담란 스님은 도작-선도로 이어지는 중국 정토종의 제1조로 불립니다.
담란 스님은 북위 시대 때 중국 오대산이 있는 산서성 대동에서 태어났습니다.
담란 스님은 중국 오대산에서 출가하여
용수 보살의 중론, 십이문론, 대지도론 등의
공관 사상을 정립하여 '사론종(四論宗)의 초조'라고 불리던 뛰어난 학승이었습니다.
담란 스님은 52세 때 <대집경>을 연구했습니다.
그런데, 경전에는 난해한 점이 너무 많았습니다.
그 주석서를 저술하다 너무 심력을 쓰는 바람에 병에 걸려 크게 앓게 되었습니다.
일단 완쾌되었으나,
담란 스님은 공부를 위해서는
건강하고 오래 살아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얼마나 오래 살고 싶었던지 담란 스님은
도가의 불로장생법을 구해 강남으로 내려갔습니다.
당시 중국은 남북조 시대로 강남은
'달마와의 문답'으로 유명한 양 무제가 통치하고 있었습니다.
담란은 도사 도홍경에게 불로장생의 도인술을 배워
<선경(仙經)>10권을 받아 의기양양 강북으로 올라왔습니다.
담란은 오대산으로 돌아오기 위해 낙양을 지나가게 되었습니다.
그 때 '보리류지'라는 인도 스님을 만났습니다.
담란은 우리 불법 가운데도
도가에 비견할 만한 불로장생의 법이 있는지 물었습니다.
보리류지는 웃으면서
담란 스님에게 경전 한 권을 주었습니다.
이 가르침으로 수행한다면
무량한 생명을 얻어 마음껏 공부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 경전은 <관무량수경>이었다고 하고,
세친 보살이 지은 <왕생론>이었다고도 합니다.
(<왕생론>은 아미타 부처님의 48대원이 나오는
'무량수경'에 대한 세친 보살의 논서입니다.)
보리류지가 준 경전을 읽고 담란은 큰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담란 스님은 도사가 준 <선경> 10권을 불태우고 크게 환희로워 했습니다.
담란 스님은 50대 중반의 늦은 나이에 정토 신앙에 귀의했습니다.
67살 때 돌아가실 때까지 약 10여년간 정토 사상에 대해 깊이 공부했습니다.
담란 스님은 세친 보살의 <왕생론>에 주석을 단
<왕생론주>를 저술하는데 큰 공을 들였습니다.
<왕생론주>는 후대 정토 교학에 큰 영향을 미쳐
담란 스님을 '중국 정토종의 제1조'라고 부릅니다.
2. 아미타 부처님의 본원
담란 스님은 <왕생론주>를 통해 아미타 부처님의
'본원(本願)'의 의미를 새롭게 발견하였습니다.
본원은 보살이 부처님이 되기 위해 세우는 서원을 말하며,
정토 불교에서는 아미타 부처님의 보살 시절인
법장 보살이 아미타 부처님이 되기 위해 세운 48대원을 말합니다.
담란 스님은 '극락 정토에 태어나는 것과
극락 정토에서의 보살들과 천인들의 모든 수행은
오로지 아미타 부처님의 본원에 의해서 가능하다'는
'타력(他力) 본원'의 가르침을 처음으로 주창했습니다.
타력 본원은 극락 왕생은 나의 힘이 아니라,
전적으로 아미타 부처님의 자비로운 본원의 힘에 의해
가능하다는 관점을 말합니다.
담란은 아미타불 48대원 중에서
특히, 제 11,18, 22원의 세 원에 주목하여 부처님의 가피를 설했습니다.
제11원은 정토에 왕생한 자는
'정정취', 즉 불퇴전의 경지에 머물게 한다는 원입니다.
제18원은 지극한 마음으로 환희심을 내어
아미타 부처님을 10번만 불러도 극락왕생한다는 원입니다.
제22원은 보현보살과 같은 보살행을 닦고,
시방 세계의 중생들을 교화하여 깨달음의 길로 인도하는
보살도를 행하게 하겠다는 서원입니다.
담란은 제18원의 힘으로
시방의 모든 중생들은 극락 정토에 왕생할 수 있으며,
극락에 왕생한 후에는 제11원의 힘으로 불퇴전의 경지에 들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그런 후에 제22원의 힘으로 보현보살과 같은 보살행을 닦고,
시방 세계의 무량한 중생들을 교화하는
보살도의 하화중생의 길을 걸을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담란을 통해 '정토 불교'의 문이 세워지게 되었습니다.
3. 왜 극락 가려고 하는가?
저는 정토문의 초조인 담란 스님 이야기에서
'정토 불교'에서 가장 중요한 가르침 두 가지를 발견합니다.
첫째는 자신은 왜 극락에 태어나기를 원하는지가 선명해야 하고,
둘째는 극락 가서 자신은 무엇을 하기를 원하는지가 선명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담란을 정토문으로 인도한 동기는
공부하기 위해 오래 살고 싶다는 열망이었습니다.
이 열망을 위해 넓은 중국 대륙에서 강남으로 내려가
도사에게 불로장생술을 배울 정도로 담란은 절실했습니다.
그 절실함이 결국 '정토 불교'를 통해
극락 왕생의 길로 담란 스님을 이끌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담란 스님은 무량수경에 대한 논서인 <왕생론>에 대한 공부를 통해
극락 가서 무엇을 할 것인지를 분명히 세웠습니다.
아미타 부처님의 가피로 극락에서 불퇴전의 경지에 올라
보현보살과 같은 보살도를 닦기 위함이라고 했습니다.
즉, '상구보리 하화중생'의 대승보살도로 자신의 길을 분명히 세운 것입니다.
사람마다 극락 가려는 이유는 제각각일 것입니다.
그런데, '정토 불교'는 단순히 아미타 부처님께 모든 것을 맡겨
극락 가서 잘 먹고 잘 놀고 잘 살자는 길이 아닙니다.
극락은 아미타 부처님과 좋은 도반들과 함께
오롯이 불법의 길을 걸을 수 있는 좋은 불국토입니다.
세속의 여러 삶의 어려움과 곤란 때문에
극락 왕생하시려는 분도 계실 것입니다.
그러나, 시작은 그렇게 출발해도
시간이 흐름에 따라 다음 문제를 차분히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자신의 내면을 향해
나는 왜 극락에 태어나기를 원하는지,
극락에서 나는 무엇을 할 것인지를
끊임없이 궁구하는 우리들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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