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무아미타불(3) - 어떻게 염불할 것인가? >
1. 일본 호넨 스님의 <일매기청문>
제가 좋아하는 글 중에
<일매기청문(一枚起請文)>이라는 짧은 글이 있습니다.
일본 정토 불교의 큰 스님인 호넨(法然) 스님이
돌아가시기 전 후학들을 위해 남긴 한 장의 짧은 유서입니다.
'일매기청문(一枚起請文)'은
"후학들에게 바라는 한 장짜리 글"이라는 뜻입니다.
"내가 말하는 염불은 많은 스님들이 행하는 관념의 염불도 아니고,
또한 학문을 해서 염불하는 마음을 깨달아서 읊는 염불도 아니다.
다만 극락왕생을 위해서는
"나무아미타불"이라고 외면 틀림없이 왕생한다고 믿고서
소리 내어 염불하는 것 외에는 특별한 것이 없다.
그저 세 가지 마음(=지성심, 심심, 회향발원심)과
네 가지 닦음(=공경수, 무여수, 무간수, 장시수)으로 염불하면,
반드시 "나무아미타불"로 왕생한다고 생각하는 가운데 모두 극락으로 가게 될 것이다.
이 외에 다른 심오한 것이 있다고 한다면,
저 두 분 부처님(=석가모니불과 아미타불)의 연민으로부터는 떠나며,
아미타 부처님의 본래 서원(본원)으로부터 벗어나게 될 것이다.
염불을 믿지 않는 자는
가령 부처님 일대(一代)의 가르침을 잘 배운다고 하더라도,
한 글자도 알지 못하는 우둔한 몸이 되는 것과 같다.
그러니 잘난 체 하지 말고, 다만 한결같이 염불할지어다."
2. 염불의 불교
간명하지만, 큰 무게감과 울림이 느껴지는 글입니다.
오롯이 <나무아미타불> 염불하라는 호넨 스님의 염불의 가르침이
일반 민중들에게 널리 퍼지게 되자
호넨 스님은 70세가 넘은 노년에 타 종파의 공격 속에 유배 생활을 했습니다.
유배에서 돌아와 돌아가시기 전
염불하는 후학들을 위해 단 한 장의 정갈한 가르침을 남겼습니다.
아미타 부처님의 자비와 원력에 대해
진실하고 정성스러운 마음(지성심)을 내어
반드시 극락 왕생할 수 있다는 깊은 믿음(심심深心)과
자신의 선근 공덕을 극락왕생을 향해 회향하는 회향 발원의 마음(회향발원심)을 내라는 것입니다.
그렇게 세 가지의 진실한 마음으로
오롯이 아미타 부처님의 명호를 부르는 염불하면
반드시 아미타 부처님이 계시는 정토인
극락 세계에 왕생할 수 있다는 호넨 스님의 진심이 담겨져 있습니다.
정토 행자가 어디서 마음의 안심(安心)을 얻는지,
어떤 마음가짐으로 염불해야 하는지를 묻는다면
호넨 스님의 <일매기청문>을 한번 읽어 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일매기청문>은 '염불의 불교'를 가는
정토행자의 마음 세계의 방향성을
간명하게 잘 표현한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3. 3가지 마음
호넨은 지성심, 심심, 회향발원심의
3가지 마음으로 염불하라고 가르쳤습니다.
첫번째 지성심(至誠心)은
아미타 부처님에 대한 지극히 진실하고 정성스런 마음입니다.
두번째 심심(深心)은 아미타 부처님의 자비와
극락 왕생의 결정에 대한 깊은 믿음의 마음입니다.
세번째 회향 발원심은 나의 모든 선근 공덕을
모두 극락 왕생을 향해 회향 발원하는 하나를 향한 순수한 마음입니다.
즉, 염불자는 이 세 가지 마음의 바탕 속에서 염불해야 하고,
염불을 통해 이 세 가지 마음 세계에 도달하기를 염원해야 합니다.
4. 4가지 닦음
그리고, 4가지를 끊임 없이 닦아가며 염불해야 한다고 설합니다.
첫번째, 공경수(恭敬修)는 아미타 부처님에 대한 공경의 마음으로 염불할 것,
두번째 무여수(無余修)는 다른 행을 닦지 않고 오롯이 염불만 할 것,
세번째 무간수(無間修)는 쉼(잡념) 없이 끊임없이 염불하는 것,
네번째 장시수(長時修)는 게으르지 않고 오래도록 염불하는 것입니다.
즉, 아미타 부처님에 대한 공경과 일편단심의 마음을 닦으며
게으르지 말고 쉼없이 한결같이 염불하라는 가르침을 주셨습니다.
그러면 누구라도 극락 왕생할 수 있으니 게으르지 말고
4가지 염불 수행의 마음 세계를 닦아 나가라고 가르쳤습니다.
5. 어떻게 염불할 것인가?
<나무아미타불> 염불하는 정토 불교는 어떤 불교일까요?
입으로만 '나무아미타불'이라고 부르는 것이 '염불'일까요?
저는 <일매기청문>에서 호넨의 가르침에 나오는
'3가지 마음'과 '4가지 닦음'의 가르침에 주목합니다.
염불은 단순히 입으로 내는 소리가 아니라,
아미타 부처님에 대한 진실되고 깊은 믿음과
쉼없는 공경과 일편단심을 향한 마음에서 나오는 소리입니다.
정토행자는 염불하는 마음을 끊임 없이 돌아보고,
염불의 마음 세계를 끊임 없이 닦아나감에 의해
참다운 안심(安心)을 향해 나아가는 존재입니다.
호넨 스님은 '일본 정토종의 뿌리'라고 존경 받습니다.
오늘날 일본 정토 정원의 다채로운 꽃은
호넨 스님의 가르침이라는 자양분을 통해 가능했습니다.
호넨 스님은 정토종의 안심과 수행은
<일매기청문> 이 한 장의 글에 지극한 도리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염불을 통해 길러가고 닦아나는 마음 세계는
'3가지 마음'과 '4가지 닦음'에 있음을 늘 염두에 두고 있다면
염불이 바른 정도(正道)에서 벗어남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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