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 화암사>
1. 화암사의 유래
전북 완주 화암사(花巖寺).
‘바위 위에 꽃이 핀 절(花巖寺)’이라는
예쁜 이름입니다.
화암사에는 절 이름에 담긴
아름다운 전설이 남아 있습니다.
신라 시대 때 연화 공주가 있었습니다.
그녀는 병이 들어 잘 낫지 않았습니다.
공주를 사랑했던 부왕이
딸의 병이 낫기를 지성으로 기도했습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부왕의 꿈 속에
부처님이 나타났습니다.
부처님은 불명산 화암사 자리로 가면 꽃이 있으니
그 꽃을 따서 먹이면 병이 나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왕의 명령을 받은 신하들이 힘겹게 산으로 올라가니
바위 위에 꽃이 피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산 아래 연못에서
갑자기 용 한 마리가 솟아오르더니
입으로 꽃에 물을 뿌려준 뒤
다시 연못으로 들어가는 것이었습니다.
용의 등장에 두려움에 떨던 신하 중
담력이 센 몇 명이 연꽃을 꺾어 왔습니다.
그 꽃을 먹은 공주는 씻은 듯이 병이 나아
여름 아침의 연꽃처럼 활짝 피어났습니다.
부처님의 은혜에 감동한 왕은 불심이 더욱 깊어져
꽃이 있던 자리에 절을 짓고 부처님을 모셨습니다.
절 이름은 화암사(花巖寺)라고 하고,
산 이름은 부처님의 자비 광명이
비치는 불명산(佛明山)이라 했습니다.
‘전설 따라 삼천리’라는 말이 있지만,
우리나라 곳곳에 불교와 관련된
아름다운 전설이 많습니다.
2. 복수초
연화 공주를 낫게 한 꽃은
‘복수초(福壽草)’라고 합니다.
이른 봄 눈 속에서도 노란 꽃을 피우는 복수초는
복을 받으며 장수하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새해가 되면 복을 받고 장수하라고
복수초를 선물하는 풍습이 남아있습니다.
노란 복수초와 연화공주의 전설이
남아 있는 예쁜 절 화암사입니다.
화암사는 산 속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불명산 초입에 주차하고 20분 정도
계곡길을 따라 걸어 올라가야 합니다.
푸른 나무와 작은 계곡으로 이루어진
고즈적한 산길을 오르면
흐르는 땀 속에 마음은 정갈해집니다.
땀 흘리며 올라가서 찾아뵙는 부처님!
더욱 반갑고 따스한 느낌이 듭니다.
3. 우화루
화암사는 돌로 쌓은 석축 위에
만들어진 아담한 산사입니다.
절 앞에 개울이 흐르고 극락교를 건너면
고풍스런 우화루가 보입니다.
사람이 없어서 시끄럽지 않고 옛스러움이
그대로 남아 있는 우화루(雨花樓)입니다.
우화루는 부처님께서 법화경을 설하셨을 때
하늘에서 꽃비가 환희롭게 내렸다는데서 연유합니다.
즉, 부처님의 가르침의 법비가
환희롭게 내리는 도량을 상징합니다.
화암사 우화루는 단청을 하지 않고,
잘 늙은 나무 기둥과 전각이
묘한 아름다움을 느끼게 합니다.
우화루에 오르면 큰 목어가 걸려 있습니다.
“잘 늙었도다”라는 감탄이
절로 떠오르는 목어입니다.
4. 극락전
우화루 사이로 들어가면 작은 산사인
화암사가 펼쳐집니다.
극락전과 우화루가 남북으로,
적묵당과 요사채가 동서로 있어
입 구(口)자처럼 생긴 도량입니다.
막혀 있는 듯 하지만,
하늘과 산세가 트여 있어
안온함을 느낄 수 있는 도량입니다.
화암사의 중심 불전인 극락전.
화암사 극락전은 국보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참으로 잘 늙은 극락전입니다.
화암사 극락전은 '하앙기법'이라는
독특한 건축으로 된 국내 유일의 전각입니다.
'하앙(下昻)'은 지붕과 기둥 사이에
끼운 긴 서까래 목재인데,
처마와 기둥의 무게를 고르게 받쳐주어
지붕을 널찍하고 안정적으로 해 줍니다.
하앙 사이에 ‘극락전’이라는
한 글자씩의 현판도 멋지고,
극락의 천인들이 환희롭게 하늘을 날면서
행복해하는 모습도 아름답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5. 아미타 삼존불
극락전에는 아미타 부처님과
대세지 보살님, 관세음 보살님을
모시고 있습니다.
극락 세계를 법당 속에 장엄하기 위해
섬세하게 공을 들인 장인의 마음이
느껴지는 아름다운 법당입니다.
아미타 부처님과 두 보살님의 표정도
포근하고 인자하여
고요한 법당의 기운과 어우러져
극락에 온 듯 평화로움이 엄습해 옵니다.
6. 사당
극락전 뒤에는
작고 아담한 사당이 있습니다.
화암사를 중건한 시주를 모신 사당입니다.
세조 때 단종을 위해 목숨 바친 사육신 중
한 분인 성삼문의 할아버지를 모신 사당입니다.
이 분이 세종 때
전라도 관찰사였는데,
불심이 깊어서 퇴락한 화암사를
중건해서 원찰로 삼았습니다.
이 분의 은혜로 고즈늑한 화암사를
볼수 있으니 감사합니다.
7. 적묵당
극락전을 참배한 후 적묵당 마루에
꼭 앉아 보시기 바랍니다.
적묵당에서 하늘을 바라보면
고요히 말없이 앉아 명상한다는
‘적묵(寂黙)’의 세계를 잘 느낄 수 있습니다.
파란 하늘과 불명산 자락의 풍경이
한가롭고 좋아서 고요함과 평화로움의
세계를 체험할수 있습니다.
8. 잘 늙은 절
화암사는 세속과 절연한 채
오로지 아미타 부처님을 바라보고
극락왕생을 발원하며 염불에 집중하려는
수행자가 기도하기 위한 산사라고 생각합니다.
안도현 시인은
‘내 사랑 화암사’라는 시에서
"잘 늙는다는 것은 비바람 속에서도
꼿꼿이 남아 있는 것"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잘 늙은 사랑스러운 정토 도량이
화암사라고 생각합니다.
<유튜브 극락회상 - 완주 화암사>
https://youtu.be/mJCEUifD2UA?si=-yA1l242xvHC_Nrm
https://www.youtube.com/@amitaon85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