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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구경

법구경(92) 5백 도적을 제도한 칸우 꼰단냐 비구 이야기

by 아미타온 2024. 9. 16.

<법구경(92) 5백 도적을 제도한 칸우 꼰단냐 비구 이야기>

 

<안성 칠장사>

 

부처님께서 기원정사에 계시던 어느 때,

꼰단냐 비구와 관련하여 게송 111번을 설법하시었다.

꼰단냐 비구는 부처님으로부터 수행에 대한 설법을 듣고

수행 주제를 받아 숲 속으로 들어가 열심히 좌선하여 아라한 과를 성취했다.

 

그 뒤 꼰단냐 비구가 기원정사로 돌아가

부처님께 인사를 드리기 위해 여행하던 중에 날이 저물었다.

 

꼰단냐 비구는 피곤한 몸으로 넓은 바위 위에 앉아서

음을 자신의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고 사라지는

모든 현상에 집중시켜 선정 삼매에 들었다.

 

그런데, 한밤중에 도적 오백 명이 어떤 마을을 털어 도망치다가 

꼰단냐 비구가 선정에 들어 있는 곳에 도착하게 되었다.

 

매우 어두운 밤이었던지라 도적들은 꼰단냐 비구를 나무 등걸로 착각했다.

그래서, 그들은 비구의 몸에 자기들이 털어온 값진 물건들을 걸어 두었다.

 

그때 비구가 몸을 움직이자 그들은 귀신인가 싶어 놀라 달아나 버렸다.

얼마 후 날이 밝아 도적들이 다시 나타났을 때

비구는 자기가 누구라는 것을 밝히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때에 이르러 도적들은 그가 나무 등걸이 아니라 스님임을 알게 되었다.

꼰단냐 비구는 두려워하지 말고 가까이 오라고 도적들을 불렀다.

 

그들은 꼰단냐 비구의 대담함에 놀랐으며

그에게 굴복되어 용서를 빌면서 자기들은 제자가 되고 싶다고 청했다.

 

그러자 꼰단냐 비구는 그들을 모두 제자로 받아들였다.

 

이때부터 꼰단냐 비구는

"칸우(나무등걸) 꼰단냐"라는 이름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꼰단냐 비구가 새로운 비구 오백 명을 데리고 부처님을 찾아가

자기가 어떻게 비구들을 데리고 오게 되었는지를 말씀드리자

부처님께서는 그들 새로운 비구들에게 이렇게 가르치시었다.

“비구들이여!

무지하게 백 년을 살아도 그런 인생에는 참다운 가치가 없느니라.

이제 너희는 진리를 보아서 현명한 사람이 되었으니,

너희 인생은 단 하루를 살더라도 참다운 값어치가 있느니라.”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다음 게송을 읊으시었다.

 

감각 기관을 잘 다스리지 못하고
무지하게 백 년을 사는 것보다는
단 하루라도 지혜롭게

마음을 고요히 닦는 것이 훨씬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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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도적을 제도한 안성 칠장사 혜소 국사 이야기>

 

1. 도적 교화 이야기의 메세지

 

이번 법구경 이야기처럼

흉악한 도적들이 개과천선하여 

수행자로서 새로운 탄생을 하게 된 전설들이 있습니다.

 

혜소 국사를 만나 7명의 도적이 7명의 현인으로

위대한 탄생을  하였다고 전하는 안성 칠장사의 전설이 있습니다.

 

그리고, 의상 대사가 부석사를 지으려는데,

도적이 행패를 부리자 선묘가 나타나

큰 바위를 공중 부양하여 도적을 제도한 전설도 있습니다.

 

이러한 전설이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는 무엇일까요?

 

예전에 <성균관 스캔들> 드라마에서 누군가

"굴레를 씌운건 세상이지만 그것을 벗는 건 자신의 몫이다."고 했습니다.

 

남의 재물을 빼앗고 인명을 살상하던

악업의 굴레 속을 헤매던 도적마저도

불법이 살아 있고 훌륭한 스승의 인도가 있다면 

그 굴레에서 자기 스스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악업의 굴레에서 헤매던 때의 자신의 삶과

수행의 가치를 알고 수행자로서의 첫발을 디디고 새롭게 살아가는

그 이후의 삶은 하늘과 땅 차이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메세지를 전해 주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안성 칠장사 관세음보살님>

 

2. 가치 있는 삶

 

도적같은 흉악한 삶은 아니었지만,

내가 살아가는 일상의 삶이 먼저였고

수행은 뒷전이던 때가 있었습니다.

 

이전과 다르게 불법과 수행이

일상의 삶보다 큰 가치를 차지하고 있는 지금,

'무지하게 백년을 사는 것보다

단 하루를 살아도 수행자로서 사는 쪽이 훨씬 값어치가 있다.'는

부처님 말씀이 무게감있게 다가옵니다.

 

불법의 다르마에 젖어가고 

수행의 길을 가는 것의 큰 값어치를 아는가?

 

수행과 불법을 공부하는 인연의 희유함과

도반이 있슴을 감사히 생각하는가?

 

이 물음을 부처님께서 묻고 계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성균관 스캔들>에서 누군가 나쁜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그렇게 살면 습관된다."고 했습니다.

 

불법을 모르고 수행하지 않아

시비선악을 가릴 줄 모르고

자기 고집대로 습관대로 욕망대로

살아가는 삶으로 되돌아가고 싶은가?

 

그렇게 살고 싶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 삶은 <일어나> 노래 가사처럼

인생이란 강물 위를 부초처럼 헤매이다가

어느 호숫가에 닿아 물과 함께 썩어가는 인생이나

그저 왔다갔다 시계추와 같이 매일매일 흔들리는 가치없는 삶입니다.

 

불법과 수행이라는 토양에 뿌리를 내리고

봄이 되면 새싹을 내고 가지를 치고 자라나고 향상하는 삶이

부초처럼 시계추처럼 살아가는 삶보다는 훨씬 큰 가치가 있다는 것을

분명히 자각하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만드는 게송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