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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구경

법구경(95) 끼사 고따미 이야기

by 아미타온 2024. 9. 28.

<법구경(95) 끼사 고따미 이야기>

 

<예산 화암사>

 

부처님께서 기원정사에 계시던 어느 때,

끼사 고따미와 관련하여 게송 114번을 설법하셨다.

끼사 고따미(Kisagotami)는 사왓티 출신의 여인이었다.

 

그녀가 '끼사 고따미'라고 불리우게 된 것은

그녀의 몸이 가늘고 날씬했기(끼사) 때문이었다.

 

끼사 고따미는 성장하여 젊은 재산가와 결혼하여 아들 하나를 낳았다.

 

그런데, 겨우 걸음마를 시작할 무렵에 아들이 갑자기 죽고 말았다.

그녀의 슬픔과 충격은 너무나도 컸다.

 

그녀는 죽은 아들을 안고 이 사람 저 사람을 찾아다니며 

살려낼 수 있는 약을 달라며 애원했다.

 

그러나, 그녀를 상대해 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런데, 그 가운데 현명한 사람이 있어서

어떻게든 그녀를 도와야 한다고 생각하여 그녀에게 이렇게 말해 주었다.

“당신이 찾아가야 할 분은 부처님인 것 같소.

그분은 지금 당신이 찾고 있는 약을 갖고 계신다오.”

이리하여 끼사 고따미는 기원정사에 계시는 부처님을 찾아가

아들의 시신을 내려놓고 울며 애원했다.

“부처님이시여!

어떤 어진 사람이 제게 말하기를

부처님께서는 제 아들을 살려낼 수 있는 약을 가지고 계신다고 했습니다.

부처님이시여!

제발 제 아들을 살려 주십시오.”

 부처님께서는 이 여인을 매우 가엾게 여기시어

부드러운 음성으로 이렇게 말씀하시었다.

“여인이여!

사람이 죽은 적이 없는 집에 가서 겨자씨 한 줌을 얻어 가지고 오너라.”

그래서 끼사 고따미는 죽은 아들을 가슴에 안고 첫 번째 집의 문을 두드리며 말했다.  

“제발 제게 겨자씨 한 줌만 주십시오.

그것이 내 아들을 살리는 약이랍니다.”

그렇게 사정하여 겨자씨를 얻어

그녀는 나오면서 주인에게 물어보았다.

 “전에 이 집에서 혹 사람이 죽은 일이 없습니까?”

 그러자 주인은 대답했다.

“작년에 우리 아버지께서 돌아가셨다오.”

“그렇다면 이것은 약이 되지 않습니다.”

끼사 고따미는 받은 겨자씨를 버릴 수밖에 없었다.

 

많은 사람들이 그녀의 불행한 사정을

알게 되어 어떻게든 도와주려고 했지만,

사람이 죽은 적이 없는 집은 한 집도 없었으므로

그녀를 도와줄래야 도와줄 수가 없었다.

이에 이르러 끼사 고따미는 지친 몸으로

죽은 아들을 내려놓고 깊은 생각에 잠겼다.

 

그리하여 그녀는 마침내 자기만이 아니라

세상 모든 가정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버리며 살아가고 있다는 것과,

진실을 말한다면 죽은 사람의 수가 살아 있는 사람의 수보다 훨씬 많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여기에서 끼사 고따미는 부처님께서 자기에게 겨자씨를 구해 오라고 하신 것은

자기로 하여금 진리를 깨닫게 하기 위해서였다는 것을 느끼고

부처님의 훌륭하신 지혜와 크신 자비심에 감동하게 되었다.

 

그녀가 이와 같이 깨닫는 순간 그녀에게 죽은 아들에 대한 애착이 떨어져 나갔다.

끼사 고따미는 어린 자식의 시신을 숲 속에 묻고

부처님께 돌아와 사람이 죽지 않은 집은 찾을 수 없었노라고 말씀드렸다.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그녀에게 이렇게 설법해 주시었다.

“끼사 고따미여!

너는 너만이 아들을 잃어버린 것으로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네가 이제 깨닫게 된 것처럼 모든 생명에게는 반드시 죽음이 있느니라.

죽음은 중생이 자기 욕망을 다 채우기도 전에 그를 데려가 버리느니라.”

끼사 고따미는 이 설법을 듣고 일체 모든 현상을 무상하여 오래가지 못한다는 것과,

모든 생명은 자기가 욕망을 성취할 수 없는 고통 속에서 살다가 불만 속에서 죽어간다는 것,

그리고 일체의 사물에는 그것을 이끌어 가는 불멸하는 주체,

즉, 나(我)가 없다는 것을 완전히 깨닫는 수다원 과를 성취하였다.

그런 뒤 끼사 고따미는 비구니가 되었다.

어느 날 그녀는 기름 램프를 밝히고 있었다.

 

그때 램프불이 펄럭거리다가 꺼지는 듯 다시 살아나는 것을 보면서

그녀는 일체 중생이 죽었다가 또 다시 태어난다는 진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이 때 부처님께서는 기원정사에 계시면서 신통력으로써

끼사 고따미가 이렇게 생각하는 것을 아시고 광명을 놓으시어

마치 끼사 고따미 앞에 가까이 계신 듯이 모습을 나투시었다.

 

부처님께서는 끼사 고따미에게

일체 중생의 생명이 계속해서 변화하면서 잠시도 멈추지 않아서,

사라지면 다시 태어나고 태어나면 다시 사라지는 바,

이 현상에 마음을 계속하여 집중함으로써 마침내 니르바나(열반)를 깨달으라고 격려하셨다.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다음 게송을 읊으셨다.

죽음을 초월하는 길을 모르고
백년을 사는 것보다는
단 하루라도 죽음을 초월하는
진리의 길을 알고 사는 것이 훨씬 낫다.

 

부처님의 이 설법 끝에 끼사 고따미 비구니는 아라한 과를 성취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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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자식 잃은 슬픔

 

<죽은 아들과 겨자씨 이야기>로 널리 알려져 있는 법구경 이야기입니다.

 

끼사 고따미는 가냘프고 호리호리한 몸매의 여인이었습니다.

 

'고따미'가 이름인데,

'가냘프다'는 뜻의 "끼사"를 붙여 '끼싸 고타미'라고 불렀습니다.

 

그녀의 삶은 불행, 행복, 불행, 행복의 파노라마였습니다.

 

가난한 집안에 태어나 영양 실조로 고생한 덕분에

조그만 키에 삐쩍 마른 볼품없는 몸매를 평생 갖고 살아야만 했습니다.

 

가난한 집안이었지만 가문은 뼈대 있는 집안이었기 때문에

커서는 부잣집으로 시집을 갔습니다.

 

그러나, 가난한 집안 배경과 볼품없는 외모로 인해

시집에서도 많은 구박을 당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아들을 낳고 나서야 비로소 남편과

시댁 식구로부터 인정과 사랑을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불행 끝 행복 시작이라고 기뻐하였지만,

눈에 넣어도 아플것 같지 않은 아들이 걸음마를 배울 무렵 병으로 죽고 말았습니다.

 

자식이 먼저 죽으면 부모는 자식을 가슴에 묻는다고 합니다.

 

그토록 사랑스럽고 자신의 분신과도 같았던 아들이 죽자 끼사 고따미도

반은 미쳐서 죽은 아들을 등에 업고 죽은 아들을 되살리기 위해 약을 구하러 떠돌아 다녔습니다.

 

이러한 그녀를 보고 사람들은 동정과 비웃음을 보낼 뿐이었습니다.

 

그녀를 가엾이 여긴 어떤 이가 있어 그녀를 부처님께 인도했습니다.

 

부처님은 사람이 죽지 않은 집에서 겨자씨를 구해오면 죽은 아이를 살려주시겠다고 했습니다.

 

 

 

2. 다르마(진리)에 눈뜸

 

'죽은 아이를 살린다.'

 

부처님께서는 죽은 여인이 너무 불쌍해서

죽은 아이를 살리는 기적을 행사하시려고 하셨던 것일까요?

아니면, 부처님은 거짓말을 하고 계시는 것일까요?

 

그러나, '사람이 죽지 않은 집에서 겨자씨를 구해오면'이라는 조건에 주목해야 합니다.

 

인도에서 겨자씨는 마치 우리의 참깨처럼 흔한 양념이고

죽은 아이를 살려준다는 말에 끼사 고타미는 귀가 번쩍 뜨였습니다.

 

부처님의 조건대로 누구도 죽지 않은 집에서

겨자씨를 구하기 위해 그녀는 백방으로 찾아다녔습니다.

 

그러나, 겨자씨를 구하러 다니는 중에

죽음이란 이 세상에 태어난 모든 사람에게 일어나는 일이라는 진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부처님의 말씀이 자신에게 이러한 진실에 눈뜨게 해주기 위한

자비로운 방편임을 이해하고는 그녀는 죽은 아이를 땅에 묻고 출가합니다.

 

집착을 버리는 것은 다르마(진리)에 눈뜸에 의해 가능합니다.

 

백방을 뛰어다녀도 아무도 죽은 적이 없는 집에서 겨자씨를 구할 수 없슴을 알고는

더 크게 좌절하고 미쳐버릴 수도 있었고 부처님께 원망의 화살을 겨눌 수도 있었지만 

그녀는 다르마(진리)를 발견하고 자신의 삶에 적용할 수 있는 지성적인 여인이었습니다.

 

자비희사의 4무량심 중에 집착하지 않는 마음,

즉 사심(捨心)은 다르마(진리)에 대한 눈뜸에 의해 가능하다는 것을 

끼사 고따미를 통해 다시 한번 알수 있습니다.

 

출가한 그녀는 램프불이 바람에 펄럭거리며

꺼질듯 하다가 다시 살아나는 모습을 보고

모든 중생들이 죽고 다시 태어나고를 반복하는 윤회의 진실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부처님께서도 이러한 끼사 고타미가 더욱 집중하여

니르바나(열반)를 얻는데까지 나아가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부처님의 말씀처럼 수행에 더욱 열중하여

마침내 아라한과를 성취하게 되었습니다.

 

 

 

3. 악마를 조복시킨 비구니 수행자

 

이번 <법구경>에는 나오지 않지만,

다른 경전에는 다음과 같은 끼사 고따미의 이야기가 전합니다.

  

어느날 그녀가 숲 속 깊숙이에서 명상 중에 있을 때

악마 '빠삐만"이 그녀의 수행을 방해하고자 나타나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고 합니다.

 

"당신은 아들을 잃어버리고 홀로 슬퍼하는 얼굴을 하고 있는 것인가?

 외롭게 숲속 깊이 들어와 혹시 남자를 찾고 있는 것은 아닌가?'

 

그녀는 이러한 악마 "빠삐만"의 질문에 다음과 같은 시로 답했다고 합니다.

 

"언제나 자식을 잃은 어머니도 아니고 남자도 이미 지난 일일세.

 나는 슬프하지도 않고 두려워하지도 않으니

 벗이여, 그대를 두려워하지 않네.

 모든 쾌락은 부서졌고 어두운 구성 요소는 파괴되었네.

 죽음의 군대에 승리하여 속세의 번뇌 없이 나는 살아가네."

 

이 말을 들은 악마 빠삐만은

자신의 정체가 드러났슴을 슬프하고 괴로워하며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고 합니다.

 

그리고, 끼사 고타미는 항상 누더기 옷만 입고 수행에 열중하여

비구니들 중에서 거친 옷을 입는 수행자 중에 제일이라는 칭송을 듣게 되었다고 합니다.

 

비구들 중의 두타 제일이 가섭 존자라면,

비구니 중의 두타 제일은 끼사 고따미 비구니라는 칭송을 받았습니다.

 

비록 볼품없는 외모와 가냘픈 몸매로 인해 "끼싸"라는 별명을 얻었지만,

악마를 슬프게 하고 괴롭게 만들 정도의 그녀를

누가 가냘픈 코스모스 같은 여인이라고 부를 것인가요?

 

자식을 잃은 큰 슬픔에 집착하고 크게 좌절했지만,

부처님의 자비로운 방편으로 진리에 눈뜬 이후로는 자신의 갈애와 집착을 떨쳐버리고

수행에 정진하여 아라한 과를 증득하고 악마마저 도망가게 만든 끼사 고타미입니다.

 

다이아몬드와 같은 단단한 마음 씀씀이를 가진 '다이아몬드 고타미'라고 불러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