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구경(103) 마하다나와 도적떼 이야기>
부처님께서 기원정사에 계시던 어느 때,
상인 마하다나와 관련하여 게송 123번을 설법하셨다.
마하다나는 사왓티에 사는 돈 많은 상인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때 오백 명의 도적들이
그를 털려고 몇 차례나 계획을 세운 적이 있었습니다.
그래도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었는데,
어느 때에 그가 수레 오백 대에 값비싼 물건을 싣고
먼 곳에 가리라는 정보를 입수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마하다나는 그때 자기와 같은 방향으로 가는
오백 명의 비구들을 알게 되어 비구들에게 여행 중에
필요한 모든 것을 자기가 공급하겠다고 약속해 두고 있었습니다.
마하다나 일행은 마침내 출발했고,
도적들은 상인과 오백 명의 비구들이
지나갈 으슥한 길목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상인들 일행은 도적들이 있을 것 같은 지점에서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않고 쉬는 것이었습니다.
도적들은 일행을 털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그들을 기다렸으나,
눈치챈 마하다나 일행은 장사를 포기하고 집으로 되돌아가 버리는 것이었습니다.
그래도 도적들은 포기하지 않고 재빨리 다시 앞질러 돌아가
사왓티로 가는 길목에서 다시 일행을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이런 도적들의 움직임을 알고 마하다나는
자기 일행을 어떤 마을에 유숙시키고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마하다나는 이런 사정을 비구들에게 알려 주어
비구들만 먼저 사왓티로 보내었습니다.
비구들이 기원정사에 도착하여
부처님께 자기들의 여행이 도적들의 위협 때문에
취소되었다고 보고드렸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비구들이여,
마하다나는 도적 떼들 때문에 여행을 연기하게 되었구나.
그와 같이 죽기를 원하지 않는 사람은
사람을 죽게 하는 독약을 멀리해야 하는데,
독약이란 무엇인가?
악한 행위가 바로 독약이니라.
그리하여 현명한 비구는
삼계의 생사윤회라는 여행이 얼마나 위험한지 깨달아
그 생사윤회를 벗어나기 위해 힘써 노력하며
모든 악행을 멀리해야 하느니라.”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다음 게송을 읊으셨다.
마치 돈 많은 상인이
협조자들과 함께 위험한 길을 피하듯
오래 살고자 하는 사람이 독약을 피하듯
작은 악행이라도 마땅히 피해야만 한다.
부처님의 이 설법 끝에 오백 비구들은
모두 수다원 과를 성취하였습니다.
------------------------------------------------
1. 악한 행위, 악업
상인이 장사를 떠나는 긴 여행길에서
가장 조심해야 하는 것은 자신의 생명과 물품을 빼앗는 도적떼입니다.
그리고, 죽기를 원하지 않고 오래 살려는 사람은
몸에 독이 되는 음식이나 독약을 가장 피해야 할 것입니다.
부처님은 생사 윤회의 긴 여행길을 걷고 있는 중생들에게
가장 조심해야 할 도적떼나 독약같은 것이 바로 "악한 행위"라고 하셨습니다.
악한 행위야말로 생사 윤회의 길에서 자신을 위험에 빠뜨리게 하고
자신을 죽음의 길로 몰아가는 도적떼이자 독약같은 것이라는 것입니다.
참으로 의미심장한 말씀입니다.
따라서, 생사 윤회의 괴로운 수레바퀴를 벗어나기 위해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무엇보다 악행을 피하고 멀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일단 도적떼를 만나지 않아야 안전한 장삿길이 보장되는 것이며
일단 독약을 마시지 않아야 급사하지 않을 수가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불교 공부 체계를 기본적으로 계정혜 삼학이라고 하고,
이 중에서 바른 계율 지킴인 계학이 가장 처음이자 근본이 됩니다.
<천수경>처럼 불보살님에 대한 기도와 신앙을 위한 경전에서도
악업을 멀리하고 죄업을 참회할 것을 그렇게도 강조하는 것입니다.
<보리도차제>와 같은 티벳 경전에서도
수행의 단계에서 가장 기본적으로 닦아야 하는 하사도(下士道)는
무엇보다 악업을 멀리하고 선업을 닦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합니다.
그래야지 지옥, 아귀, 축생의 삼악도에 떨어지지 않고,
최소한 인간과 천상계에 태어나 공부할 수 있는 인연을 만날 수 있습니다.
2. 10가지 악업
그러면 무엇이 악업인가요?
악업은 탐욕, 분노, 어리석음이라고 하는 탐진치를
확대하고 증장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몸과 말과 마음의 행위입니다.
해탈이 탐진치 삼독을 멸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악업을 행하지 않고 악업을 소멸하는 것이야말로 해탈로 가는 길입니다.
천수경에서는 <십악참회>를 외우면서
구체적으로 몸과 말과 마음으로 저지르는 10가지 악업을 열거합니다.
첫째는 살아있는 생명을 함부로 해치는 살생입니다.
둘째는 남이 주지 않는 물건을 훔치는 도둑질입니다.
셋째는 부부간에 신뢰와 믿음을 깨뜨리는 삿된 음행입니다.
넷째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진실을 말하지 않고
거짓말을 하는 것입니다.
다섯째는 아부를 떨거나 마음에 없는
간교한 언어로 남의 마음을 뒤흔드는 말입니다.
여섯째는 두사람간의 사이를 갈라놓거나
쌍방에 불화와 분란을 일으키는 이간질하는 말입니다.
일곱째는 욕설과 거친 말입니다.
여덟째는 지나친 탐욕과 갈애, 집착을 부리는 것입니다.
아홉째는 증오와 미움과 분노에 사로잡히는 것입니다.
열째는 인과의 진리(법)를 모르는 어리석음입니다.
즉, 몸으로 저지르는 악행 3가지,
말로서 저지르는 악구 4가지,
마음으로 저지르는 악심 3가지를 경계하고 피하는 것입니다.
악업을 행하는 것이
생사윤회의 길에서 자신을 죽음으로 내모는
도적떼와 같고 독약과도 같은 시한폭탄이라는 것을 인과적으로 아는 것!
이것이 수행자가 안전한 여행길을 가기 위해
탄탄한 길을 만드는 것이며 도적떼를 피하는 길이며
독약을 먹지 않는 길이라는 것을 잘 명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법구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법구경(105) 자업자득의 사냥꾼 꼬까 이야기 (0) | 2024.11.07 |
---|---|
법구경(104) 사냥꾼 꾹꾸따밋따 이야기 (3) | 2024.11.04 |
법구경(102) 발랄라빠다까와 권선 이야기 (1) | 2024.10.26 |
법구경(101) 어느 조심성 없는 비구 이야기 (2) | 2024.10.22 |
법구경(100) 보시제일 아나타삔디까 장자(수닷타) 이야기 (4) | 2024.10.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