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구경(105) 자업자득의 사냥꾼 꼬까 이야기>
부처님께서 기원정사에 계시던 어느 때
사냥꾼 꼬까와 관련하여 게송 125번을 설법하셨다.
어느 날 사냥꾼 꼬까는 자기 동료 사냥꾼들과 함께
사냥 길을 떠나다가 성내로 탁발을 나오는 비구들을 만났다.
그는 이것을 좋지 않은 징조로 받아들여 이렇게 중얼거렸다.
‘이런 가엾은 거지들을 만나다니 오늘은 재수가 없겠군.’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날 따라 그는 사냥에서 아무런 소득도 얻지 못했다.
그래서 빈손으로 돌아오는데,
이번에는 아침에 본 비구 중 한 사람이
탁발을 끝내고 돌아가는 것을 보게 되었다.
그렇잖아도 화가 나 있던 그는 그만 분통이 터져
그 비구에게 사냥개들을 풀어 놓아 버렸다.
그 비구는 놀라 나무 위로 올라가 오들오들 떨었다.
그러자 사냥꾼 꼬까는 비구에게 다가와 화살을 꺼내어
그것으로 비구의 궁둥이와 발바닥을 쿡쿡 찔러댔다.
비구는 이루 말할 수 없이 고통스러웠을 뿐만 아니라
가사가 흘러내렸지만 가사를 잡아 올릴 겨를도 없었다.
흘러내린 비구의 가사는 공교롭게도
사냥꾼의 머리위에 떨어져 그의 온몸을 덮어 버렸다.
이때 개들은 밑에서 마구 짖어대다가 사냥꾼 꼬까가
노란 가사를 걸치고 있는 것을 보고는
그가 비구인 줄 잘못 알고 그에게 일제히 덤벼들었다.
이 광경을 위에서 지켜보던 비구는 사냥꾼을 구하려고
나무 위에서 마른 가지를 꺾어 개들에게 던졌다.
이에 사냥개들은 자기들이 비구를 공격한 것이 아니라
주인을 공격한 것을 알고는 주인이 야단을 칠까
겁이 나 모두 숲 속으로 도망쳐 버렸다.
그 뒤 비구가 내려와 사냥꾼을 살펴보니 그는 이미 죽어 있었다.
비구는 그 사냥꾼에게 깊은 동정을 느끼는 한편,
사냥꾼이 자기의 가사로 인해서 죽게 되었으니
자기에게도 책임이 있지 않을까 생각하여 마음이 심히 울적하였다.
그리하여 그는 부처님께 나아가
자기가 겪은 모든 일을 다 사뢰고 의심나는 점을 여쭈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셨다.
“여래의 아들이여!
사냥꾼의 죽음에 대해 너는 아무런 책임이 없느니라.
또한 여래는 너의 계행에 대해 아무런 의심도 품고 있지 않으니 안심하여라.
그 사냥꾼의 죽음으로 너의 계행에 손상 입은 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그는 나쁘게 행동하지 않아야 할 사람에게 나쁘게 행동함으로써
그 같은 비참한 결과를 스스로 부른 것이니라.”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다음 게송을 읊으셨다.
나쁘게 행동하지 않아야 할 사람에게 나쁘게 행동하면
악행의 결과가 그에게 다시 돌아간다.
마치 바람을 거슬러
미세한 먼지를 날릴 때처럼.
부처님의 이 설법 끝에 그 비구는 아라한 과를 성취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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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악행의 과보
'사냥꾼이 처음 사냥길을 나갔을 때
거지를 만나면 공치는 날이다.'
이 터부를 철저히 믿는 사냥꾼이 있었습니다.
품위 있게 걸식을 한다는 차이만 있을뿐이지
허름한 분소의를 걸치고 걸식하는 탁발승들이
사냥꾼의 눈에는 일반 거지와 별반 차이없이 느껴졌습니다.
걸식하는 탁발승을 만난 사냥꾼은 이러한 터부로 인해
근거없이 기분이 나빠지고 분노의 마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공교롭게 터부가 맞아떨어져 사냥은 공치고 말았습니다.
사냥을 공치고 돌아가는 길에
또다시 걸식하는 탁발승을 만난 사냥꾼의 분노가 폭발했습니다.
그는 자신이 장사를 공친 것이 저 탁발승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자신이 몰고 다니던 사나운 사냥개를 풀어
수행승을 물어 뜯어 죽이려는 나쁜 악행을 저질렀습니다.
그리고, 사나운 사냥개에 놀라
나무위로 올라가 오들오들 떨고 있는
탁발승의 발과 궁둥이에다 화살촉을 쿡쿡 찔러서 위협을 가했습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흘러내린 탁발승의 가사가
공교롭게 사냥꾼을 뒤덮고 말았고
사냥꾼을 탁발승으로 오인한 사냥개들이
사냥꾼을 물어뜯어 사냥꾼은 그만 죽고 말았습니다.
이렇게 불가피하게 사냥꾼이 죽게된 상황에서
탁발승은 불살생의 계율을 파한 것인가?
탁발승은 자신이 비록 살생을 하려는 의도는 없었지만,
자신이 흘러내린 가사로 인해 사냥꾼이 죽었으니
자신에도 일말의 책임이 있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여기에 대해 부처님은 일말의 책임도 없을뿐더러
계행에 전혀 손상됨도 없다고 하셨습니다.
쿨하게 대처하시는 것입니다.
왜 그러실까요?
2. 자업자득
첫째는, 그가 살생의 동기나 의도를 가지고
'가사'라는 수단을 이용하여 살생을 범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둘째는 위험 상황에서 두려움에 떨며
자신의 목숨을 구하기 위한 불가피한 상황일뿐,
그의 중차대한 과실이나 부주의함이 아니므로
어떠한 비난이나 허물을 지적받을만한 근거가 없기 때문입니다.
셋째는 자신에게 위해를 가한 사냥꾼이
사냥개에 물려 죽어가는 것을 기뻐하기는 커녕
오히려 그를 구하기 위해 나뭇가지를 집어
사냥개에게 던져 구하려는 행동을 했기 때문입니다.
넷째로는 자신을 해치려 했던 사냥꾼의 죽음에 대해
오히려 깊은 동정심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부처님은 죄책감을 느끼는 수행승에게
마음을 편안히 해주시는 안심 법문을 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사냥꾼의 죽음은 나쁜 악행을 통해
비참한 결과를 스스로 초래한
사냥꾼의 악업의 과보라는 것을 분명히 하셨습니다.
즉, 자업자득입니다.
잘못된 터부에 대한 믿음에 기초하여 근거없는 분노심을 일으키고
존중해야 할 수행자에게 살생의 동기와 의도를 가지고 악행을 저지르면
그 과보는 부메랑처럼 돌아와 자신이 오히려 비참해지는 과보를 받게 된다는
준엄한 인과의 가르침을 이번 법구경 이야기를 통해 주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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