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유경(70) 월식 때 개를 때린 어리석은 사람들>
옛날 아수라왕이 달이 밝고 깨끗한 것을 보고
손으로 그것을 가려 버렸습니다.
그러자 어리석은 사람들은 하늘에 있는 개가
달을 먹어 버렸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아무 죄도 없는 개를 매질하고 미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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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수라
아수라는 불교의 6도 윤회 중 하나입니다.
불교는 모든 생명체는 자신이 지은 선업과 악업에 따라
지옥, 아귀, 축생, 아수라, 인간, 천상의 6도를 윤회한다고 합니다.
아수라가 사는 아수라계는 서로 다투며 싸우는 세계입니다.
예전에 개봉된 정우성 주연의 <아수라> 영화가 있습니다.
서로 살아남기 위해 처절하게 싸우는 악인들의
싸움을 그리고 있습니다.
싸움과 투쟁을 좋아하는 세계가 바로 아수라판인 것입니다.
2. 아수라왕
아수라는 얼굴은 삼면이고, 손은 여섯 개로 원래 싸움의 신이었지만,
부처님께 귀의하여 불법을 지키는 신이 되었습니다.
아수라왕은 아수라계의 왕으로 힘과 권능을 갖고 있습니다.
고대 인도에는 아수라왕이 달을 가리는 월식의 권능이 있다고 믿었습니다.
오늘날에는 태양과 달과 지구의 위치 때문에
지구 그림자에 달이 가려지는 현상을 월식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월식이 생겨나자 어리석은 사람들은
달에 사는 개가 달을 먹었다고 잘못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개가 달을 먹었다고 애꿎은 개를 두들겨 팼습니다.
개 입장에서는 얼마나 억울할까요?
3. 정견
이 비유는 무엇을 말하려는 것일까요?
어리석음으로 삿된 견해에 빠져
잘못된 수행을 하는 외도들을 비판한 것입니다.
부처님 당시에 몸을 괴롭히는 고행주의자들이 많았습니다.
자기 몸을 괴롭혀 가시밭 위에 눕기도 하고,
뜨거운 것으로 몸을 지지기도 하면서 해탈을 구했습니다.
아무 죄 없는 몸을 괴롭혀 해탈을 구하는 것이
마치 월식 때 공연히 개를 때린 것과 같다는 것이지요.
불교에서는 고통의 원인은 몸 자체가 아니라,
내 마음 속에 잠재한 ‘갈애와 집착’이라고 바라봅니다.
그래서, 계율과 선정과 지혜를 닦는 수행을 통해
갈애와 집착을 버리고 탐욕과 분노에서 벗어나는데 집중합니다.
고통의 원인을 잘 통찰해서 바른 방향으로 수행해 나가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월식 때 개를 때리는 어리석은 사람들처럼
삿된 견해에 빠져 잘못된 탐욕과 분노에 빠지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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