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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의 역사

불교의 역사(68) - 신앙의 불교(4) - 극락 왕생(往生)

by 아미타온 2024. 12. 4.

<불교의 역사(68) - 신앙의 불교(4) - 극락 왕생(往生)>

 

<서산 개심사 아미타 삼존불과 극락왕생 후불 탱화>

 

1. 대승 불교의 이상향, 극락 왕생

 

극락 정토에 태어나는 것을 왕생이라고 합니다.

아미타 부처님의 극락 정토 신앙은 다른 말로 '극락 왕생 신앙'입니다.

 

왕생은 우리들 인간이 태어나는 방식과는 다릅니다.

아미타 부처님의 본원력에 의한 불가사의한 힘으로 태어나기 때문입니다.

 

<무량수경>에서는 이렇게 태어나는 것을 '화생(化生)'이라고 합니다.

내 힘이 아니라 어떤 불가사의한 힘에 의해 저절로 태어난다는 의미입니다.

 

앞에서 살펴본대로 아미타 부처님의 극락정토에 태어나는 사람은

더 이상 퇴보가 없는 정정취에 이르기 때문에 성불이 보장된다고 합니다.

 

따라서 극락 정토에 왕생하는 것은

성불을 바라는 모든 대승 불자의 꿈이요 이상입니다.

 

 

 

2. 삼배 왕생

 

그렇다면 어떤 사람들이 왕생할 수 있을까요?

 

<무량수경>에는 3종류의 사람(삼배,三輩)들이

극락 왕생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첫째, 상배자(上輩者)는 출가하여 보리심을 내고

계율을 잘 지키고 많은 공덕을 쌓은 사람으로

아미타 부처님을 일념으로 생각하고

극락 정토에 왕생하고자 원하는 수행자입니다.

 

둘째, 중배자(中輩者)는 재가자로서

착한 일을 하고 계율를 잘 지키거나,

자신이 지은 공덕을 회향하며 보리심을 내어

일심으로 아미타 부처님을 생각하고 극락 왕생을 염원하는 사람입니다.

 

셋째, 하배자(下輩者)는 범부중생으로서

앞의 공덕을 별로 쌓지 못했더라도

보리심을 내고 한결같은 정성으로

열 번만이라도 아미타 부처님의 명호를 부르면서

극락에 태어나기를 염원하는 사람들입니다.

 

이와 같이 상.중.하로 나눈 것은

출가 재가 수행자로서 많은 공덕을 쌓은 수행자뿐 아니라

범부중생들까지도 극락에 왕생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것입니다.

 

그런데, <관무량수경>은 <무량수경>의 3배의 극락 왕생을

더욱 세분화하여 9단계로 나누어 9품 왕생을 설하고 있습니다.

 

9품 중에서 제일 아래의 하품하생(下品下生)은

무거운 죄를 지은 중생도 아미타 부처님을 10번만 염불하면

극락 세계에 태어날수 있다고 극락 왕생의 문을 활짝 열어놓았습니다.

 

극악 중생까지도 구원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대자대비심이 깃들어 있습니다. 

 

<서산 개심사 대웅전>

 

3. 관무량수경과 위제희 부인

 

<관무량수경>은 극심한 고통 속에 헤매는

한 여인을 주인공으로 경전을 설하고 있습니다.  

 

'왕사성의 비극'으로 불리는 가장 비극적 사건의

당사자인 '위제희'라는 부인입니다.

 

그녀는 고통 속에서 정토에 나기 위해

자비의 손길을 기다리는 부인이었습니다.

 

석가모니 부처님 당시 그녀의 남편인

마가다국의 빔비사라왕은 부처님과 불법을 잘 받드는 왕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녀의 아들 아자투삿투가 데바닷다의 꾀임에 빠져

부왕인 빔비사라왕을 폐하고 왕위를 찬탈했습니다.

 

그는 아버지인 부왕을 일곱 겹으로 된 옥에 가두고

아무도 접근을 하지 못하게 해서 굶겨 죽이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당시 왕비였던 위제희 부인은

남편인 빔비사라왕을 그대로 죽게 내버려 둘 수가 없었습니다.

 

그녀는 몸을 깨끗이 씻은 다음

우유와 벚꿀로 밀가루 반죽을 만들어서 몸에 말랐습니다.

 

그리고, 차고 있던 구슬 장식 속에는 포도즙을 넣어

왕을 몰래 찾아가서 왕에게 먹이며 왕을 연명하게 했습니다.

 

20여일이 지난 어느날 아자투삿투가 감옥을 찾아와

옥졸에게 부왕이 아직도 살아있느냐고 물었습니다.

 

옥졸은 왕비가 찾아와 왕을 연명케한 사정을 이야기하고

자신도 어쩔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아자투삿투는 크게 노하여 칼을 뽑아 어머니를 죽이려 했습니다.

 

그 때 신하들이 만약 어머니를 죽인다면

더 이상 왕을 섬길 수 없다고 강경히 말렸습니다.

 

그러자 아자투삿투는 칼을 물리고

어머니인 위제희 부인을 골방에 가두었습니다.

 

위제희 부인은 극악한 아들을 두게 된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고 크게 슬프하며

영취산에 계시는 부처님을 간절히 불렀습니다.

 

그러자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응하셨습니다.

위제희 부인은 부처님을 만나자 슬피 울며 간청헸습니다.

 

"저는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기에

부모를 죽이려는 극악한 아들을 두게 되었습니까?

원하옵건대 저는 이런 추악한 세상을 떠나서

청정한 정토에 나고 싶습니다.

그러한 세계를 저에게 보여주십시요."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아미타 부처님의 극락세계를 보여주셨습니다.

 

극락 세계와 극락세계의 불보살님을 관하며

극락 세계에 나는 방법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이상이 <관무량수경>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4. 구원

 

이처럼 정토 신앙은 힘든  고통에 빠져 몸부림치는 상황에서

그 중생들에게 자비의 손길을 뻗어 구원해주는 가르침입니다.

 

여기에 극락 정토 신앙의 위대한 종교성이 있습니다.

이 위대한 종교성은 후일 많은 대승 불교인들에게 큰 영감을 주었습니다.

 

일본 정토진종의 개조인 신란 스님 같은 이는

'착한 사람도 구제를 받는데, 하물며 악한 사람이랴?"라는 했습니다.

 

그 역설적인 말 속에서 아미타 부처님의 참된 자비는

죄악의 구덩텅이에 빠진 악한 사람부터

먼저 구원한다는 파격적인 주장까지 펼쳤습니다.

 

정토 신앙은 상근기의 사람보다

하근기의 사람에게 더 많은 사랑과 관심을 줍니다.

그것은 아미타 부처님의 본원이 너무 크고 자비롭기 때문입니다.

 

특히, 아미타 부처님의 48대원 가운데 제18원이 있습니다.

 

"어떤 중생이나 지극한 믿음으로

내 국토(극락)를 믿고 좋아해서 왕생하려 사람은

내 이름을 10번만 불러도 반드시 그곳에 태어날 것이다."

 

아미타 부처님은 이 원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결코 성불하시지 않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아미타 부처님은 10겁 이전에 성불하셨습니다.

그 말은 48대원을 다 성취하셨슴을 말합니다.

 

즉, 아미타 부처님의 성불을 통해 48대원의 성취에 의해

중생들은 극락 왕생의 약속을 받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극락 정토에 태어나려는 일념으로 10번만 염불하면

극락 왕생할수 있는 것이 아미타 부처님의 본원 때문입니다.

 

아미타 부처님의 본원이 근본이 되고

중생들이 보리심을 발하여 아미타 부처님을 일심으로 부르면

정토 왕생할 수 있다는 것이 극락 왕생 신앙의 본질입니다.

 

아미타 부처님을 신앙하는 정토 신앙이

대승 불교권에서 2천년 넘게 가장 널리 신앙되는 것은

이와 같은 대자대비의 구원관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