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의 역사(77) - 밀교(3) - 밀교의 분류법>
1. 시기적 밀교 분류법
밀교를 분류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시기적으로 분류하는 방법입니다.
초기, 중기, 후기로 나누어 설명하는 방식입니다.
초기 밀교는 인도에서 4세기에서 6세기에 걸쳐 성립한 것으로
주술 중심의 아직 체계가 잡히지 않은 밀교입니다.
주로 병을 치료하거나, 장수, 비를 내리게 하는 신통 등의
현세적 이익 목적을 성취하기 위해 이루어졌습니다.
또한, 이 시기에 처음으로 십일면 관음이나
천개의 손을 가진 보살상과 같은 불상이 등장합니다.
중기 불교는 7세기 중엽에 성립된
<대일경>, <금강정경> 등을 기반으로 한 체계화된 밀교입니다.
<대일경>에는 수인을 하는 결인법,
진언의 염송법 및 조직화된 만다라화를 비롯해서
밀교의 삼밀가지의 수행과 관련된 제요소들이 망라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밀교의 의식적 체계인 호마법, 공양법, 관정법 등이
체계적으로 설해져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후기 밀교입니다.
후기 밀교는 8세기 인도에서 성립한 탄트리즘의 전개와 함께
성립한 밀교로써 흔히 '탄트라 불교'라고 불립니다.
이 단계의 불교는 성적인 힘과 창조력을 숭배하는
힌두교의 샤크티 신앙과 결합하여
남녀의 성적인 결합을 신성시하고 의례화하는
성(性) 요가적인 모습이 나타나며 설해지게 됩니다.
흔히 사람들이 말하는 '탄트라 밀교'는
이와 같은 후기 밀교적인 모습을 말합니다.
2. 잡밀과 순밀
또 하나는 밀교의 일반화된 분류로서
'잡밀(雜密)'과 '순밀(純密)'로 분류하는 것입니다.
잡밀은 <대일경>이나 <금강정경>으로
체계화되기 이전의 초기 밀교에서 나타나는 밀교를 말합니다.
순밀은 <대일경>이나 <금강정경>으로 체계화된
중기 이후의 밀교를 의미하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습니다.
첫째, 순밀은 비로자나 여래(대일 여래)가
주 부처님으로 등장하는 반면
잡밀은 석가모니불이나 약사여래 등의
전통적인 불보살님이 주불로 등장하거나,
십일면관음이나 천수관음과 같은 변화 보살님들이 주류를 이룹니다.
둘째, 순밀은 삼밀을 구성하는 신밀, 구밀, 의밀의 조직이 체계적입니다.
반면 잡밀은 신밀, 구밀, 의밀의 삼밀가지가 체계적이지 못합니다.
셋째, 잡밀은 병을 낫고 수명의 연장 등의
현세적인 이익이 목적으로 되어 있으나,
순밀의 경우는 성불을 통한 중생 구제의 이념이 들어있습니다.
넷째, 잡밀은 만다라가 완성되지 않았지만,
순밀은 조직적인 만다라가 경전의 교리를 반영하여 성립되어 있습니다.
이와 같은 밀교는 한국,일본,중국의 한자 문화권의 밀교는
<대일경>과 <금강정경>을 중심으로 하여 전개되었고,
인도에서는 탄트라 중심의 새로운 성격의 불교가
계속 발전해나간 것이 또한 특징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밀교 경전을 보통 '탄트라'라고 부르고,
밀교 수행승을 "진언승" 또는 "금강승"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3. 탄트라
'탄트라(tantra)'는 무슨 뜻일까요?
'탄(tan)'은 '넓게 한다'는 뜻입니다.
'탄트라'는 '지혜가 넓어지는 것' 또는
'하나를 통해 많은 사람에게 이익을 주는 것'이란 의미입니다.
한편, 탄트라는 소작 탄트라, 행 탄트라,
유가 탄트라, 무상유가 탄트라의 4가지가 전해집니다.
첫번째 소작(所作) 탄트라는
실천법 위주의 주문과 다라니,
호마법, 관정 등의 의례를 포함한 것으로,
공양법, 천문과 점성술,제사법 등도 담겨 있습니다.
내용은 주로 재난이나 병의 방지,
현실적인 안녕이나 이익을 추구하는 내용으로
대승 경전과 경계가 명확치 않고,
내용상 작법이 체계화되어 있지 않으므로 흔히 잡밀로 분류됩니다.
둘째, 행(行) 탄트라 는 체계화된 진언이나
다라니, 수인 등의 만다라 조직을 가지고,
성불을 목적으로 한 공양법과 호마, 관정의 예배법 등의
외형적인 작법들이 설해진 경전입니다.
대표적으로는 <대일경>이 여기에 해당되며,
일반적으로 성불이라는 불교의 순수한 목적과 부합되므로 순밀로 분류됩니다.
세번째 유가(瑜伽) 탄트라 는 행탄트라와 같이
진언이나 다라니를 비롯한 만다라 등의 조직적인 밀교 의례를 포함하면서도
외형적인 작법에 의지하지 않고 순수한 유가(요가) 수행을 통해
깨달음을 성취하려는 내면적 작법이 중심이 됩니다.
대표적인 경전으로 <금강정경>이 이에 해당합니다.
네번째, 무상 유가(無想瑜伽) 탄트라 는
인체의 생리작용을 우주적 활동으로 관하는 고도의 관법을 담고 있습니다.
중생의 죽음과 중음과 삶(생)의 3가지 현상을
부처님의 법신과 보신과 화신에 대비하여
궁극적으로 열반과 현실적 삶이 다르지 않음을 체득하고
이를 성취하는 수행법을 담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밀교는 다채로운 역사적 전통과 행법을 나타내는 흥미로운 불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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