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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불교 사찰 기행

일본불교 사찰기행(32) 엔랴쿠지 요카와(橫川)

by 아미타온 2025. 4. 6.

<일본불교 사찰기행(32) 엔랴쿠지 요카와(橫川)>

 

 

1. 요카와(橫川)

 

오늘은 엔랴쿠지 마지막 시간으로

요카와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산 전체가 일본 천태종 엔랴쿠지인 히에이산에서

동탑, 서탑, 요카와를 ‘삼탑(三塔)’이라고 합니다.

 

 

그 중 요카와는 히에이산 가장 깊숙한 곳에 있는 수행 도량입니다.

 

 

동탑에서 히에이산 순환 버스를 타고 5km 정도 이동해야 합니다.

 

 

2. 요카와 근본중당

 

요카와에는 요카와 근본 중당이 있습니다.

 

 

 

주황색의 콘크리트 전각으로

관세음보살님을 본존으로 모시고

관음 기도를 하는 전각입니다.

 

 

3. 청결

 

근본 중당에서 원삼 대사당 쪽으로

큰 삼나무가 도열한 정갈한 길이 있습니다.

 

 

이 곳에는 33분의 관세음보살님 석상이 도열해 있는데,

낭만적이고 깨끗한 길입니다.

 

 

 

일본 여행을 처음할 때 놀라게 되는 것이

마을이고 길거리고 간에 아주 청결하다는 것입니다.

 

 

 

왜 일본인들은 청결에 목숨 걸었을까요?

 

 

머리 복잡하고 마음이 뒤숭숭하고

몸과 몸이 거처하는 곳이 지저분하면

나쁜 악귀의 해로운 기운이 들어온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몸과 주변이 청결해야 좋은 에너지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지요.

일본인들의 청결 정신은 본받을 만다고 생각합니다.

 

 

4. 원삼 대사당

 

정갈한 삼나무길을 걸어 올라가면 원삼대사당이 나옵니다.

 

 

 

원삼 대사당은 일본의 고승으로

일본 천태종의 중흥조라 불리는

원삼대사 료겐 스님(912~985)을 모신 전각입니다.

 

 

전각 현판에는 다음과 같이 원삼대사를 찬탄하고 있습니다.

 

“여의륜 관세음 보살님의 화신이자 일체 지혜를 이루어

악귀들이 깨뜨릴 수 없는 선정인 능엄정을 갖추셨으며,

모든 마귀들을 물리치기 위해 마왕의 몸으로 현신하셨도다”

 

 

5. 원삼 대사와 부적

 

이 게송에 얽힌 재미있는 일화가 있습니다.

 

원삼 대사가 참선 수행하고 있을 때

역병을 관장하는 역신(疫神)이 들어왔다고 합니다.

 

원삼대사는 역병의 고통을 맛보고

중생들에 대한 자비심으로 역병을 물리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제자들에게 큰 거울을 하나 가져오게 하고는

능엄 삼매에 들어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그리게 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거울에 비친 원삼대사는

뿔이 나고 뼈만 남은 검은 마왕의 모습이 되어갔습니다.

 

 

원삼 대사는 그 마왕(오니) 그림을 사람들에게

부적으로 나누어 주자 역병에 걸리지 않게 되었다고 합니다.

 

 

능엄 삼매에 들어 스스로의 몸을 마왕으로 변화시켜

역병의 액신으로부터 백성들을 구제하고자 했던 것입니다.

 

 

6. 원삼 대사묘

 

원삼 대사는 985년 1월 3일 돌아가셔서 '원삼(元三) 대사'로 불렸는데,

요카와에 자신의 유골을 화장해서 묻고는 큰 대못 같은 비석을 세우게 했습니다.

 

 

교토에서 나쁜 악귀가 드나드는 귀문(鬼門)인 요카와에

자신이 버티고 있으면서 죽어서도 교토를 악귀로부터

지키겠다는 원력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경주 대왕암 문무 대왕처럼 죽어서도

나라를 지키겠다는 숭고한 원력인 것입니다.

 

 

히에이산의 관음 신앙과 능엄 삼매 수행터인 요카와!

 

 

정갈한 삼나무 길을 걸으면서 일본 그림 부적의 창시자인

원삼 대사의 중생을 향한 자비심을 느껴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