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가지 쇠망하지 않는 길(부처님의 일생38)>
1. 밧지족을 침입하려 한 아자투삿투왕
부처님께서 영취산에 머물고 계실 때
마가다 국왕인 아자투삿투왕이 부처님께 신하를 보냈습니다.
아자투삿투왕은 갠지스강 유역의
인도를 통일하려는 야망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는 강성했던 코살라국을 복속시키고,
‘바이샬리’를 중심으로 한 밧지족의 나라를 병합하려 했습니다.
바이샬리는 갠지스강 북쪽 언덕에 자리 잡은 도시 국가로
중계 무역에 종사하며 상공업이 번성하였습니다.
밧지족은 전제국왕이 아닌 민주적인 공화제를 채택하여
정치적으로도 안정되고 경제적으로도 윤택했습니다.
아자투삿투왕은 밧지족의 바이샬리를 정복하려는 의도를 갖고
대신을 보내 부처님께 의견을 물어본 것이었습니다.
2. 밧지족 사람들이 쇠퇴하지 않는 7가지 이유
부처님은 대신의 이야기를 듣고 곁에서 시중을 들던
아난 존자와 대화하는 형식으로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아난아!
나는 먼저 밧지국 사람들이 자주 모여 회의를 열고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고 결정된 사항을 잘 따른다고 들었다.
그렇다면 그들은 번영할지언정 결코 쇠퇴하지 않으리라.
둘째, 밧지족 사람들은 서로 협동하여 일을 처리하고
각자 해야 할 의무를 잘 지킨다고 들었다.
그렇다면 그들은 번영할지언정 결코 쇠퇴하지 않으리라.
셋째, 밧지족 사람들은 새로운 제도를 함부로 마련하거나,
이전 제도를 함부로 버리거나 하지 않고
옛날부터 내려온 좋은 풍습을 잘 지키고 있다고 들었다.
그렇다면 그들은 번영할지언정 결코 쇠퇴하지 않으리라.
넷째, 밧지족 사람들은 나이들고
덕망있는 노인들을 공경하고 존중하며
그들의 충고를 잘 받아들이고 있다고 들었다.
그렇다면 그들은 번영할지언정 결코 쇠퇴하지 않으리라.
다섯째, 밧지족 사람들은 아녀자들에게 폭력을 써서
끌어내리거나 함부로 대하지 않는다고 들었다.
그렇다면 그들은 번영할지언정 결코 쇠망하지 않으리라.
여섯째, 밧지족 사람들은 그들의 안팎의 종묘와 사당을 공경하고,
예로부터 내려온 조상에 대한 제사를 게을리하지 않는다고 들었다.
그렇다면 그들은 번영할지언정 결코 쇠퇴하지 않으리라.
일곱째, 밧지족 사람들은 수행자들을 존경하고
정당한 보호와 지지를 보내주고,
이웃나라에서도 수행자들이 기꺼이 찾아오고,
그곳에 이미 와 있는 진실한 수행자들이 그 곳에서
편안하게 오래 머물러 있기를 원한다고 들었다.
그렇다면 그들은 번영할지언정 결코 쇠퇴하지 않으리라.”
밧지족 사람들이 민주적으로 의사 결정을 하고,
옛 전통을 잘 지켜 나가고, 장로의 의견을 잘 따르고,
수행자를 공경하며 나라를 잘 다스린다면
이들을 침략하여 굴복시키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는 말씀이셨습니다.
즉, 밧지족이 나라를 운영하는 7가지 장점을 말씀하시며
전쟁의 불가함을 온화하게 일깨워주시는 가르침을 펴신 것이었습니다.
3. 불교 교단이 쇠망하지 않는 7가지 법
마가다국 대신이 돌아가고 난 뒤 부처님은 왕사성에 있던
비구 스님들을 죽림정사에 모이게 한 뒤 설법하셨습니다.
설법 내용은 "어떻게 하면 불교 교단이
쇠망하지 않고 번영할 것인가"였습니다.
부처님은 이번에도 7가지 조항의 가르침을 주셨습니다.
“첫째, 비구들이여. 비구들이 자주 모임을 개최하고
그 모임에 많은 비구들이 모이는 동안에는
비구들에게는 번영이 기대될 뿐 쇠망이 없을 것이다.”
첫째는 민주적으로 승가를 운영할 때
승가가 가장 오래 유지된다는 말씀입니다.
승가에서는 ‘대중공사’라고 해서 어떤 일이 있을 때
모든 대중들이 모여 직접 민주주의를 하는 전통을 갖고 있습니다.
“둘째, 비구들이여. 비구들이 모일 때도 한 줄로 줄지어 모이고,
헤어질 때도 한 줄로 줄지어 헤어지며,
또한 승가로서 해야 할 바도 한 줄로 줄지어 행하는 동안에는
비구들이여, 비구들에게 번영이 기대될 뿐 쇠망은 없을 것이다.”
무슨 뜻일까요?
민주주의는 잘못되면 무질서가 되기가 쉽습니다.
대중의 뜻을 수용하되,
거기에는 질서가 있어야 된다는 말씀입니다.
대중이 질서를 지켜야 된다는 것입니다.
그 질서가 독재자나 강압에 의해서 세워진 줄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스스로의 내면으로부터 일어난 그런 질서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셋째, 비구들이여.
비구들이 예전에 정해지지 않는 것을 새로 정하거나,
반대로 정해진 것을 깨뜨리거나 하지 않고,
정해진 바에 따라 행동하는 동안은
비구들이여, 비구들에게는 번영이 기대될 뿐 쇠망은 없을 것이다.”
과거로부터 내려오는 좋은 제도, 법률, 계율,
이런 것들을 사람들이 함부로 폐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혼란한 사회는 어떤가요?
대통령이 새로 되거나, 회장이 새로 되거나,
왕이 새로 등극하면 전통적으로
내려온 것을 마음대로 일방적으로 바꿔버립니다.
그러면 사람들이 매우 혼란스러워합니다.
특별한 경우가 아닐때는 좋은 전통을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넷째, 비구들이여,
비구들이 경험이 풍부하고
출가한지 오래되는 장로나
모임의 아버지 모임의 지도자인
비구들을경외하고 존경하고 숭배하면,
또 공양하고, 그들 장로들의 말을 경청하려고 생각하는 동안은
비구들이여, 비구들에게는 번영이 기대될 뿐, 쇠망은 없을 뿐이니라.”
단순히 권위주의가 아니라,
경험 많고, 연륜 있고,
덕망 높은 장로(長老)의 말씀을 존중하고 예우를 갖춘라는 것입니다.
이런 장로들의 의견을 충분히 경청하고
존중하는 마음이 있는 한은 승가는 쇠망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입니다.
“다섯째, 비구들이여,
비구들의 어리석은 생존을 초래하는
갈애의 마음이 일어나더라도
그것에 지배되지 않는 동안은
비구들에게는 번영이 기대될 뿐 쇠망이 없을 뿐이다.”
이것은 수행자가 어리석은 생존을 초래하는
갈애와 집착의 마음에 끌려다니지 말라는 것입니다.
즉 쓸데없는 번뇌의 유혹에 빠져서
잘못된 길에 빠지지 말라는 가르침입니다.
“여섯째, 비구들이여,
비구들이 산림 생활을 희망하고 있는 동안은
비구들에게는 번영이 기대될 뿐 쇠망은 없을 것이다.”
불교 수행자들이 세속의
번잡함을 떠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한적한 곳에서 자기 내면을 관찰하는 것을
놓쳐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때론 중생을 교화하기 위해서는
번잡한 도시에서 생활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더라도 내면의 세계에 늘 깨어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세속 생활에 휘둘려 쾌락에 물들고, 분노에 잡히고,
잡담하고 놀이에 빠지고, 이래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일곱째, 비구들이여.
비구들이 각자 달리 행동하지 않는 바른 사념을 확립하고,
아직 오지 않는 동료 수행자가 있다면 오도록 하고,
찾아온 동료 수행자에게는 쾌적하게 지내도록 바라는 동안은
비구들에게는 번영이 기대 될 뿐 쇠망은 없을 것이다.”
바른 사념을 확립하여
항상 밝게 깨어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그리고, 좋은 도반들이 언제나 찾아와서
정진을 잘 할 수 있도록 오래 머무를 수 있도록,
쾌적하게 머무를 수 있도록 좋은 장소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7가지 조항을 잘 지키면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승가는
결코 망하지 않고 번성할 거라는 것입니다.
부처님이 계시지 않는 시대에
승가가 부처님의 가르침을 펼치고 전승합니다.
승가가 쇠망하지 않는 7가지를 잘 지킬 때
불법의 가르침을 살아있는 불국토를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유튜브 극락회상 - 부처님 생애(38) 7가지 쇠망하지 않는 길>
https://youtu.be/-qaWMvkqi0I?si=x59WaVwutWLCB-DA
'부처님 생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등명 법등명의 가르침 (부처님의 일생40) (0) | 2023.10.15 |
---|---|
계정혜 삼학과 재가자가 지켜야 할 법 (부처님의 일생(39) (0) | 2023.10.13 |
석가족의 멸망 (부처님의 일생37) (0) | 2023.10.09 |
녹자모 강당을 공양한 위사카 부인 이야기 (부처님의 일생36) (1) | 2023.10.07 |
꾸준히 공덕을 짓는 착한 재가불자 이야기(부처님의 일생35) (1) | 2023.10.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