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수경(9) - 나무대비관세음>
나무대비관세음(南無大悲觀世音)
원아속지일체법(願我速知一切法)
나무대비관세음(南無大悲觀世音)
원아조득지혜안(願我早得智慧眼)
나무대비관세음(南無大悲觀世音)
원아속도일체중(願我速度一切衆)
나무대비관세음(南無大悲觀世音)
원아조득선방편(願我早得善方便)
나무대비관세음(南無大悲觀世音)
원아속승반야선(願我速乘般若船)
나무대비관세음(南無大悲觀世音)
원아조득월고해(願我早得越苦海)
나무대비관세음(南無大悲觀世音)
원아속득계정도(願我速得戒定道)
나무대비관세음(南無大悲觀世音)
원아조등원적산(願我早登圓寂山)
나무대비관세음(南無大悲觀世音)
원아속회무위사(願我速會無爲舍)
나무대비관세음(南無大悲觀世音)
원아조동법성신(願我早同法性身)
1. 서원
오늘 공부할 대목은 서원(誓願) 혹은 발원(發願)에 대해서입니다.
대자대비 관세음보살님을 신앙하는 불교 수행자는
위에 나오는 10가지 서원을 세우겠다는 맹세입니다.
서원이 있으므로 대승불교가
기복 불교나 타종교의 신앙과 같다는
의혹이나 비판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불교에서도 '신앙 형태'가 존재합니다.
그것은 초기 불교의 명상과 자신의 내면을 관조하고
바르게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지성과 통찰력으로 꿰뚫는 것을 통해
해탈을 추구하던 방식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어 보입니다.
그래서 어떤 분들은 신앙형태가 두드러지는 대승불교,
이를테면 지금 공부하고 있는 것과 같은 관음신앙이라든지,
지장신앙, 그밖의 불보살님을 신앙하는 형태는
'비불교'적이다는 비판의 칼을 높이기도 하지요.
그러나, 서원이라는 대승불교의 가장 높은 이상과
구도정신을 살펴본다면 성급한 비판도 편견이라고 생각됩니다.
서원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2. 3가지 서원
첫째는 깨달음의 지혜를 얻으려는 소망입니다.
지혜는 세속적 지혜와 반야의 지혜가 있습니다.
세속인 지혜는 사물과 자연현상에 대한 이해와 응용,
사회 속에서의 적절한 인간 관계와 권력구조 등에 대한
폭넓은 지식과 이에 따른 가치관을 포함하는 개념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반야의 지혜는 흔히 말하는 연기, 사성제에 입각한 정견, 정념을 말합니다.
탐욕과 분노와 이를 조장하는 여러가지 어리석음에 기반한
번뇌로부터의 해방을 의미하는 깨달음의 지혜입니다.
이 둘의 지혜는 인간이 살아가면서 반드시 필요한 지혜입니다.
혹자는 세속적 지혜를 지나치게 간과하거나 폄하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것도 지나치면 편견에 빠지는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불교도의 첫번째 서원은 바로 이 두가지의 지혜,
그리고 그중 반야의 지혜를 성취하고자 함이 됩니다.
두번째 서원은 자비를 가꾸겠다는 소망입니다.
자비란 처음에는 자신이 사랑하는
가까운 혈연, 교우관계부터 시작하여
궁극에는 일체의 존재에까지 확대되는 자비입니다.
'자(慈)'는 자애, 사랑함을 의미하고,
'비(悲)'는 가엾이 여김을 의미합니다만,
보통은 자비를 따로 분석하지 않고,
'자애(慈愛)'라는 한 가지 개념으로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대승의 구세(救世) 정신이 강조되면서
자비가 표면의 구호로 등장했지만,
초기 불교 교단부터 자비는 부처님과 많은 제자 분들에 의해
지혜 못지않게 설하여진 중요한 부처님의 사상입니다.
부처님의 생애가 어떤 의미에서는
초세속적인 측면이 많아서
세속적인 복락을 멀리하고 싫어하는 측면도 있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관되게 일체 존재의 행복과
안락, 평온을 위해 보시하고 설법하고 노력하라는 말씀을 하셨지요.
다만, 부처님께서는 세속의 행복과 안락, 평온,
그리고 그보다 뛰어난 초세속의 행복과 안락, 평온에 대해 설하시면서
세속의 행복과 안락에만 머물려 하지 말고
초세속의 행복과 안락을 위해 정진하라는 말씀을 많이 하셨답니다.
세번째 서원은 수행의 길을 가겠다는 소망입니다.
수행은 지혜와 자비를 이룰 수 있는 유일한 길이며
흔히 팔정도에 포함되는 모든 수행기법을 일컫습니다.
수행기법은 팔정도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면,
지혜와 자비의 개발을 위해 계속해서
만들어지고 보충되며 수정될 수 있습니다.
수행은 신뢰할만한 스승의 지도를 받아가며
자신에게 합당한 수행기법을 택해 정성껏 익혀 가는 것이
효과적이며 정도에서 벗어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세 가지의 서원,
즉, ‘지혜를 얻겠습니다’,
‘자비를 갖겠습니다’,
‘수행의 길을 가겠습니다’가
경전에 등장하거나 과거나 현재의 수행자들이 갖는
서원의 세가지 뼈대라고 생각합니다.
수많은 서원이 있겠지만 모
두 이 세 가지 서원 뼈대 안에 수용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공부하는 천수경에서도
이 세 가지의 서원을 주축으로
10가지, 8가지, 4가지 등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3. 천수경의 10가지 서원
그럼 천수경 본문을 보시기 바랍니다.
오늘 공부할 부분은 모두 10가지의 서원인데,
둘씩 짝을 이루고 있지요.
그것을 관심 갖고 보시면
공부되시는 점이 많이 생기실 것입니다.
나무대비관세음
(자비하신 관세음보살께 귀의합니다)
원아속지일체법
(일체의 진리를 속히 깨닫기를 바라옵니다)
원아조득지혜안
(일체법을 깨달음으로 인해
지혜의 눈을 빨리 얻기를 원하옵니다)
이것은 상대적 표현입니다.
지혜의 눈이 있어야만
일체법을 알 수 있다고 볼 수도 있으니까요.
그러나, 지혜안은 일체의 진리나 지식들을
조금씩 섭렵하고 깨달으면서
떠지는 것이라고 보는게 타당하다고 생각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속지일체법’ 다음에
‘조득지혜안’을 연결시킨듯 합니다.
원아속도일체중
(모든 중생들을 괴로움에서
건지기를 원하옵니다)
원아조득선방편
(그러기 위해 착하고 상황에 맞는
방편을 속히 얻기 원하옵니다)
처음의 두 가지 서원은 '지혜'에 해당된다면,
이 두 가지 서원은 '자비'에 해당합니다.
지혜와 자비의 네 가지 서원을 통해,
원아속승반야선
(반야의 배에 속히
올라탈 수 있기를 원하옵니다)
원아조득월고해
(반야의 배를 타고 괴로움의 바다를
나와 남이 빨리 건너갈 수 있기를 원하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나 혼자 건너가겠다는 뜻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자비의 서원은 자신과 중생들의 해탈을 요망하는 것이므로,
당연히 반야의 배는 나와 모든 중생들이 함께 타는 배이기 때문입니다.
원아속득계정도
(계율지킴과 선정의 수행을
속히 얻기 원하옵니다)
원아조등원적산
(이같은 수행의 결과로 열반의 산에
빨리 올라갈 수 있기를 원하옵니다)
수행론에 해당되어지는 부분입니다.
불교의 수행은 계율과 선정과 지혜입니다.
그러나, 지혜에 해당되는 부분은
이미 맨 위에서 얘기가 되었으므로,
계율과 선정의 두 면만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는 것이지요.
계율은 악을 막고 선을 행하는
십선법(十善法)을 중심으로 하는 계입니다.
십선법은 나중에 나오므로 그 때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선정(禪定)은 마음집중을 위한
여러 단계의 수행법을 말하는데,
설명하자면 너무 시간이 많이 걸리므로
역시 다음에 알아보기로 하겠습니다.
아무튼, ‘지혜’가 선장이 되어
‘계율지킴’과 ‘선정’의 두 노를 갖고 반야의 배는
고해 바다를 건너며,
혹은 열반의 산에 등정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원아속회무위사
(집착과 편견과 어리석음이 없는
진리의 집을 빨리 만나기를 원하옵니다)
원아조동법성신
(진리의 몸, 여래의 몸을 속히 얻기 원하옵니다)
이렇게 열가지 서원을 관세음보살님의
가피와 원력을 믿고 세우는 대목입니다.
위의 열가지 서원 등이 있으므로
대승불교는 미신불교나 기복불교가 아닌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자신의 수행 정진만을
'깨달음에 이르게 하는 힘'이라고 인정하는 것도 아님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나무대비관세음’ 이렇게 시작하는 것은
단순히 ‘제 서원(맹세)를 증명해 주십시오’만이 아니라
‘제 서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가피하여 주십시오’의 측면이 강한 것이니까요.
증명과 가피. 이것이 얼마만큼의 비율로
나뉘어지는지는 개인의 성향이 나타나겠지만,
이 증명과 가피를 바라며 관세음보살님 앞에
10가지 서원이 이루어지기를 기도하는 것입니다.
<유튜브 극락회상 - 천수경(9) 나무대비관세음>
https://youtu.be/_RlBrX2yqms?si=CYrJwvidKz_9cL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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