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유경96 백유경(21) - 왕의 버릇을 흉내낸 신하 옛날 어떤 신하가 왕의 환심을 사려고 다른 사람에게 물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왕의 환심을 살 수 있겠는가?" 이 이야기를 듣고 있던 사람이 말하였습니다. "네가 왕의 환심을 사려거든 왕의 버릇을 보고 본받아라." 그는 왕의 버릇을 보기 위해 왕궁에 갔습니다. 그런데, 왕은 왼쪽 눈을 심하게 실룩거렸습니다. 그는 왕의 모습을 닮기 위해 자신도 똑같이 그것을 본받아 눈을 씰룩이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을 본 왕이 그 신하에게 물었습니다. "너는 무슨 눈병이 걸렸기에 눈을 나처럼 실룩거리는 것인가? 혹시 거센 바람에 눈을 다쳤는가?" "저는 눈병에도 걸리지 않았고, 또 거센 바람에도 눈을 맞지도 않았습니다. 다만 임금님의 환심을 사기 위해 그것을 본받는 것입니다." 왕은 이 말을 듣고 곧 크게 화를 내어 사람을.. 2023. 10. 23. 백유경(20) - 발로 주인의 입을 찬 하인 백유경(20) - 발로 주인의 입을 찬 하인 옛날 재물이 많고 권세가 높은 주인이 있었습니다. 그 주인의 주변 사람들은 모두 그의 마음을 얻으려고 온갖 공경을 다하였습니다. 주인이 가래침을 뱉을 때는 좌우에 모시는 사람들이 재빨리 발로 가래침을 밟아 문질러 버렸습니다. 어떤 어리석은 하인이 그것을 보며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가래침이 땅에 떨어지면 다른 사람들이 먼저 재빨리 밟아 문질러 버린다. 내가 먼저 가래침을 밟아 주인의 눈에 띄는 방법은 없을까? 나는 주인님이 가래침을 뱉으려고 할 때 먼저 그것을 밟아야 되겠구나.’ 마침 그 때 주인이 막 가래침을 뱉으려고 하였습니다. 어리석은 하인은 곧 다리를 들어 주인의 입을 걷어차 버렸습니다. 그러자, 주인은 입술이 터지고 이빨이 부러져 버렸습니다. 화가 .. 2023. 9. 30. 백유경(19) - 스승의 다리를 부러뜨린 제자 어떤 스승이 두 명의 제자를 두었습니다. 스승은 나이가 들면서 다리에 병이 나서 다리가 아프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아픈 다리를 제자들에게 각각 하나씩 주무르라고 하였습니다. 두 제자에게 다리를 내맡긴 스승은 다리가 시원하자 잠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두 제자는 평소 사이가 좋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늘 서로 미워하고 다투고 질투하였습니다. 다리를 주무르는 동안에도 두 제자는 서로 노려보고 있었습니다. 마침내 오른쪽 다리를 안마하던 제자가 화가 나서 스승의 왼쪽 다리를 붙잡고 방망이로 내려쳤습니다. 그러자, 왼쪽 다리를 안마하던 제자도 화가 나서 반대편 제자가 주무르던 스승의 오른쪽 다리를 방망이로 내려쳤습니다. 결국 스승의 양쪽 다리가 모두 다 부러지고 말았습니다. --------------------.. 2023. 9. 28. 백유경(18) - 재물 때문에 형이라 부른 남자 옛날 얼굴도 잘 생기고 지혜로우며, 재물도 많은 사람이 있었습니다. 온 세상 사람들이 그 사람을 우러러 보았습니다. 그 때 어느 어리석은 사람이 그 사람이 실제로 자신의 형이 아닌데도 ‘내 형’이라고 불렀습니다. 그 이유는 그에게 있는 많은 재물을 필요할 때에 얻어 쓰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런데, 그 어리석은 사람은 더 이상 재물을 얻어쓸 필요가 없을 정도로 부자가 되었습니다. 그러자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는 내 형이 아니다.” 주변 사람들이 이 소리를 듣고 그에게 말하였습니다. “너는 어리석은 사람이다. 재물이 필요할 때는 그를 형으로 삼더니 필요 없게 되자 다시 형이 아니라고 말하다니....” 그는 대답하였습니다. “나는 그의 재물을 얻기 위해 그를 나의 형이라고 불렀지만, 이제는 그에게 재물이.. 2023. 9. 26. 이전 1 ··· 17 18 19 20 21 22 23 2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