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유경72 백유경(53) 생쌀을 훔쳐먹다 입을 찢긴 남편 옛날에 어떤 사람이 처갓집에 놀러 갔다가 쌀 찧는 것을 보고 쌀을 한주먹 훔쳐 입 안에 넣었습니다. 그 때 그의 아내가 그에게 와서 말을 건네었습니다. 그러나, 남편은 입 안에 쌀이 가득차 있었으므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아내를 그러한 남편이 이상하게 생각되어 손으로 얼굴을 만져보고는 남편이 종기를 앓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친정 아버지에게 말을 하였습니다. "아버지! 제 남편이 처갓집에 오자마자 갑자기 입 안에 종기가 나서 매우 아픈지 말을 전혀 못합니다." 그 아버지는 딸의 말을 듣고 의사를 불렀습니다. 의사는 입을 다문 남편의 입을 만져 보고는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이 병은 매우 중합니다. 입안에 고름이 가득차서 칼로 입을 째서 고름을 빼야만 나을 수가 있습니다." 그 의사는 갑자기 남편.. 2024. 2. 2. 백유경(52) 말로만 배를 잘 운전하는 상인의 아들 옛날 어떤 상인의 아들이 여러 장삿꾼과 같이 보물섬에서 보물을 캐러 바다로 갔습니다. 그런데, 몇 번 항해에 참가하여 배를 다루는 방법을 대충 알고 있던 상인의 아들은 여러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바다에 들어가 물이 굽이치거나 거센 곳에서는 어떻게 배를 잡고 어떻게 바로 해야 하며 어떻게 머물러야 하는지 등등에 대해 잘 알고 있다. 나는 바다에서 항해하는 방법을 아주 잘 안다." 사람들은 이러한 상인의 아들 말을 듣고 그렇구나 하고 믿었습니다. 그런데, 바다 가운데 들어간지 얼마 되지 않아 선장이 병으로 죽었습니다. 그래서, 상인의 아들이 선장을 대신해서 배를 몰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물이 굽이쳐 돌며 급히 흐르는 곳에 배가 이르렀을 때에 그는 외쳤습니다. "배를 이렇게 운전하고 이렇게 .. 2024. 1. 31. 백유경(51) 어리석은 수컷 비둘기 옛날 암수 두마리의 비둘기가 한 둥지에서 살았습니다. 그 두 비둘기는 부지런해서 언제나 익은 과일들을 둥지에 물어다 둥지를 가득 채워 두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쌓아둔 익은 과일은 시간이 지나자 차츰 말라들어 작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쭈글쭈글 말라든 과일들이 쌓여있는 것을 보고 수컷이 화를 내며 암컷에게 말했습니다. "내가 이 과일을 모으기 위해 얼마나 애를 썼는데, 어찌하여 너는 혼자 다 넉고 반만 남겨 두었느냐?" 암컷이 대답하였습니다. "나는 과일을 먹지 않았어. 과일이 말라서 저절로 쭈글어 들어 작게 보이는 것이야." 그러나 수컷 비둘기는 암컷의 말을 끝내 듣지 않았습니다. 다시 수컷은 암컷의 그 소리를 듣고 더 화를 내며 말했습니다. "너가 먹지 않았으면 왜 과일이 줄어들었겠어?" 수컷.. 2024. 1. 20. 백유경(50) 자기 눈을 스스로 멀게한 장인 조각을 잘 하는 장인이 있었습니다. 그는 기술이 뛰어났기 때문에 궁중에 불려가 여러가지 일을 했습니다. 그런데, 궁중의 일은 하루도 쉴 틈이 없었습니다. 자유도 없었고 몸도 고단해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그는 궁리 끝에 한 가지 꾀를 냈습니다. "대왕이시여! 저는 이제 더 이상 조각가로서 일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어제 일을 하다가 그만 눈을 다쳐 실명을 하여 장님이 되고 말았습니다." 왕은 조각가가 거짓으로 장님 노릇을 하는 줄 몰랐습니다. 그러나, 장님이 되었다면 이제 쓸모가 없으니 궁중을 떠나도 좋다고 허락했습니다. 함께 일하던 목수가 이를 보고 흉내를 내었습니다. 그는 조각가가 거짓으로 장님 행세를 한 줄 모르고 실제로 자기의 두 눈을 송곳으로 찔러 장님이 되고 말았습니다. "대왕이시여, 저도 두.. 2024. 1. 18. 이전 1 ··· 3 4 5 6 7 8 9 ··· 18 다음